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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서 안도 다다오가 전하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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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무학을 넘어선 도전, 안도가 보여준 건축과 삶의 힘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 내부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 내부

지난 7월 일본의 예술의 섬, 나오시마를 찾았다. 흔히 ‘예술의 섬’이라 불리는 이곳은 이제 전 세계 미술 애호가와 건축가들이 반드시 찾는 성지가 되었다.

베네세하우스 오발 전경 출처-핀터레스트
베네세하우스 오발 전경 출처-핀터레스트

그러나 나오시마가 처음터 아름다운 공간이었던 것은 아니다. 산업폐기물로 오염되고 버려진 섬이었던 나오시마는 예술과 건축을 통해 다시 태어났고, 그 중심에는 일본 현대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가 있었다.

1980년대 베네세 그룹과 손잡고 시작된 프로젝트에서 안도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자연과 예술, 인간이 호흡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지중미술관과 베네세하우스는 자연을 헤치지 않기 위해 땅속에 묻히거나 바다를 향해 열려 있으며, 빛과 콘크리트를 재료처럼 활용해 공존과 조화를 보여주었다.

그 결과 나오시마 프로젝트는 현재 연간 5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 예술 여행지가 되었고, 일본 지역 재생의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성취 뒤에는 가난과 무학을 넘어선 안도 다다오의 불굴의 삶이 있었다. 오사카 빈민가 출신으로 복싱 선수와 트럭 운전사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독학으로 건축을 배우고 세계를 돌며 눈으로 건축을 익혔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탓에 “자격 없는 아마추어”라는 차가운 평가를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스스로 사무소를 열어 독창적인 건축 세계를 개척했다. 결국 그는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건축가로 자리매김했다.

공간 안도다다오 / 다도공간 히로시 스기모토 《Time Corridors》
공간 안도다다오 / 다도공간 히로시 스기모토 《Time Corridors》

나오시마에서 머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히로시 스기모토의 《Time Corridors》였다. 단순한 사진 전시가 아니라, 시간과 기억, 인간의 감각을 탐구하는 복합적 공간이었다. 특히 투명한 구조물로 완성된 다실에서 다도를 체험하는 순간은 특별했다. 차를 마시며 유리에 비친 풍경을 바라볼 때, 나는 더 이상 관람자가 아니라 작품의 일부가 된다. 건축과 예술, 자연이 어우러지며, 시간 속을 걷는 듯한 사색의 경험이 이어졌다.

《Time Corridors》는 결국 “작품을 보는 나”에서 “작품이 된 나”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안도 다다오의 미니멀한 공간 언어와 스기모토의 시간 철학이 맞닿으며, 관객은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의미를 몸으로 체험한다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 내부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 내부

안도 다다오가 보여준 건축은 단순한 건물 짓기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그리고 시간을 아우르는 삶의 철학이었다.

“건축은 집을 짓는 기술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다.”— 안도 다다오

이번 나오시마 여행에서 그의 건축과 스기모토의 작품을 직접 마주하며 나는 단순한 건물 이상의 무게를 느꼈다. 그것은 삶을 바꾸는 힘이었다.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설계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오시마 프로젝트가 증명했듯 예술과 건축은 인간의 삶을 재생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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