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미화 표현 필요성 질문…데미안 허스트 원작과 미타 오마주 작품으로 보는 상어와 죽음
미타 작가, 안녕 데미안. 직접 촬영
데미안 허스트,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나무위키
데미안 허스트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
해당 작품은 유리관 안에 푸른색의 짙은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채우고 그 안에 상어의 시체를 넣은 작품이다.
상어는 마치 방금 전까지만 해도 헤엄치다가 시간이 멈춘 듯, 입을 벌린 채로 몸을 똑바로 세우고 있다. 만약 실제 작품을 보러 가서 상어의 정면에 서 있으면, 마치 금방이라도 상어에게 잡아 먹힐 것 같은 공포와 위압감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죽은 상어는 절대로 똑바로 몸을 세울 수 없다. 뒤집어져 수면 위에 배를 보이는 것이 어류의 숙명이다. 반면 작품 속 상어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 어쩌면, 우리가 작품을 보고 느끼는 공포의 근원은 단지 눈에 보이는 '상어' 자체가 아닌지도 모르겠다.
가장 깊은 근원은 '불가능성'에 있다. 죽은 자가 마치 '살아있는 듯'하다. 이것이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핵심이다. 죽음을 다룬 작품이지만, 우리가 느끼는 공포는 아이러니하게도 '살아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 셈이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 서서 두려움과 동시에 안도감을 느낀다. 살아있는 듯 하지만 죽어 있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은 절대로 상어에게 먹히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작품 감상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지점이 된다. 그러나 강한 호불호 반응을 동반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삶과 죽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의 의의는 오랫동안 인정받을만한 부분이다. 다만, 누군가는 열광하고 누군가는 혐오하기에는 '죽음'이란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 현상이다. 물론, 작가 개인의 화제성을 위해 자극적인 연출을 사용했던 의도는 전세계적인 성공으로 작용했다. 그렇지만 '죽음'을 다루기에 앞서 '자연현상 그 자체'에 대한 존중과 숭고함이 느껴지는 지를 묻는다면 한계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영국 현대미술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데미안 허스트는 1965년 브리스톨에서 태어나,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YBA(Young British Artists)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1995년에는 터너상을 수상하며 그의 작품 세계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동물의 사체를 보존한 충격적인 설치 미술로 유명하며, 이를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탐구한다.
미타 작가, 안녕 데미안. 직접 촬영
미타(MITA) 작가 <안녕, 데미안>
데미안 허스트의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담긴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필자는 앞서 소개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편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죽음을 반드시 불쾌하게 표현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때문에 원작에 대해서는 존경과 동시에 비판적인 관점을 지닌다.
미타 작가의 <안녕, 데미안>은 해당 관점에서 볼 때 한층 더 세련된 형태로 표현했다고 본다. 귀여운 상어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작가 자신의 작품 아래 원작의 모습을 함께 두었다. 일상 속에 죽음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죽음은 삶과 함께한다는 점을 혐오감 없이 표현한 점이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필자는 죽음에 대한 고뇌를 할 때 왠지 모를 희열을 느낀다. 역설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죽음은 삶 전체에 걸쳐 헛된 신념에 사로잡혀 있던 인간을 비로소 진리에 닿을 수 있도록 이끈다. 이렇게 본다면 '죽음에 대한 고뇌'는 오히려 카타르시스가 된다. 상어 역시 죽음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실제 상어를 두려워하면서도 영화 <죠스> 등을 제작하고 관람하면서 쾌락을 느낀다.
필자는 두 작가가 '상어와 죽음'이라는 소재를 결합한 이유라고 본다. 그러나 말초적인 자극이 작품의 의의를 주객전도(主客顚倒)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한계를 보이는 이유이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허상 속 두려움'을 실제 현실에 투영한다면, 되려 '혐오감'으로 작용하여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우리는 죽음과 상어의 공포를 이미 알고 있다. 때문에 공포스러운 연출은 오히려 진부하고 피로감이 느껴진다. 더불어 혐오감은 일상에서 떼어 놓고 싶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둘을 망각하고 살아간다. 그렇지만 상어는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으며 죽음은 모두의 종착역이다. 둘은 예술적으로 '미화'될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섬세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미타 작가는 부산광역시 출신이며 연세대학교 정경대학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호주에서 생활한 적이 있고, 당시의 경험은 '상어'를 소재로 그리는 계기가 되었다. 2020년에 디지털 싱글 앨범 [평생(Forever)] 데뷔, 2024년 Art Millac 공모전에 입선했다. 주로 부산에서 개인전 및 초대전으로 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치키(CHIKI) 작가 '공감도 브랜딩이 되나요?', 미타 작가. 직접 촬영
2025년에는 치키(CHIKI) 작가의 저서 <공감도 브랜딩이 되나요?> 표지 선정, 뱅크아트페어에 참여 및 '부산맥주x미타' 콜라보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