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을 시각예술로 풀어내
에너지 차원에서 조명한 자원의 소멸과 회복 가능성
갤러리 전경 (제공=이웅철 작가)
용산구에 위치한 인가희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이웅철 작가를 만났다. 이웅철 작가의 개인전《마나의 이미지 Images of Mana》는 작가가 오랜 시간을 걸쳐 연구한 초자연적 에너지 '마나(mana)'를 영상과 디지털 매체를 결합한 영상 작품과 프린트작품을 선보인다.
갤러리 전경 (제공=이웅철 작가)
Q. 작가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시각예술가 이웅철입니다. 저는 영상,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작품의 주요 주제와 영감의 원천이 궁금합니다.
- 저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겉보기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인과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을 시각예술의 언어로 풀어내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불가해하고 모호한 영역을 조명하는 것이 제 작업의 중요한 축입니다.
Q. '마나’ 에너지에 주목하며, 자원 고갈과 생태 위기를 탐색 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자원의 소멸과 회복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 ‘마나’는 폴리네시아 지역에서 전해지는 초자연적인 힘의 개념으로, 현대에 와서는 판타지 장르의 주요 소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마나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래리 니븐의 소설 『The Magic Goes Away』였는데, 이 작품이 4차 중동전쟁 당시 집필되었다는 점에서, 마나를 고갈되는 석유 자원에 대한 은유로 해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석유뿐 아니라 리튬, 희토류 등 새로운 자원 채굴로 인해 다양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연에 깃든 에너지를 ‘마나’라고 본다면,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쓰고 있는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환경 회복은 단지 인식의 전환만으로는 어렵고,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갤러리 전경 (제공=이웅철 작가)
Q. 조형 작업과 더불어 디지털 영상 작업까지 하시는 것이 다채롭고 새로운 방식이란 생각이 듭니다. 작품의 형태를 영상으로 구현하고자 하셨던 이유와 영상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효과, 인상은 무엇이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 제가 다루는 주제의 속성에 다가가기 위해 가상과 실재, 물질과 비물질, 디지털과 아날로그 등을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가능성에 파고드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런 작업 방식 속에서 자연스럽게 결과물의 형태도 유동적으로 나타나게 되었고, 이번 작업은 우연히 영상이라는 형식을 띠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설명적인 방식의 작업을 피해왔었는데, 이번 영상 작업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관객이 보다 쉽게 작품에 다가가고,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갤러리 전경 (제공=이웅철 작가)
Q.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소개해주시고 싶은 작품이 있으실까요?
- 이번 전시에 함께 선보인 <Enantiotropy> 연작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작업은 물질이 생성되는 미시적인 과정을 상상하며 만들어진 이미지입니다. 실제 돌을 3D 스캔한 후, 그래픽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현된 이 이미지들은 전시장에 설치된 영상 작품들과 상보적인 관계를 맺습니다. 가상과 실재의 경계를 질문하는 동시에, 물질성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업입니다.
Q. 앞으로의 작업 계획이 궁금합니다.
- 7월에 개인전을 한 차례 더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시는 인간이 사라진 이후, 예술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조각, 설치, 음악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보다 확장된 서사를 구성할 예정입니다. 전시를 통해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예술의 존재 방식에 대한 새로운 상상을 제안해 보고자 합니다.
갤러리 전경 (제공=이웅철 작가)
익숙한 감각의 틀을 해체하고 새로운 이미지 감각 지형을 구축하는 이웅철 작가의 작업은 예술의 사유적 가능성과 감각적 전환을 동시에 제시한다. 이웅철 개인전 《마나의 이미지 Images of Mana》는 용산구 인가희갤러리에서 5월 3일 까지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