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훈 작가는 팝적인 그림을 그린다. 주요 주제는 꽃과 동물이다. 행복과 기쁨의 감정을 감상자들과 나누고 싶다는 작가는 큰 행복을 한 번 느끼기 보다는 자주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작품은 귀여운 삽화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가진 작품을 보고 있자면 사고가 유연해지며 복잡한 생각이 풀리는 기분이 든다. 작품에서 보여주는 일상적인 소재들 또한 작가가 가지고 있는 신념을 잘 반영하고 있다. 강 작가는 일상 곳곳에서 마주하는 사소하게 예쁘고 행복한 것들을 놓치지 말고 찾아보라말한다. 다음은 강승훈 작가와 인터뷰이다. <편집자 주>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당시 로봇 대백과 사전을 가져다 놓고 매일 밤늦게까지 베끼며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제법 복잡한 로봇들을 작은 손으로 옮기면서 거의 원본처럼 그려지는 것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황홀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5천 원을 주시면서 제가 그동안 그려놓은 그림들을 팔라고 하셨습니다. 연습장에 그린 그림들은 제법 두껍게 쌓여있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쁜 마음으로 저의 전 재산이었던 그림 묶음을 아버지께 드렸습니다. 나중에 그 그림들이 보고 싶어서 아버지께 보여달라고 했더니 아버지는 내다 버렸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제 그림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곤 했는데 그 말을 듣고 너무 아쉬웠습니다. 지금 그 그림들을 가지고 있었다면 참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후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그림 그리는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친구들에게 그림을 배우고 즐기며 손에서 연필을 놓지 않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후 고등학교 때는 미술부에 들어가 여전히 그림을 놓지 않았고 대학교도 미대에 갔습니다. 신입생 때 유화를 배웠습니다. 유화는 하면 할수록 어려웠습니다.
유화가 어려워질수록 문득 어려우니까 깊이 파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대를 졸업하고 나서 저는 기술을 연마하는 마음가짐으로 그림을 파고들었습니다.
미술의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나이가 차서 보니 계속 공부만 하다가는 한도 끝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내가 가진 미술 지식으로 하나의 주제를 계속 그려야 할 때라고 느꼈습니다.
요즘에는 일하느라 시간이 없지만 잠깐 짬을 내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에게 그림은 예전보다 더 절실한 저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 저를 상상할 수 없습니다. 특별히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고 작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계속, 그리고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