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작가 개인전 '인테그랄 Integral'전이 11월 19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수원시 해움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미경 작가는 그동안의 작업을 통해 사진이라는 틀에 안주하지 않으려 했음을 보여줬다. 전통적 시각에서의 사진으로 출발했으나 빠른 시간 내 동시대미술 흐름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그는 조형적 변화와 함께 자신의 사고와 가치관을 모태로 한 개념과 내용에 집중하는 변화를 드러냈다. 소재의 영역도 넓어졌으며 단발성 이미지 생산에만 그치지 않은 채 깊이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갔다. 특히 이번 해움미술관에서의 개인전 ‘인테그랄’(Integral)은 기 언급한 변화의 양상을 적절히 드러낸다.
그는 해당 전시에 사진과 입체, 설치가 병합된 작업을 선보였다. 구체성을 지닌 누군가의 삶에 대한 기억과 옆에서 느꼈던 경험 및 감정을 담은 보자기 형태의 입체 작업인 <기억보자기>(2021)를 비롯해, 반투명한 천 위에 자신의 여러 표정을 투사한 미디어아트 작업인 <나>(2021), 예의 사진작업의 연장으로 볼 수 있는 <잔상>(2021) 시리즈와 지난 2021년 4월 진행된 ‘간행전’에서의 사진설치 작업 <드레스>(2020)도 재구성된 채 전시장 한편을 차지했다. 입체에 여러 얼굴사진을 접목시킨 <Untitled>(2021)도 정직한 모습으로 전시장 벽을 채웠다.
작가는 이들 작업을 전시 주제인 ‘인테그랄’에 눌러 담았다. 작가 자신의 삶의 일부이자 필수불가결한 존재에 관한 자문을 다소 우회하듯 담담하게 적시했다. 그것은 여전히 존재자이면서 재임을 자각하게 하는 감정이 중심이었지만, 모든 처해짐을 수용한 현실을 전제로 한 실존으로서의 무게감과 관계에 관한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육중하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특히 여성이자 어머니이기도 한 존재에 관한 이야기, 필연성을 동반하는 내밀한 관계성 등이 그의 보따리 입체 작업을 통해 처음으로 구체화되었고,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읊조리는 영상 <나>를 통해 개인의 내면에 내재된 상처, 잔상, 그리고 자신이 걸어온 삶의 궤적을 함축적으로 묘사했다. 그 중에서도 작품 <나>는 기호와 상징으로 치환된 존재, 주체자이자 주변인, 타자와의 관계성으로 채운 일종의 자기표식이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끄는 작업이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미디어아트 작업에 처음으로 도전했다는데 있다. 누구나 그러하듯 작가 역시 미디어아트는 처음이라 다소 세련된 여운은 심어주지 못했으나 <Untitled>의 설치도 개선점을 필요로 했다. 대신 향후 설치방식의 전환을 감지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이미경 작가는 “사진 매체가 가지고 있는 형식적인 한계와 각인된 해석의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익히 걸어본 적 없는 새로운 세계로 향한 뚜렷한 목적의식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으며, 전시자체도 이전과 다른 조형적 문맥을 형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초로써 위치했다. 무엇보다 해움미술관 개인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해움미술관 개인전은 눈이 아닌 감각이 허락하는 전시였다. 자아의 동일성이 해체된 공간, 거세된 동일성의 현실을 개방하는 현재의 연속을 나타낸 전시라 해도 무방하다. 생태적 관계 혹은 혈연 등의 완벽한 고리에서 복제된 하나의 인격과 분열된 자아가 충돌하거나 모순적으로 조화되는 상태를 여러 매체로 보여준 전시이다.
이 작가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나>는 타자성을 지닌 자아에 관한 의식을 매체적 관점에서 확장하여 드러낸 사례였으며, 고백적인 내러티브가 녹아든 것이기도 했다. 더불어 의식하는 것은 순수한 자기 자신이 아니라 타자의 침투에 대응하는 자기 자신이고, 그것은 무의식의 일환으로 자리함을 고지하는 무대였다. 물론 그의 여타 작업들도 사실상 위와 같은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지금까지 이어 온 주제의식이 얼마나 다양한 조형방식 아래 잉태되어 타인의 접근성을 허락하는지에 있으며 또 얼마나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느냐에 있다. 조형적 세련됨은 부차적인 과제이다. 기술적 구현은 시도의 횟수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미적 가치는 기술에 온전히 의존하지 않는다.
‘간행전’ 즈음부터 이어지고 있는 작가의 현재의 실험적 태도는 그 주제의 연속성에 동기를 부여하고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내용적 측면을 보다 견고히 할 수 있는, 내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장르 간 경계 없는 오늘의 시도는 습관적으로 행하던 조형방식을 해체함을 넘어 ‘나’에게 주어진 틀을 뛰어넘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그 가능성이 품을 의미도 적지 않다.
이번 해움미술관 이미경 개인전은 그 가능성을 열람케 하는 일종의 시그널이다.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습관적 ‘틀’로부터의 이탈, 새로운 가능성을 통한 의미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