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 그만두고, 뉴욕을 대표하는 갤러리스트가 되기까지
갤러리스트 바바라 글래드스톤, 아트 리뷰(ArtReview Power 100) 선정 세계 예술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37위 차지하기도
바바라 글래드스톤(Barbara Gladstone)이 지난 6월 16일 일요일 파리에서 짧은 투병 끝에 사망했다. 글래드스톤은 아트 리뷰(ArtReview Power 100)가 선정한 전 세계 예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37위를 차지한 뉴욕의 대표적인 갤러리스트이다.
(c) ArtReview
글래드스톤은 1980년 롱아일랜드의 호프스트라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가르쳤다. '죽은 미술가의 예술 보다는 살아있는 미술가의 예술'에 대해 관심과 흥미를 느낀 그녀는 교수를 그만두고, 40대에 맨해튼에 작은 갤러리를 열어 현대 미술 사업에 비교적 늦게 입문했다.
문을 열 당시에는 판화를 전문으로 판매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만족하지 못했고, 오리지널 작품을 다루기 위해 따로 독립하여 갤러리를 차린 뒤 굉장히 젊고 참신하며 실험적인 작가들을 섭외해 전시를 이어나갔다.
첫 전시로 의료기구로 작품을 만드는 '매튜 바니'를 선보였다. 이 전시의 신선함과 충격에 가까운 놀라움은 관람객들에게도 전달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녀의 갤러리는 소호에서 57번가로, 다시 첼시로 옮겨가며 성장했고, 현재는 웨스트 21번가와 웨스트 24번가에 두 개의 거대한 단지와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공간을 운영한다. 또한, 갤러리는 브뤼셀에 전초기지를 두고 오랫동안 운영해 왔으며, 최근에는 서울과 로스앤젤레스에도 사무소를 개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래드스톤의 갤러리는 다른 주요 지점들과는 달리 공격적인 확장주의적 접근을 취하지 않았다.
그녀는 2020년 Artnew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갤러리의 목표는 글로벌한 입지를 갖는 것이 아니다. 이는 대형 갤러리의 핵심 아이디어인 것 같다. 우리는 소매점처럼 모든 도시에 전초 기지가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내 갤러리는 예술가에게 가장 잘 봉사하는 세분화된 움직임과 에너지, 그리고 국지적이고 미묘한 방식으로 그들의 의도의 정신에 계속 적응하고 있다. 나는 아직도 그것을 관계와 우리가 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작은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매튜 바니, 알리기에로 보에티, 이안 청, 캐롤 던햄, 키스 해링, 로버트 메이플소프, 시린 네샤트, 캐리 메이 윔스 등 현대 미술계의 거물들을 포함하여 70명이 넘는 예술가와 예술가 집단과 함께하고 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Katz, Dunham, Anish Kapoor, Wangechi Mutu, Amy Sillman 등과 같은 수요가 많은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했으며, 기술적이고 디자인 측면에서 도전적인 작품을 만드는 Cheng, Thomas Hirschhorn, Philippe Parreno, Anicka Yi 등과도 협력했다.
이처럼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회화 위주의 표현 작가들도 있지만 틀에 벗어난 실험적인 작가들이 많이 소속되어있는 특징을 보여준다.
(c) Apple Podcasts
바바라 글래드스톤은 올해 초 팟캐스트 'The Art World: What If...?!'에서 저널리스트 Charlotte Burns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의 일은 예술가와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형태가 바뀌는 것을 보고, 그들이 적응하는 것을 보고, 최종 결과를 만드는 것 이다. 나는 예술 작품을 만들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그 과정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라며, "누군가가 작은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면, 2년 후에 그것이 정말 놀라운 일이 되고 나는 ‘아, 내가 먼저 들었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또, 그녀는 같은 인터뷰에서 갤러리를 처음 연 이후 수십 년 동안 상업 미술계가 겪은 엄청난 변화에 대해 “나는 여전히 매우 전통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그리고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기술 발전이 업계에 도입되면서 비즈니스는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며, 이어 "나는 그런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대신 나는 누군가가 들어와서 무언가를 보고 그것에 몰입하거나 몰입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이 묘사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예술가들과 함께 힘을 다해 그것을 소개하는 것이 나의 임무였다.”
예술 현장에서 제일 가깝지만 가장 먼 곳에 위치한 그녀는 갤러리스트로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대를 앞서나가는 통찰과 안목을 바탕으로 아티스트와 함께 고민하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했던 바바라 갤러리스톤의 뜻을 이어받은 4명의 파트너들이 향후에도 어떻게 미술계를 이끄는데 그 역할을 다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