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와 80년대를 살았던 세대라면 한번쯤은 봤을 법한 추억의‘못난이 인형’이 김기애 작가의 붓끝에서 행복과 위안을 주는‘복덕이’로 탄생했다. ‘복덕이’는 김기애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천진난만한 웃음이 가득한 캐릭터로 작가의 '시그니쳐' 이다
Q1. 작가님, 작가님이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어렸을 때도 항상 스케치북을 끼고 다녔어요.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와도 그림 그리자 했고, 함께 야외 스케치를 다니곤 했어요
가끔은 근처 뚝방에 나가서 홀로 그림을 그리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누가 제게 그림을 그리라 권하거나 “그림을 그려야겠다.”라는 어떤 동기가 있거나 다짐하며 그림을 그린건 아닌데... 웃음....
그냥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당연히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인식하며 살아온 것 아요.
Q2. 약 10년 전, 2014년 쯤 복덕이가 처음 탄생했다고 들었습니다. 작가님 작품으로 탄생한 ’복덕이‘가 작가님을 참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복덕이> 시리즈를 보면 일단은 미소짓고 보게 되는데 복덕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아~ 그런가요 ? 웃음....
화가로서 인정받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아주 우울하고 암울했습니다. 그래서 웃고 싶었어요. 그런 시기가 계속 되던 어느 날, 제가 아주 어릴 적 아빠가 사주신 못난이 인형을 보게 됐어요. 이름은 못난이 이지만 귀엽잖아요? 그냥 보고 따라 웃다가 무작정 못난이 인형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웃고 있던 못난이 인형을 그리면서, 어릴 적 화가의 꿈을 꾸던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렸어요. 그때, 정말 힘을 내어 웃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복덕이’가 처음으로 탄생하게 되었어요. 정말 저처럼 힘들고 지쳤던 사람들이 제 그림을 통해 ‘한번쯤 웃고 풀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사람들이 위안과 미소를 짓을 수 있다면 더 바램이 없을 거 같아요.
Q3. ‘복덕이’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이유가 있나요?
복덕원만(福德圓滿; 행복과 이익이 넘처 흐를 정도로 가득함)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어요. 여기서 따서 이름을 짓게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복덕이’의 아이 같은 순수한 미소를 보며 뭉쳐있던 마음들이 한결 부드러워져서, 하는 일도 술술 풀리며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Q4. 작업과정이 궁금합니다.
유화물감을 기반으로 작업하는데, 유화물감은 기름을 섞어 채색하는 기법으로 유분이 빨리 마르지 않는 특성이 있어요. 작품의 내용이나 시각적 이미지는 즐겁고 한결 가벼운 느낌을 주지만 그러기에는 많은 시간과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합니다. 관람자에게는 작품을 통해 한결 가볍고 행복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제게는 작품이 완성이 될 때까지 많은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저는 깊은 생각과 철학을 차곡차곡 쌓아서 채색과정에 녹여 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 과정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어요.
또 재료로는 스와로브스키라는 유리알 보석을 사용 하는데, 아주 작은 알갱지만 한 알이라도 빛을 받으면 저 멀리서도 반짝이게 됩니다. 그러니 그 많은 보석알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는 더할 나위 없이 반짝이며 찬란함을 느낄 수가 있겠죠?
저는 제 작품에 담긴 스와로브스키의 알갱이가 크던지, 작던지 간에 한 알, 한 알이 내가 살며 쌓아 나가는 작은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간에 하나씩 쌓는 이 ‘덕’이 언젠가는 보석처럼 찬란히 인생을 빛내줄 거라고 생각 하며 작업하고 있어요.
Q5. 그림을 속에, 반려견이나 반려묘, 그리고 호랑이, 까치 등 민화적 요소들이 표현되어 있는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건가요?
반려동물은 요즘 빡빡한 현실을 살아가는 외롭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함께’라는 작품은 ‘성격, 크기, 생김새’가 다른 강아지들이 원형을 이루고 한곳에 모여 공존 하듯 표현했는데요. 특징이 모두가 다른 강아지들이지만 인간의 마음을 위로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라 생각하거든요. 말없이 늘 인간 곁에서, 뭉쳤던 마음을 치유하듯 사랑스런 애교와 스킨십, 순수한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정말 행복함을 느끼잖아요? 이렇게 반려 견들이 웃고 있는 복덕이 주변을 둥글게 에워싼 것은 우리 함께 둥글둥글 살아가자는 의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