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향(宇鄕) 김동애 작가의 예술 인생은 어린 시절 접한 묵향에서 시작됐다. 서예가인 어머니 곁에서 자연스럽게 붓과 먹을 접한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난초를 그리며 본격적으로 서화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서예와 동양화, 인물화 등을 수련하며 약 60년간 자신만의 화법을 구축해왔다.
김동애 작가는 오랜 수련을 통해 쌓은 기본기와 먹의 농담, 절제된 필선을 바탕으로 전통 문인화의 정신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화려한 색채나 외형적인 기교보다 먹빛의 깊이와 여백을 중시하며,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스스로 감정을 대입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세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은 길고양이와의 인연이다. 추운 겨울 상처 입은 길고양이를 돌본 것을 계기로 10여 년 넘게 거리의 생명들을 보살피며 그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했다. 고양이의 표정과 움직임, 감정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작품의 주요 소재로 자리 잡았다.
우향 김동애 작가
김 작가는 고양이를 단순한 동물의 형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고양이의 희로애락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붓으로 표현한다. 집안 곳곳에 연필과 종이를 두고 순간적인 움직임과 표정을 스케치할 만큼 생명의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작업도 이어왔다.
그의 문인화는 전통적인 먹의 표현과 현대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 가지 먹색에서도 농담과 질감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여백을 활용해 화면에 깊이를 더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유행이나 상업적 요구에 맞추기보다 오랜 시간 쌓아온 필력과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지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성북동에서 3개월간 진행한 전시에서도 김 작가는 작품을 통한 ‘공감과 위로’를 강조했다. 미술계 관계자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일반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관람객들이 작품 앞에서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전시를 지향했다.
김동애 작가는 “예술은 어려운 이론이나 형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작품에 담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예술관을 전하고 있다. 자신의 삶과 생명에 대한 경험을 화폭에 담아 관람객에게 위로와 평온을 전하는 것이 그의 작업 방향이다.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붓을 놓지 않은 김동애 작가에게 예술은 특별한 직업이 아니라 삶 그 자체에 가깝다. 어린 시절의 묵향에서 출발한 붓길은 이제 생명과 공감, 위로를 담아내는 작품세계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