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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달을 그리는 작가, 김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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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대, 달 패션쇼와 가상 전시 등 끊임 없는 도전과 탐구를 하는 작가

 

[사진=김리윤 작가]김리윤 작가
[사진=김리윤 작가]김리윤 작가

Q1. 작가님께서는 ‘달’을 중심으로 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계신데, 처음 ‘달’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달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존재지만, 사람들은 달의 뒷면을 궁금해 하고 계속해서 달에 대한 연구를 하죠. 달은 여전히 인간에게 신비로움을 주는 대상입니다. 달을 보면 마치 현실 너머의 세계가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달은 제게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상이었습니다.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달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다보니,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영감을 받게 됐어요

Q2. 작품에 사용되는 다양한 색채와 형태들이 매번 다르게 보이는데요. 이러한 변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님의 감정이나 철학이 있을까요?

달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매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그 변화가 자연스럽고 너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저 역시 주제와 재료, 색감에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다채로운 달의 모습을 표현하고 노력 중이에요.

Q3. 기존에 전시하셨던 전시회 중 달을 주제로 한 패션쇼 형식의 전시회들이 눈길을 끕니다. 미술과 패션을 결합한 시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블루문, 핑크문, 블러드문 등 달의 겉모습이 다양한 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마치 달이 옷을 갈아입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영감에서 출발해 달을 모델로 삼았는데요.

계절에 따라 다양한 의상을 입혀보자는 아이디어로 S/S Moon과 F/W Moon 시리즈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계절별로 유행하는 원단의 질감과 색상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패션쇼 사진과 영상을 참고했어요. 제 옷장 속 의상뿐 아니라 거리에 있는 사람들, 가족과 친구들이 입고 나온 옷도 눈여겨봤습니다. 의상의 질감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물감을 짤 주머니에 넣어 베이킹 하듯 작업 기법을 시도해 봤었고, 또 평면 회화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우레탄 같은 재료를 활용해 작품을 완성해봤습니다. 이 시리즈를 확장하여, 한 캔버스 안에 여러 모델이 등장하는 듯한 ‘Moon Fashion Show’ 시리즈도 제작했었고요.

Q4-1. 또 기존 작품을 전시하신 방식 중에서 온라인 전시와 VR 3D 전시를 연계하여 새로운 방식으로도 관객들과 소통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이런 결합을 생각하시게 되었나요.

제가 처음 개인전을 열며 데뷔한 2021년은 한참 팬데믹으로 어수선하던 시기였습니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다수의 물리적인 전시 공간이 닫히고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제한되었어요. 예술가로서 그런 상황이 제 창작 활동에 큰 도전이 되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방식으로 예술을 공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이러한 기술을 연구하고 실현 중이신 분들이 제 전시를 보러 오시면서 인연이 닿게 되었고, 이 분들의 도움을 받아 감사하게도 상상만 했던 새로운 형태의 전시가 빠르게 실현 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직접 만나서 소통할 수는 없지만, 온라인 전시를 통해 사람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그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제 작품을 보며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길 바랐습니다.

Q4-2. 또 이런 디지털 기술이 작가님의 창작 과정에 미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러한 기술들이 작품 창작 과정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그 이후에 일어나는 여러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물리적인 공간 전시를 초점에 두고 SNS도 전시 홍보나 작업 과정 기록 등에 사용했다면, 팬데믹 이후 온라인을 통한 전시 기회가 많아지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야 했었는데요. 화면으로도 작품의 질감이나 세세한 부분이 다 보여질 수 있도록 고화질로 촬영 후 여러 플랫폼에 올려 홍보했습니다. 또 저의 음성으로 작품의 도슨트를 녹음한 뒤 큐알코드를 통해 들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비대면으로도 관람객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5. 작가님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던 작품이나 소개해주고 싶은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진=김리윤 작가] infinity19-1, 캔버스에 돌가루와 유화,120x120cm, 2019
[사진=김리윤 작가] infinity19-1, 캔버스에 돌가루와 유화,120x120cm, 2019

Infinity19-1은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제작에 약 1년이 걸렸는데요. 달 소재로 작업하는 제 방향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달의 본래 형태는 변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신, 달의 무한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표현하고자 현실적이지 않은 오묘한 보랏빛을 사용했어요. 이 작품은 저의 4년간의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졸업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지인들께만 작품을 선보였지만,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어 평가받은 작품이라 더 특별합니다.

작가로 데뷔한 이후, 가장 자주 전시된 작품이며, 가장 구매 문의를 많이 받은 작품이기도 해요. 물론, 작품이 팔린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작품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소장하고 싶어 할 정도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했다고 생각에 저 역시 이 작품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김리윤 작가] infinity19-4, 캔버스에 돌가루와 천연안료, 120x120cm, 2019
[사진=김리윤 작가] infinity19-4, 캔버스에 돌가루와 천연안료, 120x120cm, 2019

이 작품은 제가 처음으로 옥색 등 천연 안료와 자개와 같은 한국적인 재료를 사용한 작품입니다.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보려는 시도가 담겨 있는데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이 작품을 일주일간 전시하며 하루에 100여 명의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 노부부께서 제 작품 앞에서 오랫동안 떠나지 않고 감상하시던 때였는데요. 제가 다가가 작품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 그분들은 깜짝 놀라시며 “작가와 작품이 꼭 닮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웃음..) 저 자신이 작가라고 밝히지 않았는데도, 한눈에 제 작품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수년이 지난 이 순간에도, 작품과 작가의 일체감을 더 깊이 깨닫게 해주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진=김리윤 작가]너머의 행복, 91x91cm, 캔버스에 우레탄과 유화, 2021
[사진=김리윤 작가]너머의 행복, 91x91cm, 캔버스에 우레탄과 유화, 2021
[사진=김리윤 작가]너머의 행복2, 91x91cm, 캔버스에 우레탄과 아크릴, 2022
[사진=김리윤 작가]너머의 행복2, 91x91cm, 캔버스에 우레탄과 아크릴, 2022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은 ‘너머의 행복’ 시리즈입니다. 이 작품은 달의 시선에서 바라본 지구의 행복한 장면들을 상상하며 그린 작업인데요. 이 작품을 다정한 모녀가 매우 좋아해 주시면서, ‘배경은 겨울인데 너무 따뜻한 그림‘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또, 약 6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관람객이 제 작품을 보고는, 방금 보고 온 세계적 거장의 작품보다도‘이 언니의 그림이 훨씬 좋다’고 말하면서, 제가선물로 준 기념우표를 보며 아주 기뻐했던 기억이 선합니다. 저는 그동안 제 작품을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 쉽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으면 했었는데요. 그날은 정말‘저만의 목표를 달성했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던, 그런 소중한 순간 이였습니다.

Q6. 작품을 구상할 때, 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시각적으로 구현하시는지, 또특별히 중시하는 창작 과정이 있으신지... 작가님의 작품 작업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작품의 주제보다는 그날 사용하고 싶은 재료를 먼저 선택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돌가루와 천연 안료 같은 재료는 구상적인 표현보다는 추상적인 표현에 적합한데요. 그래서 구체적인 형태를 나타내기보다는 재료의 질감과 색상의 흐름을 중시하는 “Infinity” 시리즈에 자주 사용합니다. 반면, 아크릴 물감이나 유화 물감은 섬세한 표현과 묘사가 가능한데요. 구체적인 형태와 내용을 담은(너머의 행복, 크리스마스 시리즈 등)작품 주로 사용합니다. 또 우레탄이나 모델링 페이스트 같은 혼합 재료들은 입체적인 질감을 표현하는 데 적합해서, S/S Moon이나 F/W Moon 시리즈 형태의 작품을 작업할 때 주로 사용하는데요. 재료를 먼저 선택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완성할 작품의 주제가 떠오르고, 그때마다 태블릿 PC나 스케치북에 떠오른 형상이나 아이디어를 모두 기록해서, 이를 바탕으로 캔버스에 작업을 합니다.

Q7. 작가님 전시를 준비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전시의 테마나 공간 구성, 작품 배치 등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전시를 준비할 때 저는 가장 먼저 메인이 될 작품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그 작품에 맞는 전시 테마와 전시명을 결정하는데요.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메인 작품을 배치하고, 또 관람객들이 전시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작품에 강렬한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합니다

Q8. 작가님께서는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협업을 통해 예술적 경계를 넓히고 계시는데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예술적 시도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과거 인테리어 및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던 분야에서도 좋은 시너지를 창출한 경험이 있는데요. 바탕으로, 앞으로 미술이 아닌 음악이나 무용과 같은 다양한 예술 분야와의 협업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의 앨범 커버나 뮤직 비디오에 제 작품이 포함되거나, 무용 작품의 무대 소품 등에 제 작품이 활용되는 등 다양한 예술 분야와 협업을 해보고 싶어요

Q9. 마지막으로, 작가님이 생각하는 ‘예술’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관객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싶으신지 말씀부탁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예술이란, 우리 일상 속에서 누구나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시각, 청각,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정한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닌 차별 없이 자유롭고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열린 형태의 예술로 존재해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관객들과는 올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부산‘서면 미술관’에서 ‘달’을 주제로 한 전시회에서 뵐 수 있을 듯 하고요. 제가 거주하는 곳이 아닌 타지역들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해외진출 통해 다양한 관객들과 직접 소통을 하고 싶어요.  또 오프라인 소통과 병행하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제 작품 활동을 널리 알리고, 다양한 연령대와 국적을 가진 관객들과도 친밀하게 소통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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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차새얀2024.10.22 22:08

작가님께서 전시를 하실 때마다 감상하러 가고, 클래스도 다녀오고, 콜라보 하신 의류도 너무 잘 입고 있는 팬입니다 !! 이 기사를 통해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들부터 전시방식이나 앞으로의 계획 및 행보까지 들을 수 있어 팬으로서 너무 반갑고 뜻깊은 기사인 것 같아요 ~ 앞으로도 이런 기사들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더욱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항상 응원합니다 ~~

구아바2024.10.22 22:21

작가님 작품들 볼 때마다 따뜻함이 느껴져요. 우주를 떠돌다보면 작가님이 그린 달 같은 별들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 되네요. 이번 기사 덕분에 작가님의 생각을 더 깊이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응원합니다~~

최정완2024.10.23 08:42

기사를 읽으면서 Infinity19-1를 실제 마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를 압도하고있던 큰 달의 모습이 떠올라요! 달에 가보지않아도 마치 달의 촉감을 느낀듯한 생경한 감각을 눈으로 담을 수 있었어요 그동안 궁금했던 재료 선정에 대한 과정도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 앞으로도 더 많은 매체에서 리윤작가님의 달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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