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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청년작가협회(AJAC)를 만나다

구글 선호 매체로 추가

가장 오래된 해외 미술 한인 단체 20세-45세의 신진작가로 구성된 순수 미술 단체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 단체 중 가장 유명한 단체는 소나무 작가 협회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작가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신진작가들로 구성된 재불청년작가협회(AJAC)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재불청년작가협회는 2023년, 40주년 기념전을 가질 정도로 소나무 협회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신진작가들로 구성된 단체이기에 유명도가 덜 하기 때문이다. 한국미술신문에서는 재불청년작가협회에 대해 알아보기위해 드미래 회장, 우채연 부회장과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인터뷰는 주프랑스 한국 문화원 옆, 어느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왼쪽이 드미래 재불청년작가 협회 회장, 오른쪽이 우채연 부회장이다. 
왼쪽이 드미래 재불청년작가 협회 회장, 오른쪽이 우채연 부회장이다. 

한국미술신문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기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드미래 : 안녕하세요. 재불청년작가협회 회장 드미래라고 합니다. 페인팅을 주로 하고 있어요.

우채연 : 안녕하세요. 부회장을 맡고 있고요. 비디오, 사진,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미술신문 : 재불청년작가협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

드미래 : 재불청년작가협회는 이름 그대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작가들이 모여있는 순수미술단체입니다. 프랑스 미술대학 출신의 한국작가들이 모여서 1983년에 설립한 단체이며, 해외 미술 한인 단체 중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창립 당시에는 회화작가들이 중심이었기에 AJPC(Association des Jeunes Peintres Coréens, 젊은 한국인 화가 단체)라는 명칭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회화,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많아짐에 따라 2003년에 협회 명칭을 AJAC(Association des Jeunes Artistes Coréens, 젊은 한국인 예술가 단체)로 바꿨습니다. 만 20 – 40세의 작가들이 속해있구요. 협회의 목표는 정보교환, 작품활동 교류 등 다양합니다.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프랑스에 있는 여러 공공기관들, 예를 들면,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재외 동포청 같은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한국 예술과 문화 컨텐츠를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한국이랑 프랑스에서 협회 회원들의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입니다. 전시를 통해서 한국 예술이 현재 어떤 흐름으로 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거죠. 예전에는 한국 현대 미술이 단색화에 치우쳐 있었다면, 저희는 좀 더 나아가 지금 현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려 노력합니다.

우채연 : 뿐만 아니라 정보교류의 측면에서 아주 큰 역할을 해요. 프랑스에서 신진작가로 활동하는 데 생기는 어려움같은 것이 있으면 협회원들끼리 서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그러면서 서로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도 하곤 합니다. 공모전이 있으면 서로 알려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공감하고 의견을 나누곤 합니다.

한국미술신문 : 재불청년작가협회원의 나이가 회칙으로 정해져 있는건가요 ? 정해진 나이가 지나면 협회를 나가야 하는 건가요 ?

우채연 : 저희 협회에는 회칙에 따른 나이제한이 있습니다. 제작년까지는 만 20세 – 40세 사이의 작가들이 가입할 수 있었지만, 청년이라는 기준이 확장되었다는 의견에 따라 투표를 통해 나이의 상한선을 45세로 바꿨어요.

드미래 : 재불청년작가라는 정체성에 따라 나이제한을 두었습니다. 저희 협회원들은 다들 신진작가이거든요. 그래서 국제미술계나 한국미술계에서 암묵적 혹은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신진작가의 나이에 따라 저희도 나이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미술신문 : 정해진 나이가 지나서 협회를 나가면 그 후에는 보통 어떤 활동을 하나요 ?

우채연 : 45세 정도 되어 협회를 떠나신 후 소나무 작가 협회에 들어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따로 협회에 속하지 않고 혼자 작품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45세라는 나이는 작가들이 꽃을 피우는 나이이기 때문에, 협회에 소속되지 않아도 다양하게, 넓게 활동 하실 수 있거든요.

드미래 : 저희 협회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들은 협회 소속이 아니더라도, 명예 회원의 자격으로 같이 전시를 하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협회 설립 40주년을 맞아 한국 스페이스 사직이라는 전시장에서 전시를 했었어요. 기존에 활동했던 작가분들, 그러니까 지금은 저희 협회를 벗어나서 개인적으로 활동하시는 명예 회원 작가분들과 현재 협회원들이 함께 한 단체 전시였습니다.

한국미술신문 : 프랑스에서 학업을 마치지 않았어도 활동할 수 있나요 ?

우채연 : 네,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들어오실 수 있어요. 프랑스에서 학업을 마치신 분들의 비율이 많긴 하지만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고, 한국에서 작가 활동을 하다가 프랑스에 오셔서 협회로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국미술신문 : 재불청년작가협회 가입 신청을 받아주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

우채연 : 임원들이 협회원을 선발합니다. 포트폴리오를 비롯한 지원서류를 받긴 하지만 저희들도 같은 작가이다보니 평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에요. 그래서 면접을 통해 지원하신 분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책임감 있게 협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지, 이 분이 기존의 협회원들과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봅니다.

한국미술신문 : 아까 협회의 취지가 지금 현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고 하셨습니다. 현재 협회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어떤 작업을 많이 하나요 ?

드미래 : 해외에서는 동양 작가에게 기대하는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는 많지 않아요. 현대 미술 흐름 자체가 설치나 퍼포먼스 작업 쪽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희 협회 작가들도 그런 방식의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그 외에도 기존의 전통 회화와 협회 작가들의 작업 방식의 차이점을 찾자면, 아무래도 저희 신진 작가들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에서 방법을 많이 차용합니다. 예를 들면 이승환 작가는 AI가 묘사하는 풍경을 재해석, 재구성한 페인팅 작품을 했고, 신민서 작가는 3D 프린팅으로 조형 작업을 했습니다. 협회원들이 젊고, 아무래도 신기술을 많이 접하다보니 신기술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작업을 하는 분들이 많죠.

저희 협회 전시에 오시는 분들의 반응을 보면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동양의 전통적인 미 혹은 저명한 한국 작가 작품의 스타일을 기대하고 왔다가 놀라시는 분과 새로운 스타일에 흥미를 느끼시는 분으로 나뉩니다. 간혹 저희 협회 작가의 예상치 못한 작품에 흥미를 느끼시는 큐레이터나 갤러리스트들에게서 연락이 오기도 해요.

신민서, maybeishould’vestayed, 2023, HD 컬러비디오, 사운드, 03:16                                                              신민서, Black seaweed, 2023, polylactic acid, 가변크기 자료 제공 : 재불청년작가협회
신민서, maybeishould’vestayed, 2023, HD 컬러비디오, 사운드, 03:16                                                              신민서, Black seaweed, 2023, polylactic acid, 가변크기 자료 제공 : 재불청년작가협회

한국미술신문 : 구체적으로 재불청년작가협회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

우채연 : 우선 정기적으로 하는 활동을 설명드릴게요. 1년에 총 3번의 전시를 정기적으로 합니다. 신입전, 교차전(시차전), 정기전이 있어요. 신입전은 말 그대로 새로 협회에 들어온 작가들의 전시입니다. 교차전은 외부 작가(다국적 작가)들과 저희 협회 작가들의 교류전이에요. 마지막으로 정기전은 모든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로 문화원에서 합니다.

이 외에도 작년에는 협회 창설 4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두번의 전시를 했어요. 하나는 아까 말씀드렸 듯 스페이스 사직에서 했던 전시였고, 다른 하나는 재불 조형 협회 (프랑스에서 활동을 한 작가들이 귀국해서 만든 협회)와 했던 교류전이었어요. 그 외에도 두 번의 추가전시, 즉 기획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협회에서는 기회가 닿는대로 기획전도 가지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올해같은 경우는 작가분들에게 수익구조를 만드는 전시를 기획하려고 합니다. 아직까지 구상 단계이긴 하지만 아트 페어에 참여해볼까 해요.

한국미술신문 : 시차전을 할 때 프랑스의 작가 협회나 단체와도 교류를 하는건가요 ?

우채연 : 프랑스 작가 단체와 교류를 하는 건 아니에요. 저희가 함께 전시를 할 외부 작가, 그러니까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외국 국적의 작가를 뽑는다고 공고를 내면,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지원을 합니다. 그 중 몇 작가를 선정해서 협회 작가와 함께 전시를 합니다. 이렇게 교류를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거에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공고에 지원하는 외부 작가의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매해 늘어나고 있어요.

드미래 : 보통 두 형태의 공모전이 있습니다. 주제, 컨셉을 정하고 시작하는 공모전이 있고, 선정된 작가들이 기획하면서 주제, 컨셉을 만들어가는 공모전이 있어요. 저희는 두번째 방식의 공모전을 합니다. 함께 기획해가면서 작가들끼리 소통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한국미술신문 : 전시 기획할 때 후원은 따로 받나요 ?

드미래 : 재외예술단체로서 후원금이나 지원금을 받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외동포청에 후원 공고가 나면 정식절차를 통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한인 기관들에게 공식적으로 후원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지원을 할 때 서류를 굉장히 많이 준비하고, 공증도 받고 하는 등 많은 규칙이 있어서 쉽지만은 않습니다.

한국미술신문 : 전시 기획할때 굉장히 많은 업무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많은 일들의 상당 부분은 보통 큐레이터가 맡아서 하죠.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정기전은 큐레이터가 기획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열리는 전시도 큐레이터가 기획을 하나요 ?

우채연 : 한국 문화원에서 열리는 전시(정기전)가 아닌 경우, 즉 신입전이나 시차전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작가들이 기획을 합니다. 간혹 작가들이 직접 큐레이터를 모시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재정 문제로 대부분은 작가들이 모여서 기획을 해요. 그래서 작가들이 제목을 정하고, 글쓰고, 포스터 만들고, 작품 선정하고, 설치하는 일을 합니다.

드미래 : 이게 힘든 부분입니다. 작가들이 기획을 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기획하시는 분에 비하면 기획력이 떨어지거든요. 그렇다고 큐레이터를 모시기에는 방금 말씀하셨듯 재정적인 문제가 있구요.

한국미술신문 : 프랑스에 한국 갤러리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드미래 : 협회에서 지속적으로 전시를 하는 한국 갤러리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갤러리 89’에서 여러차례 신입전, 기획전을 했습니다. ‘갤러리 이도향’과 갤러리 PHD (Galerie PHD)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 있는 갤러리중에서도 동양 문화나 한국 예술에 관심이 많은 갤러리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틀리에 구스타프’라는 곳이 있는데 소나무 협회 작가님들이 전시를 하기도 하고, 저희도 전시를 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국미술신문 : 신진작가로서의 삶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학업을 마치고 작가로서 산다는 게 힘들 것 같아요. 특히 해외에서 활동하기에는 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들 어떻게 생활을 하시나요 ?

우채연 : 저 같은 경우는 2022년에 학업을 끝내고,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달고 작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협회 작가들도 젊기 때문에 작품이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작업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죠.

한국미술신문 : 소나무 작가 협회와는 어떤 관계인가요 ?

드미래 : 1980년대 초, 프랑스의 유일한 한국예술협회가 재불청년작가 협회였습니다. 이배 선생님처럼 소나무 협회 작가분들 중, 과거 저희 협회에서 활동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소나무 협회는 저희 협회와 창설 의도가 달랐다고 해요. 사실 해외에서 작가 활동을 할 때 아틀리에를 마련하는 게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여러 작가들이 모여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큰 공용 아틀리에를 만들고 소통하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 소나무 협회의 창설 동기였다고 합니다. 소나무 협회에는 이미 현대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유명한 작가분들이 많으십니다. 그래서 전시를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 개인의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재불작가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큰 의미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재불청년작가협회는 활동을 시작하는 단계의 신진작가들이 모여, 전시와 예술행사를 함께 만들어가며 공동, 개인의 예술적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작가들 사이의 예술적 정보 교환, 소통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소나무 작가 협회와 저희 협회는 겹치는 것이 많아요. 프랑스에서 공부를 했거나 거주 경험이 있는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벤트나, 행사같은 걸 함께 하는 경우도 있고 소나무 협회 선생님들과 개인적으로 서로 연락하면서, 도와주거나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쉬운 건 코로나를 겪으면서 교류가 줄었다는 거죠. 최근에 소나무 작가 협회장이신 박수환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올 한해는 두 협회의 교류를 강화하자고 다짐했습니다.

한국미술신문 : 오늘 만남을 통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신진 작가 단체의 어려움과 활동에 대해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힘을 내서 왕성한 활동 하길 바라겠습니다.

드미래, 우채연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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