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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삶 사이의 거리를 좁히다” - 헤라스 아트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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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창, 소수빈 개인전을 열며,

전시전경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전시전경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전시전경 (사진. 신다인 큐레이터)
​전시전경 (사진. 신다인 큐레이터)

서울 서초구 신반포에 위치한 헤라스 아트 갤러리는 일상 속에 스며든 전시 공간을 지향한다. 갤러리의 문턱을 낮추고, 예술을 보다 가까운 경험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이곳의 방향성은 공간의 구성부터 전시 기획까지 일관되게 드러난다. 이곳에서 헤라스 아트 갤러리가 바라보는 예술의 역할과 최근 전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예술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삶에 닿도록

헤라스 아트 갤러리는 예술과 관람객 사이의 거리감을 줄이는 것이 갤러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전시를 하다 보면 갤러리 문 앞에서 들어오기를 망설이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여전히 예술이 어렵고, 특정한 사람들만 향유하는 문화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헤라스 아트 갤러리는 예술을 특별한 언어로 두기보다, 우리의 일상과 감정을 풍요롭게 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제안하고자 합니다."

편안한 공간과 감각적인 분위기가 전하는 자연스러운 메시지

"이곳은 일상적인 공간 안에 자리하고 있으며, 쇼룸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형적인 갤러리라기보다 편안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공간의 분위기 안에 헤라스 아트 갤러리가 지향하는 방향성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라지는 공간과 변화하는 생태, 동시대의 질문 

헤라스 아트 갤러리는 지난 4월 20일부터 28일까지 Alex Sim(심재창) 개인전 《사적인 목욕탕》을 개최했다. 이 전시는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한국 대중목욕탕이라는 공간을 다시 조명하며 인간의 진솔한 모습과 사라져가는 공동체적 공간의 감각을 탐구한다. 

전시 포스터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전시 포스터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신다인 큐레이터는 전시 서문 「고독의 공동체: 사적인 목욕탕」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Alex의 작업은 사라져가는 공간을 개인의 기억에서 다시 길어 올립니다.” 

목욕탕은 작가에게 부모의 생업 현장이자 놀이터였으며, 가족의 삶이 축적된 장소였다. 동시에 이곳은 동네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마주치고, 안부를 나누며, 같은 온도의 물속에 몸을 담그던 공동체적 장소이기도 하다.

ALEX, , 24x36cm, Archival Pigment Print, 2019, ed.1/9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ALEX, , 24x36cm, Archival Pigment Print, 2019, ed.1/9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작품 속 목욕탕은 “인간적인 접촉과 원초적 평등의 감각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옷을 벗고 들어서는 목욕탕 안에서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나 조건을 포함한 외피를 잠시 내려놓고, 가장 원초적인 상태로 서로를 마주한다. Alex의 사진은 장소의 외형을 기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물과 타일, 증기와 소리로 이루어진 공간 안에 스며든 가족의 노동과 동네 사람들의 기억, 그리고 한국적 정서를 포착한다.

예술로 풀어내는 기억, 감정, 관계의 장면들

"작가들은 사진, 회화, 설치 등 서로 다른 형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그 안에는 결국 우리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기억, 관계의 장면들이 담겨 있습니다. 관객들이 예술과 작품을 어렵게 느끼기보다 자신의 삶과 연결해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전시전경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전시전경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작은 굿즈 하나 

전시를 기획할 때면 의례 작가에게 '작품 굿즈'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작은 엽서 한 장, 오브제 하나가 '예술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줄이고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작가의 감성이 담긴 작은 굿즈 하나를 소장하는 순간, 작품과 연결되는 관람객은 나만의 예술 경험이 쌓이게 된다. 작가와 작은 접점들이 쌓이면서 관람객들이 예술을 조금씩 더 가까이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헤라스 아트 갤러리가 추구하는 예술과의 만남이다.  


이어 헤라스 아트 갤러리는 오는 2026년 5월 6일부터 5월 13일까지 소수빈 개인전 《Plants, Not Natur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헤라스 아트 갤러리가 지향하는 ‘동시대 감각의 예술’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자연을 바라보는 익숙한 시선을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수빈 개인전 포스터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소수빈 개인전 포스터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소수빈 작가는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박사를 졸업하고, 파리 제8대학교에서 현대예술과 뉴미디어 석사 및 조형예술학 학사를 취득한 작가다. 그는 오랜 시간 식물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아왔으며, 단순한 재현을 넘어 생장 과정, 식물학적 분류 체계, 자연과 인공의 경계, 그리고 기술 환경 속 생명의 조건까지 탐구해왔다.

작가노트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작품 속 식물들은 생명(세포)이라는 공통 개념을 공유하면서도 각기 다른 형태로 변형된다. 혼종된 식물의 형상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재구성된 듯한 인상을 주며, 하나의 개체로 표현된 식물은 끊임없이 발아하고 생장하며 움직인다.”

소수빈, 식물실험 #08, 65x45cm, beads, oil on canvas, 2022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소수빈, 식물실험 #08, 65x45cm, beads, oil on canvas, 2022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실제로 화면 속 식물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자연’의 형태에서 벗어나 있다. 경계가 흐려진 형태, 유기적으로 증식하는 구조, 세포 단위로 분해된 듯한 이미지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자연과 인공, 생명과 기술 사이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헤라스 아트 갤러리는 앞서 《사적인 목욕탕》을 통해 사라져가는 일상의 공동체적 공간을 조명한 데 이어, 이번 《Plants, Not Nature》에서는 변화하는 생태 환경이라는 또 다른 동시대적 주제를 다룬다.

서로 다른 두 전시는 방향은 다르지만,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감각과 환경’을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전시전경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전시전경 (제공. 헤라스 아트 갤러리)

전시를 넘어 경험하는 공간으로

다가오는 7월경부터는 같은 건물 내에 새로운 예술 공간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 공간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 작가와의 대화, 갤러리 고객을 위한 작업실 등으로 운영되며, 관람을 넘어 예술을 보다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장으로 확장된다.

헤라스 아트 갤러리는 이를 통해 전시 중심의 공간에서 나아가, 관객이 예술을 일상 속에서 체험하고 연결할 수 있는 복합 예술공간으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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