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에 위치한 헤라스 아트 갤러리는 4월 7일부터 19일까지 작가 안나송의 개인전 《느리게 빛나는 것들》을 선보인다. 안나송은 일상 속 느림과 고요함에서 발견되는 감정과 생명력을 회화적 서사로 풀어내며 조용한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제안한다.
안나송은 ‘잠자는 나무늘보’ 시리즈를 통해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존재들을 포착한다. 최근에는 곰돌이 가족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로 작업의 서사를 확장해 각기 다른 존재들이 지닌 삶의 속도와 관계의 온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크릴과 유화를 병행한 회화 작업을 통해 시간의 축적과 감정의 결을 화면 위에 담아내며, 빠른 결과보다 머무는 시간 속에서 드러나는 감각과 조용히 빛나는 순간들에 주목한다.
대표작 <Sweet Forest>는 단맛이 주는 즉각적인 안온함과 가족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을 하나의 장면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곰 가족과 자작나무 숲의 풍경을 통해 따뜻한 감정의 결을 시각화한다.
속도가 아닌 존재를 받아들이는 태도, '느림'의 가치
안나송 작가를 관통하는 핵심은 ‘느림’이다. 끊임없이 효율과 속도를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 작가가 말하는 느림은 단순히 물리적인 속도가 늦은 상태나 멈춤이 아닌 '나 다운 속도'이다.
작가는 삶의 다양한 변곡점을 지나며 오랜 시간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뎌왔고, 이러한 경험은 ‘느림’이라는 태도를 작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했다. 눈에 보이는 결과나 도달해야 할 속도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불안했던 마음을 지나, 작가는 과정 속에서 머무는 시간에 훨씬 더 큰 가치를 둔다.
"저에게 느림은 단순한 속도의 개념이 아니라, 머무르고,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에 가깝습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