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가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에서 선보였던 초대형 회고전 ‘데이비드 호크니 25(David Hockney 25)’가 미술계의 전설로 남았다. 전시는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약 5개월간 이어졌으며, 개막 직후부터 유럽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시 기간 동안 약 4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고, 매일 평균 3천 명 이상이 줄을 서서 입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이 이 전시에 투자한 보험금만 약 2,000만 유로(한화 약 3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재단이 지금까지 개최한 단일 작가 전시 중 최대 규모의 보험액이었다. 작품 400여 점이 운송·보관·전시되는 동안, 작품 보호를 위한 기온·조도·습도 관리 시스템은 하루 24시간 가동됐다. 프랭크 게리의 유리 구조물로 된 전시장 내부는 작품과 건축이 동시에 빛을 주고받는 실험적 공간으로 변모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시각 예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 평가받는다. 1937년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나 런던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그는 1960년대 팝아트의 중심에 있었지만, 상업적 이미지 대신 ‘보는 행위’ 그 자체를 탐구해왔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시선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회화, 사진, 무대미술, 디지털 회화, 아이패드 드로잉까지, 호크니의 세계는 하나의 형식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번 전시는 그의 최근 25년간의 실험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A Bigger Splash’, ‘Portrait of an Artist’ 같은 대표작에서부터 2020년대 디지털 드로잉까지, 예술의 시간과 기술의 진화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었다. 전시장 입구에는 커다란 글씨로 ‘Do remember, they can’t cancel the spring(봄은 취소될 수 없다)’이라는 문장이 걸려 있었다. 코로나19 시기 그가 남긴 말이자, 이번 전시의 상징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