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적인 대안공간이자 문화예술 거점인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머지)에서 오는 7월 22일(수)부터 31일(금)까지 소속 작가 박경희의 개인전 <기억의 레이어, 골목이 품은 푸른 숨의 방>이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4년 9월 열렸던 박경희 작가의 3회 개인전 ‘골목 좌표를 그리다 - 익숙함에서 낯선 곳으로’에 이어,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에서 펼쳐지는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이다.
특히 부산문화재단 우수문화예술지원사업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는 개인전으로, 지역 예술계에서 작가의 역량과 작품성을 다시 한번 높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전시 개막일인 7월 22일(수) 오후 6시에는 '오프닝 아티스트 토크'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동료 작가들의 축하속에 진행되어 작가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다.
시간의 주름, 삶의 빛깔 (91.0×65.0cm, Oil on canvas, 2026)
시간의 주름과 삶의 온기를 품은 ‘골목’의 재해석
이번 전시에서 박경희 작가는 우리에게 지극히 익숙한 ‘골목’이라는 대상을 단순한 물리적 풍경이 아닌, 수많은 사람의 흔적과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거대한 기억의 저장소’로 재해석한다. 작가에게 골목은 집 밖에서 처음 마주하는 세상이자, 삶의 궤적이 겹겹이 퇴적된 내밀한 사유의 공간이다.
그동안 캔버스 위에 나이프와 붓을 함께 사용하며 거칠고 묵직한 질감을 표현해 왔던 작가는 이번 신작을 통해 과감한 시각적 변화를 시도했다. 프라이머 작업 후 오직 붓만을 사용해 부드럽게 펼쳐낸 백색과 청록색의 결은, 골목 벽면에 새겨진 시간의 주름이자 작가 내면에 누적된 ‘기억의 레이어(Layers of Memory)’를 상징한다.
특히 높은 벽면이 만들어내는 수직의 침묵 속에 화면을 가로지르는 팽팽한 빨랫줄과 그 위의 원색 빛깔들은, 차가운 시멘트 틈새로 피어나는 삶의 생동감과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는다.
기억의 레이어 : 골목이 품은 푸른 숨, 가변설치, Rusted iron chair, Gardenia, soil, falbric, installation, 2026
회화와 설치를 넘나드는 감정의 스펙트럼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빛을 활용한 설치 작품인 ‘집이 되는 기억(Memory Becoming a House)’ 등 공간의 공기감과 심리적 온도를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펼쳐진다. 작가는 골목의 안과 밖, 낮과 밤, 차가운 그늘과 눈부신 빛의 소실점을 경계 없이 융합하며 미니멀한 여백부터 분홍과 주황의 과감한 보색 대비까지 다채로운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부산회화제, BFAA부산국제아트페어, 형맥아트쇼 등 다수의 개인전 및 기획전을 통해 활발히 활동해 온 박경희 작가는 스페이스 머지(spaceMERGE?)의 소속 작가로서 공간의 예술적 지향점을 함께 공유하며 지역 미술계에 신선한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한결 큐레이터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소속 작가인 만큼,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깊어진 예술적 고뇌와 스페이스 머지의 기획력이 시너지를 발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지붕 없는 ‘푸른 숨의 방’을 걸으며 관람객들이 저마다의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발견하고 가슴속에 희망의 선 하나를 품고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여름의 한가운데서 삶의 푸른 숨결을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7월 31일까지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