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신진 청년 작가 단체전 'La forme à venir'(다가올 형태) 파리에서 열려
'완성'과 '미완성' 구분에 대해 발칙한 문제 제기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한국 신진 아티스트들이 파리 리볼리 거리의 '59 Rivoli'(리볼리 거리 59번지에 위치한 예술 공간)에서 단체전시 'La forme à venir(다가올 형태)'를 열고 있다. 참여하는 아티스트는 총 6명으로, 드미래, 김수경, 김하은, 김지나, 이혜원, 우채연이며 모두 AJAC(재불 청년 작가 협회)에 속한 작가이다.
본 전시는 '신진 청년 작가'가 가질 수 있는 특유의 발칙함으로 '완성'과 '미완성'의 일반적인 구별에 의문을 제시하는 동시에, '미완성'이라 치부될 수 있는 그들의 작품을 과감하게 전시한다. 사실, 예술에서 '완성'과 '미완성'의 구분은 생각만큼 명확하지는 않다. 대가의 걸작이 '완성'된 것이라면 그의 다른 작품은 '미완성'의 것인가 ? 아니면 무명의 아티스트 작품은 '미완성'된 것이라 유명하지 않은가 ? 혹은 '신진 작가'의 작품은 아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의미에서 '완성'되지 않은 것인가 ? 그렇다면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은 완성된 것인가, 미완성의 것인가 ? 아니면 '미완성'은 '완성'으로 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인가 ? 그렇다면 '과정미술'(Process Art)은 완성된 것일 수 있는가 ? 현대미술에서 '완성'과 '미완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질문은 끝없이 이어진다.
전시 'La forme à venir'는 '미완성'과 '완성'의 구분 문제를 해소하면서, 참여 아티스트들이 현재 하고 있는, 어쩌면 '미완성'된 것일 수도, '완성'된 것 일수도 있는 작업을 전시한다. 전시 제목대로 미래에 생겨날 형태를 기대하면서 말이다.전시는 7월 21일까지 진행된다.
La forme à venir
작가의 의도대로 실현된 완전한 형태, 작품의 마침표가 ‘완성’이라면, ‘미완성’은 최종 형상화 이전의 단계, 끝맺음 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렇다면, 완성과 미완성의 가르는 맥락은 무엇인가? 완성 이전의 과정은 어떠한 형상을 띠고 있는가?
전시 'La forme à venir'는 창작 과정에 대한 의문을 꺼내 보이는 자리로서 갖추어졌다.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을 이미지로 구체화하고 작품의 결과로 고정시키는 과정에는 연속적인 변형이 일어난다. 개념을 덧붙이고, 다음을 고려하는 붓의 망설임에는 수많은 단계가 있다. 그것은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생각, 불안정한 형태에서 기인한 상상력, 비가시화의 단계에서 의미를 우선시하는 작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미완성’은’ 창의적 목적을 향한 이 모든 과정을 내포하는 것이며, 이념과 결과 사이에 존재한다.
형태의 취약성은 언제든 변화 가능한 수정과 실험의 개방성을 열어 둔다. 수없이 배열된 계획들을 재조립하고, 작품의 형식을 구축해가는 가변적 과정은 다양한 결과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결국 작품을 구현해 나가는 여정에서, 미완성은 창작자의 여러 관점의 반영이며, 작품 전체의 의미와 형태를 단편적으로 함축하고 있는 하나의 파편인 것이다. 작품의 완성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발견되는 창작의 조각들. 우리는 그 조각의 더미에서 창작의 순 간순간을 마주한다. 여백이 가득한 인물 스케치, 조각을 위한 마케트(Maquette), 다 붙여지지 않은 종이 조각들은 마치 파노라마의 한 장면처럼, 그 시점의 이야기를 선명하게 담아낸다. 타임라인의 각 지점을 가장 잘 표현한 형태로서 이미 실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작품의 찰나를 담아낸 미완성은 그 자체로 독립된 형상으로 존재하게 되며, ‘마침표가 없는 완성’이라는 역설을 보여준다.
전시 «La forme à venir»는 완성과 미완성을 같은 자리로 옮겨둔다.
작가에게 완성과 미완성은 대척점에 놓인 다른 개념이 아닌, 한 방향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결국, 완성과 미완성을 가르는 것은 무의미하며, 미완성을 완성의 한 독립된 과정으로서 지향할 때 그 자체로 예술적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완성과 미완성의 미세한 틈새가 자아내는 특수한 울림, 완결되지 않아 여전히 변화할 수 있는 대담함을 바라본다. 어쩌면 그것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여백에 대한 특별한 함의, 앞으로 완성될 형태에 대한 기대이다.
중간 지점의 존재들을 편견 없이 돌아보며, 다가올 형태를 마주하는 순간을 고대한다.
글 : 드미래
전시전경. 사진. 진승우 기자
GHEEM Sookyoung, Cycle II, 2024, terre à raku, faïence, 79 X 50.9 cm, 사진. 진승우 기자
Demilé, Dance, 2024, huile sur toile, 110 X 95 cm, 사진. 진승우 기자
KIM Haeun, Ce qui est intangible, 2024, cyanotype sur hanji, Taille multiple, 사진. 진승우 기자
전시전경. 사진. 진승우 기자
LEE Hyewon, Les traces des émotions, 2024, technique mixte et collage de papier coréen sur toile, 80 X 60 cm, 사진. 진승우 기자
KIM Jina, The Garden of Words, 2024, vidéo diptyque en boucle, 사진. 진승우 기자
WOO Cheyon, Into the new world, 2024, installation, vidé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