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흰 갤러리는 오는 3월 6일까지 나혜원, 변진 작가의 2인 단체전 <Miscellany>를 진행하고 있다.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삶에서 묻어나는 소재들이 어떻게 독창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필의 진정한 의미는 가까운 대상으로부터 존재 이유를 생각하게 한다. 전시의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미셀 러니(경수필)>는 삶의 이야기를 두 작가의 시점에 맞춰서 작업을 조명했다. 풍부한 반향을 지닌 그림의 힘으로 어떻게 관람객들 앞에 진지한 삶을 불러들일 수 있을지 작품들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나혜원 작가는 가족, 친구와 연인, 공간 등 친밀한 관계를 맺는 모든 것들을 관찰하며, 밀접한 영역 안에서 포착되는 짧지만 강한 친밀감 그리고 이면에 따라붙는 유약함과 잔혹성, 미성숙함 등을 소재로 삼는다.
작품을 보면 캔버스 화면에 많은 걸 채우기보다는 하나의 표현을 한 번의 호흡으로 담아낸다. 캔버스 천에 얇게 녹아드는 듯한 페인트의 질감, 표면의 입자와 같은 요소에 시선이 가게끔 한다. 특히 물감에 다량의 오일을 섞어 수채화처럼 번지게 하는 작업은 터치 하나에도 운동성과 시간성을 나타낸다.
'가까운 사람' 작품 안에 눈을 감고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쳐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외로움을 편안하게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두운 공간 묘사가 내면의 의식의 상태를 나타낸다면, 이것은 대외적으로 보이는 삶의 실제적인 모습보다는 지친 내면의 삶에 본질에 대해 표현으로 보일 것이다.
변진 작가는 일상의 흔적이 기록된 그림을 매개로 자아와 삶이 선순환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리고 뚜렷한 인물이나 내러티브가 나타나지 않는다. 바깥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그러한 시선과 현실 사이의 유기적인 교류가 작업의 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