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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shi Murakami × Louis Vuitton, 문화를 집어삼키는 문어 .. 아트바젤 파리의 새로운 하이라이트

구글 선호 매체로 추가

20년 만에 돌아온 무라카미, 루이비통의 기술력과 예술의 융합

Artycapucines VII – Louis Vuitton × Takashi Murakami 파리바젤 2025
Artycapucines VII – Louis Vuitton × Takashi Murakami 파리바젤 2025

루이비통과 다카시 무라카미가 다시 만났다. 2003년 첫 협업 이후 약 20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컬렉션 ‘Artycapucines VII – Louis Vuitton × Takashi Murakami’는 파리 그랑 팔레의 Balcon d’Honneur에서 공개되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제품 공개가 아닌, 예술적 상징과 장인정신의 정점이 만나는 대규모 설치 작품으로 구성되어, 2025 아트바젤 파리의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전시장 중앙에는 무려 8미터 높이의 문어 조각상이 등장한다. 중국식 랜턴에서 영감을 받은 이 거대한 문어는 무라카미의 대표 시그니처 패턴인 ‘Jellyfish Eyes’를 머리 부분에 담고 있다. 이 패턴은 어린 시절의 감정, ‘감시받는 두려움’을 주제로 하지만, 무라카미 특유의 유머와 컬러감으로 그 불안을 유쾌하게 전환시킨다. 문어의 다리 아래에는 루이비통의 장인정신이 스며든 11점의 아티카푸신 백이 놓여 있으며, 각 작품은 무라카미의 대표 캐릭터 Mr. DOB, Smiling Flower, Superflat Panda 등과 대화하듯 설계됐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단순히 예술을 장식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무라카미는 전통 일본 회화와 서구 팝아트를 자유롭게 혼합해온 작가로, ‘서브컬처와 순수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린 인물이다. 루이비통은 이러한 미학을 가죽, 금박, 3D프린팅, 수공예 자수로 옮겨왔다. 예컨대 ‘Capucines Mini Mushroom’은 100여 개의 3D 프린트된 버섯 조각을 손수 가죽 위에 자수로 새긴 작품으로, 무라카미의 ‘환각적 숲’이라는 세계관을 가방으로 구현했다. 또 ‘Capucines BB Golden Garden’은 에도시대 화가 오가타 코린에서 영감을 받아 금빛 정원을 표현한 작품으로, 가죽 위에 금박과 마케트리(가죽 조각 기법)를 입혀 회화적인 깊이를 완성했다.

Artycapucines VII – Louis Vuitton × Takashi Murakami 파리바젤 2025
Artycapucines VII – Louis Vuitton × Takashi Murakami 파리바젤 2025

전시장 한편에는 ‘Plush Ball’ 시리즈도 함께 등장한다. 이는 무라카미가 1995년부터 이어온 구형 조각 시리즈로, M.C. 에셔의 회화 <손에 비친 구>에서 착안한 것이다. 각각의 볼은 시각적 왜곡을 이용해 ‘끝없이 반사되는 세계’를 표현하며, 그 옆에는 루이비통의 새로운 백들이 위치한다. ‘Capubloom’, ‘Capucines East West Rainbow’, ‘Capucines Mini Autograph’, ‘Panda Clutch’ 등이 그 대표작이다. 특히 판다 클러치는 전면에 크리스털 스트라스를 촘촘히 박아, 팝아트와 하이엔드 주얼리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번 협업은 루이비통이 ‘예술과 공예의 경계’를 꾸준히 탐구해온 전통을 이어간다. 20세기 초, 창립자 루이 비통의 손자 가스통-루이 비통은 이미 예술가들과 함께 쇼윈도우와 오브제를 제작하며 하우스의 창의성을 확장시켰다. 이후 루이비통은 솔 르윗, 제임스 로젠퀴스트, 리처드 프린스, 야요이 쿠사마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패션 속의 예술”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구축해왔다. 이번 무라카미 프로젝트는 그 전통이 디지털과 3D 기술로 확장된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결국 ‘Artycapucines VII’은 단순한 한정판 가방이 아니라, 루이비통이 예술가에게 제공하는 거대한 캔버스다. 무라카미는 그 위에서 동서양, 예술과 소비, 현실과 환상을 하나로 뒤섞는다. 8미터 문어의 다리 아래 놓인 11개의 백은, 결국 예술이 상품으로, 상품이 다시 예술로 환원되는 이 순환의 은유다. 루이비통의 정교한 ‘사부아 페어’와 무라카미의 초현실적 상상력이 만나, 예술이 소비되고 다시 꿈꾸는 장면이 파리의 심장부에서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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