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전칠기와 '나무'의 미학을 펼치다 — 능청성현의 다섯 번째 개인전

구글 선호 매체로 추가

캘리그라피 작가로도 잘 알려진 능청성현이 한국 전통공예 나전칠기를 주제로 한 다섯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23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갤러리71에서 열리며, 자연의 영감을 담은 '나무'를 주제로 약 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능청성현 작가가 평면에 입체적 요소를 결합한 독창적인 나전칠기 작품들을 통해 전통과 현대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대게 나전칠기(螺鈿漆器)는 한국의 전통 공예 중 하나로, 옻칠을 한 바탕에 자개(조개껍데기) 등 다양한 재료를 붙여 장식하는 기법이다. 이 공예는 옻칠로 도구나 가구 표면을 단단하게 만든 후, 얇게 자른 자개를 섬세하게 배열해 아름다운 문양을 그려 넣는다. 나전칠기의 역사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그 당시부터 왕실과 귀족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공예품이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나전칠기 기법이 고급 가구나 상자, 생활 용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한국 전통 공예의 정수를 이뤘다.

나전칠기는 크게 두 가지 기법으로 나뉜다. 하나는 자개를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내는 '줄음질'이며, 다른 하나는 얇게 자른 자개를 끊어서 문양을 만들어내는 '끊음질'이다. 이 두 기법을 통해 나전칠기는 정교하고 화려한 문양을 형성하며, 자개 특유의 반짝임과 옻칠의 고급스러운 질감이 만나 완성도 높은 작품을 탄생시킨다.

능청성현 작가는 이러한 전통적인 나전칠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는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을 작품에 사용함으로써 전통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인 생칠과 함께 커피나무에서 추출한 커피가루가 주요 재료로 사용되었다. 커피가루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소비되지만, 작품 속에서 예술적인 요소로 탈바꿈하여 사라져가는 커피의 향기와 남아있는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또한,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조개껍데기인 자개를 활용해 전통적인 줄음질과 끊음질 기법으로 나무의 잔잔한 아름다움을 묘사했다. 자개의 빛나는 색채와 커피가루의 독특한 질감이 결합된 능청성현의 작품들은 고가구 스타일의 전통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평면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작품은 단순히 장식적인 목적을 넘어선 예술적 실험으로, 나전칠기의 재료와 기술이 현대 미술에서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능청성현 작가는 자신의 예술적 고민인 '나는 누구인가?'와 '나는 어떤 예술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주변의 자연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나무가 그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그 영감을 바탕으로 나무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나전칠기의 전통적인 기법과 현대적인 재료가 만나 탄생한 작품들은 그만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나무의 형태와 그 내면에 담긴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능청성현의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나무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통적인 나전칠기의 화려함과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이 만들어낸 고유한 텍스처가 어우러진 이번 작품들은 나무가 가진 시간의 흐름과 생명력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약 70여 점의 작품들이 그 깊이를 보여준다.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71은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1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창적인 예술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자연의 재료와 전통 기법이 만난 이번 전시는 현대 공예와 한국 전통공예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관련 기사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 작성

0/2000

댓글은 검수 후 노출됩니다. 비방·욕설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