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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숙 작가 특별 기획전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 모리함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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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숙 작가 특별 기획展 :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 5월 2일(목) - 5월 16일(목) 모리함 전시관 2층, 3층 (서울시 중구 소공로 36)

홍인숙 작가의 특별 기획전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이 오는 5월 2일(목)부터 16일(목)까지 2주 동안 서울 소공동 모리함 전시관에서 열린다.

‘월인천강지곡’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이 그의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하여 직접 한글로 지은 찬불가이다. ‘월인천강지곡’이라는 말은 ‘부처가 백억 세계의 모습을 드러내 교화를 베푸는 것이 마치 달이 즈믄 강에 비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중세 국어로 쓰였고 불교 언어와 내용을 담고 있기에 해석이 어려워 국어학, 불교학, 문헌학 등의 분야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그래서 ‘월인천강지곡’은 현대의 우리에게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창 극으로 공연되기도 했었지만, ‘월인천강지곡’을 그림이 된 글자로 그 의미까지 담아낸 것은 홍인숙이 처음이다.

문자도라는 전통적인 동양화를 한글 문자도로 재해석함에 한계를 두지 않고, 독창적인 표현 기법과 잊혀 가는 한국 특유의 분홍색을 지켜 내는 독자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홍인숙 작가는 <월인천강지곡>을 다시 세상에 띄운다. 그 래서 전시 제목도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이다.

조선시대 세종의 고민을 함께 들어 주던 아내 소헌왕후의 죽음이 세종에게는 사랑의 부재였을 것이다. 홍인숙 작가는 하나의 달이 천 개의 강물에 비춘다는 건 결국, ‘나와 다른 존재를 함께 이롭게 한다.’는 사랑의 부재와 부활을 동시 에 증명하는 중의적인 달로 독해하였다. ‘달’은 차오르고 또 스스로를 비우는 반복 속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음이다. 영원한 반복 속에서도 ‘빛’을 주려 어 둠을 밝힘이다. 그래서 결국 변치 않는 ‘사랑’이 된다. 작가는 글자에 풍경을 담는다. 새기거나 쓰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 렌즈를 지나 화면에 자연스럽게 담기는 풍경처럼 우리네 살갗인 한지 위에 한글 풍경을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 롭게 담아낸다. 지상에 찍힌 1,000개의 ‘달’ 도장이 꽃, 집, 밥, 빵, 빛이 되어 사랑 넘어 싸랑이 되어 우리를 만난다.

5월 2일에는 개막식이 열리며, 개막식에는 한국의 소리꾼 명창 서의철, 한국 무용 장인 이다현의 공연과 홍인숙 작가의 <월인천강지곡>으로 특별 기획된 시즌드 시즌 의 향긋한 달 차와 달, 꽃, 사랑의 주제로 만든 오베흐트 비건 도넛이 전시 시작의 흥을 돋우기 위해 준비된다.


“그럼요. ‘글’은 신입니다. 우주죠. 그걸 왜 미처 깨닫지 못했을까요?”-이탈로 칼비노

*이탈로 칼비노 (Italo Calvino) -이탈리아 언론인이자 소설가

“내가 처음 월인천강지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아내의 죽음을 애통해하 는 보통의 남편으로서의 세종의 심상에 있다. 부모를 떠나보낸 자식의 태도와 가족 간의 사랑은 왕도 왕의 자손도 백성도 평등하다는 당연한 성찰이었다. 내가 갑작스럽 게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목도한 생과 사에 대한 심상과 그 맥락을 같이 함에 주목하 면서이다. 또한 죽음에 대한 추모와 사후세계에서의 안녕을 바라는 기복적 목적을 위 해 만들어진 글자가 한문이 아닌 월인천강지곡이라는 한글책이 되고 노랫말로 불려진 다는 점은 "글자는 우리를 위로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힘이 되는 글자는 무엇일 까?"라는 시각예술로서의 현대 문자도의 성격을 성찰하고 그 의의를 살펴보도록 하기 위함이다.” _ 홍인숙 작가의 말 중


<전시평론>

오늘 달이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 모르겠다. 연못으로부터 일렁이는 바람 소리를 들었 다. 달 사망. 오늘, 오늘, 오늘.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뜻이 없기에 아마 어제였는지 모르겠다.

(중략)
(부록) “똑, 똑, 똑” 행위는 소리가 됐다. 다시 소리는 문자가 됐다. 에로스는 노크를 할 줄 알 게 됐다. “천 개의 강에 비친 달의 노래”를 부르며, 에로스는 깊은 잠이 든 푸시케를 깨워 함 께 하늘로 갔다. 눈이 부신 푸시케. 강렬한 빛의 광선이 그의 눈을 찌르지만, 그가 잡아당긴 것은 에로스의 팔이었다. 신을 부를 수 있는 자, 볼 수 있는 자, 만질 수 있는 자, 그의 손에 서 넘실대는 강물에 달은 무한히 쪼개지며 마음에 새긴다. 그것은 얼굴이다. 누구나 자혜로운 “낯”이 있다. 언제든 그의 이름을 부르면 어둠이 가고 그의 누이가 온다. 예전엔 “안녕”이라 했는데, 지금은 “히(hi)”라고 한다, 동굴처럼. 저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발 없는 목소리는 역 설적이게도 두께가 없다. 밤하늘에 별이 오목하지도 볼록하지도 않듯 이름은 물에 각인된 달 과 같다. 두께가 없는 실체는 빛이 참여하는 자리, 또한 우주에서 바라본 우리와 함께하며 분 유한다. 세계는 호기심으로부터 이와 같이 쏟아져 나왔고 내러티브의 여러 강으로 모이고 갈 린다.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되고 그는 저가 되고 저는 그가 된다. 그러다 구체적인 “한” 글자가 출현하면 마음이란 마을이 만들어진다. 달동네에 꽃이 폈으니 내 집에서 밥 한술, 아 니면 빵 한 덩이. 광야에서 외치는 이어오병의 목소리는 우리의 집에서 기적이 된다. 하늘에 서 떨어진 달. 프로메테우스의 사건은 세상에 이토록 나와 닮아서 이윽고 형제 같으니 심판이 아닌 은총으로 우리를 동굴 밖으로 나오도록 호명한다. 우리는 전에도 복됐고, 지금도 그렇게 복되다, 이름을 가지고 있기에. 홀로된 이름은 외롭다. 같이 거하는 이름은 외로움을 감당하게 한다. 단지 달의 소원은 언젠가 살아지는 날 수많은 무리가 몰려와 살아지는 증인이 되어 큰 목소리로 자신을 불러주는 것이다.

월인천강지곡 4곡 112절

김용민(뮤지엄 SAN)


홍인숙 Hong, Insook

경기 화성에서 태어나 수원에서 성장했다.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다니면서 이미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들을, 성신여자대학교 조형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하면서 이미지를 생산하는 태도를 배웠다. 배움에도 빚 갚음이 있 어, 성신여자대학교, 단국대학교, 경희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계원예술대학교에서 강의 하였 고, 시각예술교육, 공공미술, 북아트프로젝트 등에 참여하였다. <큰누나 - 그림 같은 풍경으로 서다, 경인미술관, 2000>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기획전시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시 뜬 달, 월인천강지곡, 모리함 전시관, 2024>는 열 두 번째 개인전이다. 지겨워지기 전에 새로운 놀이를 찾아내는 아이들의 발걸음처럼 연필로 그리고, 종이를 오리고, 그것을 종이 색판으로 만들어 찍는 과정을 통해 이미지 생산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으며, 오래 남을 수 있고 사라지 지 않는 것 들을 기록하는 삶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글자풍경-달,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달,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싸랑,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210 x 150 cm
한글자풍경-싸랑,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210 x 150 cm
한글자풍경-빛,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빛,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꽃01,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꽃01,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꽃2,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꽃2,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달빵,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달빵,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밥,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밥,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어흥집,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한글자풍경-어흥집, 2024, 한지 위에 먹지로 드로잉, 채색, 종이판화, 140 x 118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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