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이불의 전시 《이불: 1998년 이후》를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9월 4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작가의 주요 작업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대규모 서베이 전시로, 조각, 대형 설치, 평면, 드로잉과 모형 등 150여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불은 1980년대 후반 등장과 동시에 지금까지 한국의 사회정치적 맥락과 맞물리는 작업을 선보이며 신체와 사회, 인간과 기술, 자연과 문명의 관계와 이를 둘러싼 권력의 문제를 폭넓게 탐구하며 동시대 미술의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동안 해외 주요 미술관에서는 이불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개인전을 이어왔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프로젝트 규모의 전시만을 만나 볼 수 있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30여 년간의 작업을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이불_1998년 이후》 전시 전경, 그라운드갤러리 [사진=리움미술관 제공]
전시는 연대기적 순서를 따르기보다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경함 할 수 있는 예측불가능한 풍경처럼 펼쳐진다. 작가의 대표적 초기작인 〈사이보그〉와 〈아나그램〉, 노래방 연작과 더불어 〈몽그랑레시〉연작을 중점적으로 선보이며, 인간과 기술의 관계, 유토피아적 모더니티, 인류의 진보적 열망과 실패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 탐구에 주목한다.
기획전시장 입구 슬로프 공간에는 길이 17미터에 달하는 은빛 비행선 〈취약할 의향-메탈라이즈드 벌룬〉이 설치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 체펠린 비행선을 참조하였으며 기술 진보에 대한 인류의 열망과 그 좌절을 동시에 상징한다. 블랙박스 공간에서는 대규모 거울 설치 작업 〈태양의 도시 Ⅱ〉가 벽과 바닥을 감싸며 관람객을 혼란스럽고 몰입적인 세계로 끌어들인다. 함께 설치된 작품들은 각기 다른 연작임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기술의 관계, 유토피아적 이상과 좌절이라는 공통적 질문을 던지며 연결성을 지니고 있다. 그밖에도 새로운 재료와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전시가 이어지고 있어 과거의 풍경을 넘은 미래에 대한 근본적 물음과 마주하게된다.
전시를 기획한 리움미술관 곽준영 전시기획실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이불 작가를 바라보던 시각을 확장시켜 미술, 건축, 문학, 사회 이론과 철학적 사유를 넘나들며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고 가능한 미래에 대한 확장된 사유를 이끌어온 작가의 세계를 폭넓게 경험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