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페이토 갤러리, '곡선의 미학' 전 개최

구글 선호 매체로 추가

"직선이 지배하는 도심 속, 곡선이 던진 부드러운 파동"

사진=페이토갤러리
사진=페이토갤러리

김민석·이가진·하태임 3인, 회화와 도자를 넘나드는 '곡선적 사유'의 총합

서울 장충동, 남산의 능선이 내려다보이는 페이토 갤러리 4층 공간에 부드러운 시각적 파동이 일고 있다. 1월 14일부터 2월 14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곡선’이라는 공통된 조형 원칙을 가진 세 명의 중견·신진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대규모 블록버스터 전시에 가려져 있으나, 작품의 밀도와 기획의 선명성만큼은 올해 초 가장 주목해야 할 전시다.

◆ 사실 중심: 캔버스 위의 리듬과 도자의 곡률이 만나는 지점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매체를 사용하는 세 작가의 협업을 통해 곡선이 가진 공학적 안정감과 예술적 유연함을 동시에 증명한다.

 하태임(회화). 그녀의 시그니처인 '컬러 밴드(Color Band)'가 캔버스 위를 유영한다. 수십 번 덧칠해진 색의 띠들이 곡선을 그리며 중첩되어, 색채의 투명성과 깊이를 동시에 확보했다.

 이가진(도자). 청자의 전통적인 곡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물방울이 맺힌 듯한 유려한 곡률과 표면의 매끄러운 질감은 정지된 사물에서 역동적인 생명력을 끌어낸다.

 김민석(회화). 기하학적인 곡선을 통해 공간의 해체를 시도한다. 화면을 가르는 곡선들은 분할된 면들과 호응하며 정교한 시각적 균형을 이룬다.

◆ "디지털의 날 선 감각을 위로하는 아날로그의 굴곡"

 "우리는 직선이 효율과 속도를 상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목격되는 곡선은 단순한 형태적 유희를 넘어선다.

하태임의 곡선은 '지우기'와 '남기기'의 반복을 통해 인간 감정의 굴곡을 시각화한다. 붓질의 궤적이 그리는 아치(Arch)는 작가의 신체적 움직임이 남긴 정직한 기록이다. 이가진의 도자 작업은 흙이라는 가변적인 재료가 가마 속 열기를 견디며 가장 안정적인 형태인 '곡선'으로 응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인위적 노력이 만나는 접점이다.

비평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전시는 '형태(Form)'라는 고전적인 화두가 2026년의 기술 과잉 시대에 어떤 유효성을 갖는지 묻는다. 곡선은 직선처럼 결론을 서두르지 않는다. 모서리가 없는 이들의 작품은 관람객의 시선을 가두지 않고 공간 밖으로 무한히 확장시킨다. 다만, 세 작가의 작품 배치에 있어 매체 간의 대화보다는 각자의 독립적인 미학을 나열하는 데 그친 점은 다소 평이한 구성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선'이라는 하나의 실마리로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 전시명: 곡선의 미학 (The Aesthetics of Curves)

* 참여 작가: 김민석, 이가진, 하태임

* 전시 장소: 페이토 갤러리 (서울시 중구 동호로 220, 4층)

* 전시 기간: 2026년 1월 14일(수) ~ 2월 14일(토)

* 출품 규모: 회화 및 도자 작품 20여 점

* 관람 포인트: 하태임의 신작 컬러 밴드에서 느껴지는 층층이 쌓인 색의 투명도를 자연광이 들어오는 창가 근처에서 확인해 볼 것

관련 기사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 작성

0/2000

댓글은 검수 후 노출됩니다. 비방·욕설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