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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속 모티프를 기하학적 현대 시각 기호로 해체… '민화의 비상 제7장. 반복과 패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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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화뮤지엄

사진=포스터
사진=포스터

한국민화뮤지엄(관장 오석환, 유정서)이 주최하는 기획전 《민화의 비상(飛翔) 제7장. 반복과 패턴》이 오는 11월 4일부터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 2층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통 민화의 고유 도상(Iconography)을 '반복(Repetition)'과 '패턴(Pattern)'이라는 현대 조형 규범으로 재해석한 현대 민화 작가들의 신작 1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기존 민화 전시가 벽사기복(辟邪祈福,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함)이라는 주술적 상징성이나 원본의 충실한 재현에 무게를 두었던 것과 달리, 이번 전시는 전통 도상을 모더니즘의 구조적 시각 언어로 분해하고 재조직하는 형식주의적 실험을 전면에 내세운다.

전시 출품작들은 모란, 연화, 호랑이, 어해도 등 조선 후기 서민 회화의 상징적 모티프를 원자화(Atomization)한 뒤, 그리드(Grid) 체계와 기하학적 반복 배열을 통해 옵아트(Op Art)와 패턴 디자인의 경계로 확장한다. 전통 채색 기법인 바림(Gradation)은 서사적 입체감을 형성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안료 입자의 점진적 농도 변화를 통해 2차원 평면 위에 광학적 착시와 리듬감을 유도하는 순수 조형 메커니즘으로 기능한다.

지지체와 안료의 물질적 결합 방식에서도 과감한 확장이 돋보인다. 삼베, 옻칠 목판, 고지(古紙) 등 다양한 질감의 바탕 위에 석채(石彩)와 분채(粉彩)를 극단적인 농담 차이로 중첩 도포하거나, 전통 안료와 현대 아크릴 미디엄을 배합해 광택과 무광택의 마티에르(Matière) 층위를 인위적으로 충돌시키는 기법이 주를 이룬다. 이는 수공예적 반복 행위 자체를 회화의 주체로 삼음으로써, 민화의 제작 공정을 일종의 수행적 미니멀리즘(Performative Minimalism)으로 치환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번 전시는 민화를 박제된 전통 공예나 'K-컬처'의 장식적 레퍼런스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모티프의 무한 증식과 패턴화를 통해 조선 후기 서민의 집단 무의식이 어떻게 동시대 미니멀리즘 및 기하학적 추상 회화와 공명할 수 있는지를 실증하며, 한국 회화 매체의 현대적 자생력을 규명하는 전환점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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