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월 27일, 중국 선양 k11 미술관에서 김지희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 <영원한 금빛 너머>가 개막했다. 세계 100대 슈퍼컬렉터 아드리안쳉이 이끄는 선양 k11 미술관은 트레이시 에민, 오노 요코, 마리아나 아브라모비치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전시가 거쳐간 미술관이다.
안경을 쓴 소녀와 동물 이미지로 잘 알려진 김지희 작가는 2016년 홍콩 디파크 콜라보레이션 전시, 2023년 대만 333갤러리 개인전을 비롯하여 수년간 국내를 넘어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얻어왔으며 특히 본 전시에서는 수십만평에 이르는 K11몰 전체가 김지희 작가의 작품 이미지로 뒤덮여 글로벌 아티스트의 블록버스터 전시 면모를 보여주었다.
본 전시에는 청룡의해를 기념한 청룡 작품을 비롯해 2019년부터 4년에 걸쳐 제작된 10m 대작이 처음 공개되었다. Eternal Golden, Sealed Smile, The Fancy Spirit, 특별 전시관까지 4개 관 약 100점의 작품이 전시중이며, 작품들은 유한한 존재와 금빛 욕망 너머에 있는 희망의 가능성을 함의한다.
전시 기간 선양에서는 대형 전광판, TV 광고, 거리와 신문 등 다양한 공간에서 대규모 전시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고, K11 몰 곳곳에서는 작품 콜라보레이션 공간과 굿즈 판매, 전시 협업 이벤트가 진행된다.
Vip 오프닝에는 주 중국 대한민국 총 영사, 주 중국 일본 총 영사를 비롯한 중국 내 많은 인플루언서 및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막하였다.
한편 김지희 작가는 2008년 'Sealed Smile' 시리즈를 발표하며 주목받은 이후 서울, 뉴욕, LA, 워싱턴, 마이애미, 런던, 쾰른, 도쿄, 오사카, 베이징, 상하이, 홍콩, 타이페이, 싱가포르, 두바이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 미술관에서 300여회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다수의 글로벌 컬렉터들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 여성 작가의 빛나는 작품들이 중국 대춘절을 맞은 시기 특별한 감동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4월 7일까지 개최 된다.
[평론]
영원히 빛날 희망의 길을 향하여
맹나현 (전시 기획자)
“예술가에게 진실이란 가변적인 것으로, 그것은 그가 스스로 선택한, 바라보기의 어떤 특정한 방식이다. 예술가에게는 자신의 결정 이외에는 등을 기댈 곳이 없다. 예술의 이러한 임의적이고 개인적인 요소 때문에, 우리는 어떤 작품을 보며 예술가 본인의 계산을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 혹은 그의 생각의 흐름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대부분의 예술품 앞에서 우리는, 마치 나무 한 그루를 앞에 놓고 섰을 때처럼, 전체의 일부분만 볼 수 있고 거기에만 다가갈 수 있다.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1]
- 존 버거, 『초상들』, 열화당, 2019, 42쪽
김지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만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작가에게 그림이란 가변적인 진실을 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마한 그만의 표현 수단이며,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숙고하며 바라본 세상에 대한 그의 시선과 관점을 전하기 위한 하나의 실천 방식이다. 작가는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연작을 중심으로 욕망을 과시하는 삶과 욕망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희망에 대해 언급해 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하는 al Golden> 연작 역시 이전 작업과 같은 맥락에 위치해 있지만, 작가는 여기에 ‘영원’이라는 시간적 맥락을 더해 밝게 빛나는 희망의 영광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길 소망한다.
김지희가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해 나가는 동안 침투한 수많은 임의적이고 개인적인 결정에 의해 작품의 회로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품을 관통하는 의미를 어느 정도까지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건 온전히 관람자의 몫이다. 본고는 작업에서 발견한 주요한 맥락과 필자의 생각을 단편의 글로 제시하기보단, 관람자가 스스로 작가의 판단이 깃든 과정을 되짚으며 작품의 뿌리로 더 깊숙이 침투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이 단서가 관람자에 따라 다르게 와닿을 의미의 초석이 되길, 또한 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작가의 깊숙한 곳까지 당신의 시선이 닿을 수 있길 바란다.
01. 기법과 장르: 동양화와 초상화
김지희는 전통 동양화 기법을 고수하며 초상화만을 그린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장인 정신이 깃든 동양화의 깊이와 재료가 가진 수공예적인 분위기에 이끌려 동양화에 매료되었던 작가는 자연스럽게 이를 전공으로 택했다. 이후 그는 꽤 오랜 시간 전통 동양화 기법을 연마했다. 그는 여러 기법 중 장지(壯紙) 위에 채색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는데, 얇은 한지를 여러 겹 덧대어 두껍게 만든 장지는 재료 특성상 물감이 빠르고 옅게 스며든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은 일반적으로 서양화 기법보다 더 많은 시간과 정교한 작업이 요구되며, 재료를 다루는 방식 또한 까다롭다. 완성된 작품만 놓고 보면 팝아트적인 분위기가 강하지만, 그의 정체성을 동양화로 유지하며 작업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작가는 유년 시절부터 삐에로나 울고 있는 아이 등 인물을 자주 그렸으며, 동양화를 전공하던 대학 시절에도 무엇을 그리든 결국 다시 초상을 그리게 되었다. 풍경이나 정물이 아닌 인물을 소재로 삼는 그는 그림을 통해 사람과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초상을 쫓는 그의 한결같은 취향은 작품 활동으로도 이어지며, 2008년 연작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인물의 얼굴과 동물의 초상을 변주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02. 중첩된 레이어: 배경 위에 얼굴, 얼굴 위에 안경, 안경 안의 또 다른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