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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청년기획자 그룹 아트만 기획 전시, ‘자신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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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세계에 기투(企投) 하는 젊은 예술가 5인의 이야기

제주의 한 해안가에 자리한 꼬스뗀뇨 갤러리에서는 현재 '자신으로 살아가며' 전시를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문화예술기획 그룹 '아트만'이 객원 기획자로 참여하여 젊은 작가 5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그룹 '아트만'은 전시의 주제를 '단지 눈을 떠보니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택하지 않은 세상으로 피투(彼投)된 삶'으로 설정했다. 즉 태어남은 자발적인 선택과는 무관하다. 자유가 박탈된 상황 속에 내던져져 살아가는 존재로서 작가들은 '불안에 순응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선택인지 또는 발전 가능성의 존재로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탐구한다.

꼬스뗀뇨 갤러리 전시 전경/출처 그룹 ‘아트만'
꼬스뗀뇨 갤러리 전시 전경/출처 그룹 ‘아트만'

전시에 참여한 5인의 젊은 작가들은 각자의 시각과 예술적 언어를 통해 현대 사회가 겪는 불안함, 정체성의 혼란 등을 다룬다.

김수빈_기다려요, 97x97cm , Oil on canvas, 2023
김수빈_기다려요, 97x97cm , Oil on canvas, 2023

김수빈 작가의 경우, 인간의 내면적인 감정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외로움, 공허함, 만족과 불만족의 상대성을 탐구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발현되는 '고독'은 한가지의 특정한 원인과 상관없이 각각의 것들이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으며 여러 가지 상황 속에 노출된 채로 느껴지는 아주 복합적이고 미묘한 감정 상태이다. 작가는 주로 일상 속 사물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여 화폭에 담아낸다. 특히 무의식으로 표출되는 사회적 고독감은 작가의 예술적 표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김진서_I (아이), 74x92cm, acrylic, 2023
김진서_I (아이), 74x92cm, acrylic, 2023

김진서 작가의 작품 속 아이는 유아기 시절 작가 본인이기도 하며 작가의 작품은 일종의 자기 통찰과 기록에 대한 창구이다. 외적인 모양새는 비록 성인일지라도 정신적인 미성숙 또는 틈새의 순간을 통찰하고 더 나아가기 위한 기록이 작가 작품의 주된 재료이다.

김차오름_방탄가면, 15x15cm, pigment print, 2022
김차오름_방탄가면, 15x15cm, pigment print, 2022

김차오름 작가의 작품은 계획 없는 낙서와 같은 형태이지만 이는 스스로에게 느끼는 연민 또는 불안의 감정을 나타낸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모두가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모두가 완벽이라는 강박에서 조금 더 자유롭지 않을까?'라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낙서처럼 보이는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완성의 이미지로 느낄 수도 있으나 불완전한 형태가 비로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이연주_엄마잠, 60.6x90.9cm , Oil on canvas, 2022
이연주_엄마잠, 60.6x90.9cm , Oil on canvas, 2022

이연주 작가는 자신의 삶을 둘러싼 풍경을 통해 소소한 순간의 소중함을 전한다.흔히 볼 수 있는 일상 속 풍경은 익숙하지만 특별하지 않기에 더욱 가치를 가지기도 하는데 이는 어찌 보면 풍경 속에 투영시킨 자아를 표현하는 도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풍경에서 주제를 전경으로 두고 이는 배경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그러나 작가의 작품에서 전경과 배경을 흐릿하게 표현하는데 그럼에도 우리는 시각적으로 그것을 구조적으로 파악가능하다. 더불어 오일이 가진 물성의 유연함이 촉각적으로 와닿는다.

이지현_탈7, 70x50cm, screen-printing, 2020
이지현_탈7, 70x50cm, screen-printing, 2020

이지현 작가는 관계와 감정을 중심으로 개인이 집단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경험을 그린다. 개인과 타자와의 관계, 사회의 일원으로서 문제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타자의 삶을 바라보고 이해한다. 즉 작가가 그려낸 이미지의 형상은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하기도 하고 타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자아의 탐구와 더불어 그들에게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한다.

이번 참여작가 5인의 작품은 '자화상'의 표현이기도 한데 과거부터 자화상은 많은 화가들에게 의해 그려졌다. 주로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거나 정체성 확립을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그린다는 것은 자기를 확인하기 위함이요, 미처 드러내지 못한 내ㆍ외면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해안의', '해안 생태의'를 뜻하는 스페인어 꼬스뗀뇨(costeño)는 바다와 육지가 맞닿아 서로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지역으로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해안 위 바다만큼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바다는 기꺼이 파도를 끌어안으며 잔잔하기도 거칠기도 한 것이 일상이다. 그럼에도 굳이 그것을 밀어내거나 거부하지 않음에 우리는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대변하기도, 또는 극강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발현되는 무한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 해안 위 갤러리 꼬스뗀뇨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젊음이 직면하고 있는, 각자의 방식으로 그려낸 자화상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전시일정과 정보는 아래와 같다.

 


 

<자신으로 살아가며>
기획: 아트만/박민우(글)
, 김민정(디렉터)
일시: 2023. 11. 24.(금) – 2024. 02. 23.(금)
장소: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 해안로 2080/꼬스뗀뇨 갤러리
작가: 김수빈
, 김진서, 김차오름, 이연주,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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