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을 함께 살아온 동반자이자, 신라이프치히 화파의 두 거장 '네오 라우흐'와 '로사 로이' 부부 2인전이 10월 28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스페이스K에서 열린다.
신라이프치히 화파는 화가 막스 베크만은 물론 바흐, 멘델스존 같은 음악가, 철학자 니체가 탄생한 교통의 요지 라이프치히 기반으로 활동하며 통일 이후에도 회화의 순수성을 추구해온 작가군을 뜻한다.
구상미술은 전후 정치와 이념에 오염된 예술이란 비난 속에 철저히 도외시되는 처지에 놓였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이 잭슨 폴록의 흩뿌리는 그림으로 유명한 추상표현주의 같은 미국발 모더니즘 미술이다.
네오 라우흐는 1990년대 이후 사회 현실과 작가적 환상, 우화, 신화 등이 결합된 몽상적이고 불길한 그림들로 내리막길 걷던 구상회화를 새롭게 복권시키고 세계 미술계에 선풍을 일으킨 작가다.
강렬한 선과 원색의 색조가 어울린 화면에 일상과 역사적 사건, 신화의 서사들이 파편적 이미지들로 섞이면서 흘러다니는 서사적 구성은 이른바 ‘네오 라우흐 스타일’로 불리는 그만의 특징적 화풍이다. 전시장에는 21세기 세계 미술계에 회화의 선풍을 다시 일으킨 거장적 풍모를 빼어난 회화적 역량으로 여실히 보여주는 대작들이 상당수 나왔다.
<악한 환자> <프로파간다> <베르그 페스트> 등 대작들은 명확한 사실적 회화 같지만 자세히 살피면, 그로테스크한 구도와 실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이미지들로 지극히 예민한 화면 속에 한가득 놓여 있다. 중세·근세 시대, 현대에 걸쳐 다양한 복식을 한 인물 군상들이 석양이나 여명을 맞는 바로크 회화풍의 광막한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등장해 미지의 행동과 의식을 벌이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을 부리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쌍둥이 혹은 작가와 닮은 주인공이 등장해 뜻 모를 행동을 하는 장면들을 담은 부인 로자 로이의 소품들도 흥미롭다.
그 또한 여성적 주체성과 시선, 사람들 간 대화의 구도를 담은 독특한 회화로 국제 미술계에서 각광받는 작가다. 역사와 신화, 현실의 파편화된 단상들을 화폭에 가져와 극도로 예민하고 정련된 붓질로 펼쳐놓는 남편과 달리 로자 로이는 단호한 선묘로 되풀이되는 여성 군상의 이미지들을 통해 또 다른 개성을 펼친다는 점이 견줘 보는 재미를 안겨준다.
이번 전시에서 두 사람이 함께 공동으로 작업한 <Am Saum 경계>를 만나볼 수 있다. 상징으로 가득 찬 <Am Saum 경계>는 일종의 핑퐁게임과 같은 작업이었다. 한 사람이 질문을 던지면, 답을 했고, 그렇게 만들어 낸 결과에서 독특한 캐릭터들이 생겨 놀라웠다고 한다.서로 ‘핑퐁게임’ 하듯 각자의 이미지를 번갈아 그려 넣으며 작업한 공동 작업 <경계>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