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창동 아트센터 자인에서는 7월 2일부터 25일까지 기획전 《파동과 숨결: Wave & Breath》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홍익대학교 박사 과정을 거친 일곱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각자의 시선으로 감각과 존재, 생명과 정체성,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탐색한다. 작가들은 서로 다른 조형 언어와 매체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의 보이지 않는 ‘흐름’과 ‘결’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전시 제목인 ‘파동과 숨결(Wave & Breath)’은 변화와 생명, 감각과 관계의 상호작용을 암시한다. 해석은 작가마다 다르며, 관람자는 그 파동의 진동을 따라 작품을 마주하며 자신만의 감각을 재구성하게 된다.
◆ 심미나 작가 : 색채를 마주하며 성찰하고 치유하는 '내면과의 대화'
심미나, 2024, The sounds of clouds 24. 01.01, oil on canvas, 91cmx116.8cm (제공=아트센터자인)
심미나 작가는 외적 자극에 압도되어 살아가는 현대인이 때때로 내면을 마주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내면과의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색채를 담은 추상회화를 제시한다. 사람마다 특정한 색상에 가지고 있는 기억의 잔상은 모두 다르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색의 추상은 관람객에게 잠시 숨돌리는 '숨결의 공간'을 경험하게 한다.
심미나 작가 작품 전시전경 (제공=아트센터자인)
◆ 소수빈 작가 : 식물로 그려내는 생명의 확장과 생태적 상상력
소수빈 작가는 식물을 매개로 생명의 구조와 미래를 탐구한다. 자연의 증식과 분열, 순환의 원리를 식물 형태에 담아내고, 이를 AI 기술과 융합하여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식물 종을 창조한다. 생명의 확장성과 기술의 개입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생태적 상상력을 실험한다.
소수빈, 2022, 식물실험 #05, beads, oil on canvas, 53cm x 45cm (제공=아트센터자인)
◆ 장인희 작가 : 오려낸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파편
장인희 작가는 ‘가위질’을 시간의 은유로 사용한다. 오려낸 인물 조각들은 우연과 즉흥 속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조합되며, 반복되지 않는 고유의 순간을 구성한다. 그녀의 작업은 이질적인 시간의 파편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응축되는 조형적 퍼포먼스다.
장인희 작가 전시 전경 (제공=아트센터자인)
◆ 안신영 작가 : 현대인의 소통이 보여주는 색과 중첩, 그림자
안신영 작가는 '소통'에 주목하며 유동적인 정체성과 그 형성 과정을 시각 매체로 탐구한다.
성형 아크릴을 이용한 다층적 조형은 관람자의 시선과 위치에 따라 다른 의미를 구성하며, 정체성이 단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재구성된다는 시각적 서사를 제시한다. 작가의 소통은 직접적인 소통 뿐만 아니라, SNS 등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와 나누는 내면의 소통까지 포함한다. 이러한 소통에 담긴 어쩔 수 없는 경험 차이로 인한 모호성과 예측 불가능한 만남이라는 모험은 색과 색의 중첩, 빛이 조명하는 그림자로 드러난다.
안신영 작가 전시 전경 (제공=아트센터자인)
◆ 정호성 작가 : 뜯어지고 찢어진 자연스러운 흔적이 전하는 쾌감
정호성 작가는 종이를 뜯는 행위를 조형의 기초로 삼아 ‘남은 것’과 ‘남지 않은 것’ 사이의 긴장과 흔적을 드러낸다. 찢어진 자국과 빈 자리, 그 사이의 여백은 감각과 상상이 개입되는 상호작용의 장으로 작동한다. 그의 작품은 파괴가 아닌 생성의 숨결로 완성된다.
정호성 작가 전시 전경 (제공=아트센터자인)
◆ 만재 작가 : 우리 도깨비에서 찾은 새로운 미학적 시선
만재 작가는 한국 전통 시각문화와 신화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도깨비’라는 상징을 재해석한다. 강한 채도와 정밀한 구성을 통해 도깨비 고유의 미의식(신명, 율려, 흥, 신묘)을 시각화하며, 감각적 몰입과 상상의 공간을 조형화한다. 그의 작업은 숭고함과 기묘함이 교차하는 강렬한 회화적 파동을 만들어낸다.
만재, 2025, 도깨비, 캔버스에 아크릴, 116cmx91.0cm (제공=아트센터자인)
◆ 조은영 작가 : 찰나의 순간에 대한 우리들의 기억 선
조은영 작가는 일상의 찰나에서 감각의 미세한 차이를 포착한다. 정오의 빛, 저녁의 바람, 밤의 기온 처럼 순간의 강도와 리듬을 비인칭적인 감각으로 구현하며, 시각적 재현보다는 '감각의 개체성'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은유한다.
조은영, 2025, The heart of Spring, gouache and acrylic on canvas, 91cmx73cm (제공=아트센터자인)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언어로 구축된 일곱 개의 세계가 하나의 파동처럼 연결되며, 관람자 각자의 호흡과 감각에 따라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