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臥遊事狀(와유사상)”을 바탕으로 현시대의 산수와 정물을 표현하는 작품을 그리는 태우 작가의 개인전 <好虎時節(호호시절)> 그 네 번째 이야기가 3월 갤러리벨비에서 펼쳐진다.
“臥遊事狀(와유사상)”이란, ‘臥 누울 와’와 ‘遊 놀 유’, 즉 '누워서 유람하다.'는 뜻으로 중국 남북조시대의 최초 산수화가이자 이론가인 '종병'의 사상으로서 직접 명산을 다니며 유람하는 것을 좋아하던 '종병'이 이후 노쇠하게 되어 명산을 직접 유람할 수 없게 되자, 명산의 모습을 화폭으로 담아내어 그것을 집 안에 걸어두고 누워서 바라보며 즐겼다는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종병’은 이를 육체와 나이의 한계를 벗어난 정신적인 해방이라 하였고, 이것은 정신 수양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동양화를 전공한 태우 작가는 와유사상 속의 정신적인 해방이야말로 진정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하여,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그가 가진 특유의 유쾌함으로 풀어냈다.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늘 특유의 여유로움과 해학이 담겨 있다.
태우, 와유산수(臥遊山水) ; 을사년가수호도(乙巳年家守虎圖), 90.9x60.6 cm, Color on canvas, 2025
갤러리벨비 전시 <호호시절 4>에서는 특별히 이 와유산수의 풍경을 배경으로 작품 속 산수를 노니는 호랑이, ‘家守虎(가수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家守虎(가수호)’란 ‘집을 지키어 보호하는 호랑이’로, 예부터 산신령, 영물 등으로 간주되어 한국화와 민화의 단골 소재였던 호랑이를 태우 작가만의 시선으로 재탄생시켰다. ‘집’이라는 일차원적 의미에서 나아가 ‘가족’을 지키는 가수호는 홀로 혹은 가족들과 함께 산수를 노닐기도 하고, 때로는 휘몰아쳐오는 거센 풍파로부터 스스로가 산이 되거나 나무가 되어 나의 소중한 집, 가족을 보호하기도 한다.
갤러리벨비는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다 가까이 소개하는 공간이다. 3월, 이 공간에서는 옛것과 지금의 것이 한데 어우러져 즐거움을 자아내는 풍경이 펼쳐질 예정이다. 태우 작가와 함께 누워서 노니는 산수 속으로 초대한다.
태우, 와유산수(臥遊山水) ; HOME SWEET HOME, 162.2x97.0 cm, Korean ink and Color on canvas, 2025
한편 태우 초대 개인전《 호호시절IV 》은 3월 8일 부터 4월 5일 까지 열린다.
태우는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가 특유의 유쾌함으로 풀어낸 산수 작품을 그려내는 작가로, 2023년 예술 경연 프로그램 KBS2 <노머니 노아트> 에서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핵심 철학인 와유사상을 바탕으로 집을 지키는 호랑이, 가수호가 있는 산수화를 선보인다.
전시 운영사항은 갤러리 벨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고,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일/월요일은 휴관이다.
태우 개인전 전경 [사진=한국미술신문]
■ 작가노트
와유하다. 집 안에 누워서 그림을 그리며 즐긴다.
안에서 세상을 보며 정신 수양을 하다.
나는 “와유사상(臥遊事狀)”을 바탕으로 현시대의 산수와 정물을 표현하는 작품을 그린다. 와유사상이란, ‘누울 와(臥)’와 ‘놀 유(遊)’, 즉 '누워서 유람한다.'는 뜻을 가졌으며 이는 중국 남북조시대의 최초 산수화가 이자 이론가인 종병의 사상이다. 직접 명산을 다니며 유람하는 것을 좋아하던 종병이 노쇠하게 되어 명산을 직접 유람할 수 없게 되자, 명산의 모습을 화폭으로 담아내어 그것을 집 안에 걸어두고 누워서 바라보며 즐겼다. 종병은 이를 육체와 나이의 한계를 벗어난 정신적인 해방이라 하였고, 이것은 정신 수양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고 병들고 늙었다고 하여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정신적 사유와 자유로움까지 노쇠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의 ‘와유’는 비스듬히 누워서 그림에 나오는 산과 물을 감상하면서 마음을 맑게 수양하는 것을 말한다. 사라져서 볼 수 없는 풍경이나 찾아가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곳도 그곳을 가보고 경험한 사람의 글이나 사진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 보지 않아도 실제로 본 것처럼 완상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나는 와유사상 속의 정신적인 해방을 즐거움이라고 생각했고, 와유사상을 바탕으로 정신적 즐거움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내가 가진 특유의 유쾌함으로 풀어내어 작품에 해학을 담았다.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맞추어 현대인들의 시각과 내가 보는 시각을 통해 나만의 와유산수를 구현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직접 산에 가서 야외스케치도 하면서 산수에 대해 연구하며 나만의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지만, 요즘에는 내가 직접 겪은 것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접하는 모든 매개체가 나의 작업환경이 되고 영감이 된다. 나의 와유의 대상인 산수는 ‘산(山)’과 ‘물(水)’과 같은 자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에도 내가 접하는 미디어, 사물, 내가 머무는 공간 등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이 내 작품의 배경이 되고 그 안에는 작품 속 산수를 노니는 호랑이, 가수호가 있다. ‘가수호(家守虎)’란, ‘집을 지키어 보호하는 호랑이’를 의미한다. 가수호가 지키고자 하는 집은1차원적인 의미의 집을 넘어서 가족으로 그 의미를 확장하여 해석할 수 있다.
‘누워서 노닌다.’라는 와유사상이 깃든 나만의 화풍이 돋보이는 산수 안에서 내 가족을 지키는 호랑이인 가수호가 홀로, 혹은 가족들과 함께 산수를 노닐기도 하고 때로는 휘몰아 쳐오는 거센 풍파로부터 스스로가 산이 되거나 나무가 되는 등의 모습으로 나의 소중한 집과 가족을 지키는 모습이 담겨 있다.
나의 작품에는 가족들과 함께 와유하는 삶을 꿈꾸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내 집과 나의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깃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산수를 작품으로 그려내어 산수를 들여옴으로써 나만의 공간에서도 와유산수를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비로소 그 공간 안에서 산수와 소통하며 ‘유(遊)’를 창출시킨다. 나의 작품을 통해 옛것의 모습 그대로를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옛것의 좋은 것을 수용하고 그것을 현시대의 모습으로 이어 나가는 것. 그것이 내 작업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