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위치한 '트리비움'은 하늘과 산, 그리고 물이 선사하는 세가지 자연 요소를 담고있다. 방문객에게 비움의 미학을 전달하고자 하는 건축주의 바람을 담아 설계된 휴식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트리비움의 전 층에서는 무진 신원동 작가(이하 무진 작가)의 달항아리 전시가 진행 중이다.
노출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바닥의 얕은 수공간과 무진 작가의 달항아리가 빚어낸 달빛을 마주한다. 간결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건물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트리비움의 첫인상이자 시그니처 공간으로 수공간과 달항아리, 그 너머의 산과 저수지의 풍경을 보고있노라면 하나의 커다란 액자처럼 보인다. 넗게 트여 바람이 머물다 가는 이곳은 하늘을 향해 열린 천장 개구부를 통해 햇빛과 빗물이 깃들고 전면 통창을 통해 바라 볼 수 있는 풍경과 변화하는 날씨에 따라 그 자체로 생동하는 작품이 된다.
트리비움, 무진 신원동 작가의 달항아리 전시장 전경 (사진=이학범 사진작가 제공)
무진 작가의 이번 전시는 도예가에 앞서 공예가로서 가치와 고민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공예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목소리에 어떻게 하면 작가의 경험과 작업을 비공예인에게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가, 그 간극을 줄여나갈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등의 고민은 스스로 한계를 경험하며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는 " 나는 공예의 본질을 스포츠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목적을 이루기 위해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10초, 9초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가치를 두듯이 공예 또한 같은 방식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예의 가치는 작가가 표현하려는 것을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한 인간이 물성을 극복하고 결과물에 자신을 투영하는 과정이다." 라고 전했다.
트리비움, 무진 신원동 작가의 달항아리 전시장 전경 (사진=이학범 사진작가 제공)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가치 영역은 작가 스스로를 투영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하여 전시공간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간에 작품을 녹여내기 위한 전시를 진행하였다. 어떠한 설명도 전시의 제목도 없이 본디 존재했던 것처럼 자연스레 층 마다 만날 수 있는 달항아리는 관람객에게 고유의 경험을 쌓을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생각조차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시대에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온전히 작품을 이해하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를 담은 것이다.
장자는 세상의 모든 사실의 참 모습을 자기 자신의 마음에 비추어볼 수 있게 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의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이곳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진정한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너른 하늘을 향해 마음을 비우고 싱그러움으로 채우는 경험, 고요히 멎어 잔잔한 물에 비친 나와 함께 달항아리의 달빛은 진정한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전시와 더불어 자연을 벗 삼아 온돌 마루에서 즐기는 요가와 명상, 사유의 숲에서 편안하게 앉아 누리는 독서, 사색에 잠기다 보면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에 집중 할 수 있다. 트리비움은 그밖에 강연, 영화감상, 연극, 작은 음악회, 별보기 등, 비워낸 자리에 채움을 더하는 진정한 웰니스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