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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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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스터
사진=포스터

두남재아트센터는 개관 네 번째 전시로 서용선, 신학철, 오원배, 정현 (4인) 이 포함된 <기억의 순간들 ‘scenes of memory’>전을 새로이 준비한다.

전시는 코로나 시대 3년을 지나는 시간 동안 잃어버린 인간과 인간성을 다시금 재고하고, 그에 따라 근대가 추동해 왔던 세계화와 전체적 흐름 속의 인간 본질과 다를 수밖에 없었던 기억과 경험, 개인의 삶과 역사를 조망한다. 기억의 장면들 ‘scenes of memory’ 전은 '기억과 장면'으로 분리된 전시 주제를 가진다.

이와 같이 전시는 지난 세기의 중반 이후를 경험하고 견뎌 낸 60-70대 작가들의 기억과 흔적들을 포괄하는 경험과 시각언어를 의미하게 된다. 이 전시에 포함된 4인의 작가는 20세기 제국들 간의 전쟁이 끝난 이후, 또는 1950년-53년의 한국동란(한국전쟁) 이후 태생들이다. 그러므로 당시의 새로운 권력 재편 속에서 발전, 또는 진보라는 미명 아래 혁명과 전쟁으로 점철된 근대와 인간성 상처들의 시간들을 겪은 세대이자, 경험과 기억을 통해 사회, 정치, 문화적으로 공통적 시공을 갖는 세대들이다.

미술사적으로 한국 근대미술의 2세대인 그들은 회화와 조각의 전통적인 방식들을 사용하고 있고, 형식적이거나 효과적인 다양한 매체 방식을 구현하지 않더라도 강렬하고 묵직하게 인간과 인간 내면의 풍경과 장면들을 선보인다.

오늘날, 이들의 기억과 그들이 만드는 장면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요즘의 젊은 작가들 대다수가 지향하는 '예술과 예술가들의 초상은 날로 광대해지는 정보나 화려한 순간적인 이미지를 소비하는 면'과는 명백히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고,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이 기억했던 역사적 사건과 감정, 기억들은, 당시가 역사 이외에 예술이 필요했던 이유와 시대였던 만큼 절실하게 다가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즘의 세태에서 예술은 어떠한 역할을 다시 맡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예술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시대와 예술은 언제나 밀착해있었다. 시대는 예술작품에 각인되지만, 예술에 의해 다시 발굴되는 시대도 있었다. 어떤 시기의 삶은 어떤 예술보다도 더 강렬할 수 있으며, 개인적 삶의 기록과 과정 그리고 결과들이 공공적 시대정신(Zeitgeist)으로 발현되었으니 말이다.

지금도 누군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마주하고, 누구는 자본과 풍요에 적셔져 눈과 귀를 막고 자신만을 바라보는 나르시시즘적 태도를 가질 수 있기도 하겠지만, 인간이기에 직시해야만하는, 절망하는 인간들의 고통들을 누군가는 심도 있게 사유하고 공유한다고 믿는다.

그것은 예술가가 시대에 숨어있던지, 기록하던지 아니면 저항하고 기억하는 모든 기억들이 역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 안에서 누락되어 있을지라도, 기억의 장면들을 통해 다시금 예술과 인간이라는 거대한 명제 앞에 다윗의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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