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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보 수채화전, '장미의 대가' 가 수채화로 소개하는 80년대 뉴욕의 겨울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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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물 번짐의 수채화, 성숙된 미적감각과 섬세한 표현을 느낄 수 있는 전시

심명보 수채화전 "Greetings from a Stranger" 포스터. 출처 갤러리 무모
심명보 수채화전 "Greetings from a Stranger" 포스터. 출처 갤러리 무모

갤러리 무모는 오는 2월 8일까지 심명보의 수채화전 'Greetings from Stranger'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린 <심명보 예술의 여정> 이후에 약 5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개인전이다. 하나의 층에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총 30여 점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심명보(b. 1940) 화백은 현재까지 한국 화단에서는 '장미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화단에서 서양화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미술대학교에서 교수직을 겸임하던 중 1980년대 중반 홀연히 뉴욕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뉴욕에서 그동안 본인을 감싸고 있던 예술의 틀을 깨고 본인만의 색깔과 언어를 완성해 나가며 뉴욕을 비롯한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해오고 있다.  

 

New York 59th ST & 5th Avenue (St. Patrick's Cathedral), 42cm X 57cm, Watercolor on Paper, 1990. 출처. 갤러리 무모
New York 59th ST & 5th Avenue (St. Patrick's Cathedral), 42cm X 57cm, Watercolor on Paper, 1990. 출처. 갤러리 무모

 

이번 수채화전은 1989년에서 1990년 동안 그려진 그의 뉴욕 생활의 일기들을 수채화로 그려냈다. 수채화는 덧바르면 재질에 손상도가 있어서 숙련도가 굉장히 필요한 화법이다. 뉴욕 생활 중 미국 수채화의 거장 Mario Cooper와의 만남으로 그의 수채화의 형식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심명보 화백은 물(농담)의 움직임이나 흡수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통제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다른 수채화 화가들과 비교했을 때도 섬세함이 남다르고 차별화된 언어를 표현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속에 그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위트와 재치도 같이 볼 수 있고 수채화의 자연스러운 번짐을 느낄 수 있는 전시이다.

 

Central Park (Wollman Rink, Central Park), 27cm X 35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Central Park (Wollman Rink, Central Park), 27cm X 35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Central Park, 30cm X 22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Central Park, 30cm X 22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Central Park, 30cm X 22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Central Park, 30cm X 22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1980년대 뉴욕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로 가득 찬 도시, 사회적 지위, 경제적 빈부격차 같은 양극단이 공존하는 거대한 빌딩 숲,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에 다소 어두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높은 건물들 위주로 그린 그림과 도심 속 아이스링크 주위에 오손도손 서 있는 사람들 위주로 그린 2개의 작품을 보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도시는 혼란스럽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충분히 자유롭게 즐기며 살아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게 그 당시 뉴욕 분위기와는 달리 수채화를 밝게 그렸다. 

맨해튼은 심명보 화백이 여태껏 살아온 세상과는 아주 다른 세상이었다. 그래서 작품을 보면 초반에 뉴욕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기대감에 부풀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러나 <Central Park> 작품을 보면, 그의 뉴욕 생활이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작품 속에 보이는 발자국은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표현했고, 옆에 함께 걷고 있는 사람은 그의 직업인 '미술'로 볼 수있다 .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모습은 특정 장소를 향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그 순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보라색으로 진하게 표현한 나무는 이국땅에서 나아가는 심명보 화백의 쓸쓸함과 고독함을 더욱 강조한다.

 

Manhattan, 44cm X 31cm, Watercolor on Paper, 1988. 출처, 갤러리 무모
Manhattan, 44cm X 31cm, Watercolor on Paper, 1988. 출처, 갤러리 무모
Les Miserables, 50cm X 38cm, Watercolor on Cardboard, 1990. 출처, 갤러리 무모
Les Miserables, 50cm X 38cm, Watercolor on Cardboard, 1990. 출처, 갤러리 무모

이 밖에도 종이에 질감을 보여주기 위해 여백을 남기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방차의 굉음, 자동차들의 소음과 경적 소리 표현하기 위해 채도가 낮은 수채화와 버려진 박스 위에 사실적으로 표현된 작품들도 있다. 

상자 박스에 그린 작품에 관해서는 뉴저지 주립대 미대 교수인 아네크 프린스 시몬스는 이렇게 평했다.

"그의 수채화 작품들 ‘맨해튼’은 유화나 아크릴을 사용한 그의 대형 추상화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즉 사실주의에 아주 근접하는 면을 보여준다. 상자용 마분지 위에 낙인 된 ‘훼손 조심 (Do Not Bend)’이라는 활자들은 우리를 향해 우리의 소중한 삶을 함부로 상처 나게 하거나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듯하다.

버려진 마분지 상자를 그대로 이용한 이 화폭은 가장 사실적이고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성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현실적인 모습으로 부딪치며 상징성을 지닌 채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광고 앞에 앉아있는 뉴욕의 노숙자, 사실상 실제 드라마는 무대 바깥에서 펼쳐지고 있다. 바로 도시의 길 한복판에서…."

 

심명보 수채화전을 연 갤러리 무모의 전경. 출처 갤러리 무모
심명보 수채화전을 연 갤러리 무모의 전경. 출처 갤러리 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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