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의 공동 개최 행사가 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글로벌 미술 시장의 조정기 속에서도 서울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핵심 거점임을 재확인했다는 평가와 함께, 대형 해외 갤러리와 국내 중견·신진 화랑 간의 구조적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가 동시에 제기됐다.
아시아 거점 입지 굳히고 글로벌 컬렉터 유입 지속
이번 행사는 전 세계 주요 갤러리와 기관 관계자, 국내외 컬렉터들이 대거 집결하며 서울의 문화적 영향력을 입증했다. 홍콩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은 안정적인 인프라와 높은 대중적 관심, 탄탄한 미술관·기관 네트워크를 앞세워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트 플랫폼으로 안착했다.
특히 키아프와 프리즈의 공동 개최는 관람객 분산 효과와 시너지를 동시에 거뒀다. 메가 갤러리 중심의 프리즈가 글로벌 트렌드와 고가 마스터피스를 선보이는 창구 역할을 했다면, 키아프는 한국 현대미술의 독창성과 실험성을 세계 미술계 주요 인사들에게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했다. 현장을 찾은 해외 기관 디렉터 및 큐레이터들의 한국 작가 발굴 움직임도 가시적인 성과로 꼽힌다.
‘쏠림 현상’ 심화와 내수 체력 한계는 풀어야 할 숙제
반면 거래 실적과 주목도 면에서 드러난 양극화는 시급한 개선 과제로 지적된다. 글로벌 대형 화랑들은 블루칩 작가의 대작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거래를 이어간 반면, 키아프에 참여한 다수의 국내 중소 갤러리들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에 따른 관망세로 뚜렷한 소비 심리 위축을 체감했다. 자본력과 인지도를 앞세운 해외 갤러리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국내 갤러리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졌다.
공동 개최의 질적 도약을 위한 운영 개선도 요구된다. 두 페어 간 동선 연계 및 VIP 프로그램 운영의 완성도는 과거 대비 개선됐으나, 키아프 출품작의 큐레이션 엄격화와 차별화된 기획력 확보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키아프 참여 작가와 갤러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거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외 기관 연계 프로모션 및 사후 프로모션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이 일회성 축제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미술 생태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키아프의 기획력 고도화와 국내 갤러리의 자생력 강화, 세제 및 거래 투명성 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