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K 서울은 11월 16일부터 2024년 2월 4일까지 유이치 히라코의 개인전 <여행>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2021년도 갤러리 바톤 개인전 이후 한국에서 열린 개인전이다. 총 2개의 층에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고, 작가의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 30여 점이 소개된다. 유이치 히라코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동식물이 함께하는 풍경들을 소개해 왔다.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며 나아가 우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유도한다.
유이치 히라코는 영국 런던의 윔블던 예술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국제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2년 도쿄 네리마 구립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21년 상하이 파워롱미술관, 2019년 사쿠라 시립 미술관과 2013년 도쿄도 미술관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3년 일본 신진 예술가를 위한 VOCA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과 스위스 장 피고치 컬렉션 등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유이치 히라코 개인전 대표작 중 하나인 <The journey(Traveling Plants), 2023> 은 길이가 10m에 이르고 높이 3m가 넘는 대작 회화이다. 4개의 다른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고, 트리맨들은 형형색색의 씨앗처럼 보이는 대상들 사이에 자리하기도 하고 다른 화면에서는 꽃과 식물과 함께 별빛 아래 휴식을 즐기기로 한다. 한편, 새들은 나무 위에 가지런히 앉아 어딘가를 응시한다. 서로 다른 형식의 회회가 4개 화폭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각각 구성을 달리하지만 서로의 색채를 공유하며 연결된다.
작품을 실제로 보면, 빨간색과 파란색의 보색대비를 이용하여 국경을 만드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을 잘 나타냈고, 그 안에 인간들과는 달리 식물과 나무들은 새나 바람의 도움으로 경계를 넘어 종을 번식하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이 자연을 단순히 보호해야 한다 혹은 돌봐야 하는 대상이 아닌 자연을 통해 배워야 할 점과 인간과 자연을 동등하다는 위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받을 수 있다.
유이치 히라코의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인간과 자연, 환경과 공존 등 가볍지 않은 이슈들을 비유와 상징이 있는 화풍으로 표현해왔다.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며 작품을 만드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연파괴나 적나라한 고발로 이루어진 것들이라면 유이치 히라코 작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심미안적 가치를 넘어서 자신의 신념을 드러낸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유이치 히라코 작가의 개인전은 의미있는 전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