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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원展, Friends 화가의 초상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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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원 작가 개인전 'Friends-화가의 초상 II'展이 9월 17일부터 25일까지 원주시 후 미술관(Hoo Museum)에서 열린다.

윤기원 작가는 '화가의 초상'으로 2년 만에 다시 개인전을 연다. 2020년 '화가의 초상1'과 2022년 '화가의 초상2'의 가장 큰 차이는 대상과의 관계에 있다. '화가의 초상1'이 윤기원과 관계되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에 반해, '화가의 초상2'에서는 생면부지 화가들과 새롭게 형성된 관계가 주를 이룬다. 

윤 작가의 인물화는 이미 대학교 3학년 때 그 틀이 만들어졌다. 벌써 20년이 흘렀으니 그의 붓을 통해 세상에 재매개된 이들만도 수백 명이 넘는다.

"내가 수백 명, 수천 명의 얼굴을 그렸을 때는 초상화가 아닌 사회를 그린 것이다"라는 말처럼, 윤기원 또한 스스로가 메신저가 되어 사회 한 축으로써의 ‘화가의 삶’을 조망하고 있는다. 인물을 넘어선 인물화, 개인으로부터 사회 등 관계로의 확장을 이룬다. 특히 윤 작가의 인간관계는 김을, 홍순명, 김나리, 송필, 최선길 등으로 관계는 무한히 확대 재생산되었고, 지금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관계의 사슬은 '화가의 초상'이라는 이름으로 촘촘하게 매듭지어지고 있다.

윤기원이 대학 졸업 후 결성했던 젊은 작가 집단 '스튜디오 유닛'은 그의 가치관과 작품 세계를 가늠케 하는 시초라 할 수 있다. 당시 작품 발표 기회를 갖지 못하던 젊은 작가들과 뜻을 모아 ‘작업실 투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무명의 화가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했던 셈인데, 현재 그가 진행하고 있는 '윤기원의 아티스톡' 역시 그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각자도생, 자기PR의 시대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작가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행위. 그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서 하는 것이다. 이는 '화가의 초상'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작은 물음이기도 하다.

윤기원의 인물화를 그 자체만으로 사회적인 측면, 관계 지향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강렬한 원색에 파격적인 구도와 대비. 켜켜이 쌓아올린 색면의 고밀도성은 생각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다. 검고 진한 라인으로 친절하게 윤곽까지 잡아주니 보는 이의 사고는 그 안에 갇혀 도망갈 곳이 없다. 흔히 말하는 예술의 모호성, 여백의 미, 열린 결말, 그럴듯하게 보이려는 얼버무림이나 미사여구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그가 그 모습으로 거기에 있을 뿐이다.

윤기원의 사회, 관계 지향적 측면은 ‘예술은 취향’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윤기원은 자타공인 ‘김밥장인’이라 불릴 만큼 김밥을 좋아한다. 그의 작업 또한 그 특성에 있어 김밥과 매우 닮아있다. 각각의 재료는 섞여서는 안 되고 한 눈에 다 보여야 한다. 명확하게 구분된 영역에서 고유의 맛과 모양을 유지해야 한다. 

너와 나의 명확한 구분, 일반화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대상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된다. 물감 제조사에서 나오는 원색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조색하지 않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 색 자체가 갖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조색을 통한 변형이나 통제를 거부하고 주어진 환경, 제한된 여건 안에서 이룰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끊임없는 조합과 실험을 통해 파격적인 결과물을 낳는다. 기존의 보색, 대비 개념이 만들어낸 색조합 법칙은 파괴되고 새로운 비주얼 스캔들을 일으킨다. 다시 말해, 각각의 고유한 색을 인정함으로써 새로운 가치,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명확한 구분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 지향적 태도는 윤기원의 2017년작 ‘21세기 민주주의’에서 군중으로써 구체화된 바 있다. 10여 개국 아티스트의 초상을 5m 60cm 한 화면에 담은 것인데,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개념조차 각 나라, 민족,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피력한 것이다. 큰 틀에서 윤기원의 작업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해 관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윤기원 작가는 "작가는 웅덩이를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처럼, 이미 충분히 깊은 자기 내면, 자기 질서를 파놓았다. 그 질서가 주변에 아무 것도 남지 않게 할지라도 그것은 윤기원 스스로가 택한 그만의 ‘예술가의 길’인 것이다.

'아티스톡'을 처음 시작하면서 윤기원은 말했다. ‘적어도 100회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20년 간 한 가지 작업 방식을 끌고 온 윤기원에게 100회 정도는 디폴트, 기본값인 것이다. ‘힘으로 안 되면 힘을 더 줘라’라는 그의 우직함처럼 2년도 채 되지 않아 100회를 채웠다. 그리고 어느새 1년이 더 흘렀고, 두 번째 '화가의 초상'이 시작됐다.

마블 ‘어벤져스’는 윤기원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시리즈 중 하나다. 선과 악의 명확한 대립, 압도적인 스펙터클이 주는 쾌감은 언뜻 그의 작업과도 닮아있다. 특히 악을 무찌르는 히어로물은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장르로, 그의 첫 전시가 ‘영웅 이야기’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영웅은 그에게 친구였고, 항상 주변을 지켜주던 친구들은 'Friends' 시리즈를 통해 그에게 영웅이 되었다. 그렇기에 그토록 캔버스에 담아왔다.

3년 전부터 시작된 '화가의 초상' 시리즈는 윤기원에게 어벤져스를 모으는 일과 같다. 자신만의 올곧은 신념으로 시대를 이끌어가는 예술가들은 그에게 친구이자 영웅이기 때문에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려는 예술가들이 그의 곁에 계속 존재한다면 '화가의 초상' 시리즈는 계속될 것이다.

 

■ 주요작품 (사진=YOONGIWON)

권오상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권오상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김원근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김원근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김홍식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김홍식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두민162x112cm, acrylic on canvas, 2022
두민162x112cm, acrylic on canvas, 2022
박성민112x162cm, acrylic on canvas, 2022
박성민112x162cm, acrylic on canvas, 2022
이재삼97x162cm, acrylic on canvas, 2022
이재삼97x162cm, acrylic on canvas, 2022
정해윤162x112cm, acrylic on canvas, 2022
정해윤162x112cm, acrylic on canvas, 2022
최울가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최울가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하태임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하태임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홍경택112x162cm, acrylic on canvas, 2022
홍경택112x162cm, acrylic on canvas, 2022
봄에도 마스크는 써야겠지 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봄에도 마스크는 써야겠지
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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