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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티스트] 낯선 영토의 순례자 김민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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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신문은 6월 이달의 작가로 벨기에에서 활동하는 자랑스러운 한국 작가, 김민우 작가를 선정해 소개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벨기에는 낯선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아주 친숙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술과 관련해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루벤스나 브뤼헐, 르네 마그리트와 같은 벨기에를 대표하는 화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 화가들을 떠올리는 순간 벨기에라는 나라는 손쉽게 우리 마음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런 유명 화가들을 배출한 나라답게 벨기에 사람들은 예술적 감성이 풍부하고 인문학적 소양이 높습니다. 또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과 인접해 있어 많은 국제적인 전시들이 개최되고 있으며 예술을 배우고 경험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 브뤼셀은 아트신에서 가장 촉망받는 지역으로, 과거 스타 예술가들의 탄생지인 몽마르뜨를 대체할 곳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곳입니다. 이미 여러 유럽 국가의 실력파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저명한 갤러리들이 브뤼셀에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김민우 작가는 이러한 곳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자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오고 있습니다.

 

주로 페인팅과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김민우 작가는 2016년에 브뤼셀 왕립 미술학교 회화과 석사를 졸업한 후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작품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2019년 작품 ‘새로운 종류의 행복(A New Kind of Happiness)’은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Biennale di Genova 2019)에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덩어리’들의 상호관계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덩어리들의 진동과 흐름, 상호작용을 통해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형태와 색을 평면회화 작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작품 ‘꽃들에게 희망을(Hope for Flowers, 2015)’은 2020년 벨기에 ‘니벨 시 미술공모전’ 표 이미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작가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환경공학을 공부한 공학도였다는 것입니다. 졸업 후 입사한 현대자동차에서도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30세 즈음에 갑자기 예술가로 방향을 바꾸어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작가의 고백에 따르면 엄청난 계기가 있었을 거라는 주위의 기대와 달리 그 이유는 단지 호기심이 많아서였다고 합니다. 학생 때 과학과 수학에 매력을 느꼈던 것처럼 예술에 빠져들었다는 겁니다. 예술이라는 것을 처음 접해 굉장히 새로웠기 때문에 일단 매료가 되었고, 어떠한 목적이나 끝이 없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고요. 그래서 예술 세계에 가까이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계속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미술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의 작품 세계관은 모두 ‘덩어리’ 개념에서 비롯됩니다. 작가에게 ‘덩어리’란 작가가 관찰하는 세계, 관찰하는 어떠한 화면의 존재하는 대상들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 대상들은 자연일 수도, 나무일 수도, 구름일 수도 있고, 아니면 사람들일 수도 있고, 건물, 구조물 등 모든 것들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덩어리’라는 패턴으로 구체화된 것은, 2018년 하늘, 구름 등을 관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하늘을 관찰하면서 자연에는 어떠한 유사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유사성이란, 자연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분과 전체가 비슷하다는 면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유사성을 하나의 규칙이나 패턴으로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비로소 ‘덩어리’를. 통해 작가가 관찰하는 모든 대상들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자신이 관찰하는 자연에서 모티프를 얻어 ‘덩어리’로 표현하는 김민우 작가. 이 ‘덩어리’들은 고정된 형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순간’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김민우 작가의 작품에 표현되고 있는 덩어리들은 일견 들뢰즈와 가타리가 주장한 리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덩어리들은 부분과 전체를 아우르고 공간을 축소시키거나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부여받은 영토에 고정되지 않고 순간적으로 탈영토화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닮았으나 닮지 않은 하나이자 동시에 여럿인 존재입니다. 존재하는 책에 대상도 주체도 없는 것처럼 그의 작품도 대상과 주체를 갖지 않습니다. 끝없이 경계를 탐하는 덩어리들은 존재의 심연에서 걸러낸 우리의 리좀들입니다. 토마스 만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최초의 토대는 측정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고백했던 것처럼 너와 나, 주체와 객체가 해체되는 순간을 더듬는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어떻게 이처럼 밝고 부드럽게 표현했는지 작가의 고뇌의 흔적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월에는 인사동 나인원갤러리에서 작가의 두번째 서울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Between Summer and Spring’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싱그러우면서도 따뜻한 봄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또한 브뤼셀의 한국 문화원에서도 ‘Liquid Imagination’이라는 제목으로 김민우 작가를 포함, 한국 현대미술작가 5인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벨기에의 전시는 8월 25일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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