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한창인 지금 인가희갤러리에서는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살아갈 힘을 전하는 현오 작가의 개인전이 한창이다. 2025년 1월 17일까지 개최되는 《겨울의 온도》 전시는 시린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이야기는 따뜻하다.
Q. 작가님의 작업 주제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겠어요?
- 사회 구조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관심이 있어요. 특히, 한국의 청년들에게 관심이 가요. 청년들이 좀 더 개성을 펼쳐도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청년들 각 개인마다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러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의 작업을 하고 있어요.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사회에서 정하는 어떤 틀 속에 획일화 되는 청년들은 끊임없이 사회와 자신의 개성 또는 정체성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나를 찾기 위한 투쟁이죠. 체력전이 아닌 감정전이라는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데, 단순히 개인의 투쟁이라고 보진 않아요. 사회라는 시스템과 인간 존재 자체의 불확실함에서 연유한다고 봐요. 이러한 혼돈 속에 겨울이라는 고요함을 통해 스스로의 개성을 발견하고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힘을 전하고 싶어요.
Q.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 인가요?
- 삶을 살아가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일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이 힘든 일을 마주했을 때, 견뎌내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하는 질문에 답을 찾다가 저의 기억에서 찾아낸 장면들이에요. 과거에 좋았거나 행복했던 일상의 소소한 기억들이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극복하고 견뎌내는 데 도움을 많이 줬다고 생각해요. 과거가 미래를 도와주는 거죠.
- 저는 평소에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제가 스스로 긴장을 하지 않고 편안했던 순간들을 포착해보고자 했어요. 그랬을 때, 제 기억 속에는 '크리스마스'가 자리 잡고 있었죠. 왜 크리스마스 였을까?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돌이켜보니, 저에게 크리스마스는 그 어떤 긴장 없이 마냥 행복하기만 할 수 있었던 날이었어요. 크리스마스가 주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갖고 싶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부모님께서 사다주셨던 날이 떠올라요. 값싼 트리였지만, 장식을 달고 불을 켜는데, 너무 예쁜거에요. 여전히 제게 참 소중하고 예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지금 전시된 작품을 보시면 크리스마스 케잌과 트리 장식 등의 제 개인적인 기억이 담긴 오브제를 주로 보실 수 있을거에요.
Q. '포착'이라고 하셨는데, 관찰하는 듯한 작품의 느낌이 재밌어요.
- 저는 웹툰에 명암을 넣는 작업도 틈틈이 하고 있는데요, 벌써 4년이 넘었네요. 웹툰 작업을 보다보면, 강조를 해야하거나 중요한 장면에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클로즈업'을 활용해요. 인물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그 인물의 눈까지 엄청 크게 클로즈업을 하는데 감정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표현하는데 탁월해요. 제 작업에 반영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시도하고 있어요.
Q. 작품에 '펭귄'이 자주 등장하는데, 작가님께 펭귄은 어떤 의미인가요?
- 한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요. 먹이를 찾아 바닷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때, 머뭇거리는 펭귄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뛰어드는 펭귄을 영미권에서는 '퍼스트 펭귄'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태어나서 성장을 하다보면 누구나 성인이 되잖아요? 성인이 되어 어느 누구 할 것없이 사회라는 곳에 뛰어들어야 하니까, 우리는 누구나 다 '퍼스트 펭귄'이에요. 어차피 이 세상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은 각자의 문제에요. 즉, 본인의 몫이니까요. 요즘 청년들 취업이 어렵고 각박한 사회라고 하는데, '퍼스트 펭귄'의 모습에서 저는 애써서 노력하는 청년들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작품에 펭귄이 종종 등장하게 되었죠.
Q. 동양화를 전공하셨다고요. 동양화 전공이 작품에 끼친 영향은 어떤 것이 있나요?
- 동양화에서 '바림'이라고 하는 서양의 그라데이션 기법을 주로 활용해요. 물감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방식인데요. 항상 붓을 2개 이상을 사용해요. 전체적인 채색을 하고 그냥 물만 묻은 붓으로 펴 발라요. 물로 차곡차곡 펴내는 식이에요. 그래서 일반적인 채색과는 조금은 다르게 보이실 수 있어요.
Q. 내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 내년 1월에는 대만에서 개인전이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국내에서 좀 더 진지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자 해요. 장지를 활용해서 작업을 하다보면 종이 자투리가 남아서 버리게 되는게 아깝더라고요. 남은 종이를 활용해서 옛날 전통 닥종이 인형처럼 입체 작업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현오 작가 소개
- 1996년 출생 서울에서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