![구례 천은사 금동불감 [사진=국가유산청]](https://img.kmisul.com/media/2026/10/eb5ab6be-f127-431c-a562-0b395aea3365-638x283/original.webp)

국가유산청(청장)이 30일 보물 제1546호 '구례 천은사 금동불감(求禮 泉隱寺 金銅佛龕)'을 국가지정유산 국보로 승격 예고했다. 14세기 후반 고려 말 제작된 이동식 개인 불단인 이 불감은 고려 금속 공예의 최고 난도 기술과 당시 다포식(多包式) 목조 건축의 정밀한 가구(架構) 기법이 결합된 최고 수준의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전남 구례군 지리산 자락 천은사에 봉안되어 온 이 금동불감은 높이 43.5cm, 너비 28.5cm, 깊이 20.8cm 크기의 포터블(Portable) 예배용 소형 건축 구조물이다. 지붕 모양의 뚜껑과 문짝, 내부 불단 및 불좌(佛座)로 구성되어 있으며, 휴대용 불감 중 현존하는 목조 건축 양식을 온전히 갖춘 희귀 유물이다.
조형 및 제작 기법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구리 판재를 두드려 입체적 형태를 빚어낸 타출(打出, Repoussé) 기법과 정교한 조각 칼로 금속 표면을 파내어 문양을 완성한 조이(彫刻, Chasing) 기법의 완벽한 융합이다. 장인은 두께 1~2mm 내외의 동판 뒷면에서 망치질을 가해 불감 외벽의 공포(栱包)와 지붕 기와골의 굴곡을 양각(陽刻)으로 밀어 올린 뒤, 앞면에서 세부를 섬세하게 다듬는 단조(鍛造) 공정을 거쳤다. 그 결과 금속 판재임에도 불구하고 목재로 깎아 맞춘 듯한 유기적 입체감을 획득했다.
불감 내부를 여는 여닫이 문짝 안쪽 표면에는 금수(禽獸) 및 천인상(天人像) 등이 선각(線刻)으로 정밀하게 새겨졌다. 날카로운 정(Chisel)을 일정한 각도로 쳐내며 금속 표면을 긁어내듯 홈을 파는 축조선(彫刻線) 기법을 구사해, 선의 굵기와 깊이만으로 명암과 유려한 곡선의 동세를 완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