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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로 뜬 서울공예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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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가장 ‘혁신’에 가까운 설계는 어린이박물관이다. 기존 십자 형태의 건물은 동그란 원형의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전시2동(왼쪽)과 어린이박물관(오른쪽)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가장 ‘혁신’에 가까운 설계는 어린이박물관이다. 기존 십자 형태의 건물은 동그란 원형의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전시2동(왼쪽)과 어린이박물관(오른쪽)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1970년대 콘크리트 PC공법으로 지어진 전시3동 벽면엔 강석영 작가의 ‘무제’가 설치됐다.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1970년대 콘크리트 PC공법으로 지어진 전시3동 벽면엔 강석영 작가의 ‘무제’가 설치됐다.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지난달 16일 관람을 시작한 서울공예박물관은 등장과 함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예약제로 운영되지만, ‘핫플’을 모른 척하는 ‘인싸(인사이더)’는 없었다. SNS를 도배하는 새로운 ‘포토존’의 등극. 서울공예박물관은 발길이 이어지는 공간마다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공예박물관의 탄생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는 당시 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을 세우고, 2016년 설계공모를 시작했다. 이듬해 풍문여고 부지를 매입, 학교가 강남 자곡동으로 이사하자 리모델링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미경 서울공예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새로 짓지 않았지만, 기존의 풍문여고 건물이 너무 낡아 거의 새로 짓다시피 하면서도 건축법을 지키기 위해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말했다.

“동쪽으로는 창덕궁, 서쪽으로는 경복궁”이 있고, “인사동과 북촌을 맞댄 곳”에 세워지는 박물관. 공모에선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대표 이용호), 송하엽(중앙대학교 교수), 천장환(경희대학교 교수)이 제출한 ‘크래프트 그라운드(Craft Ground)’가 당선됐다.

윤보선길로 들어와 마주하는 서울공예박물관은 첫인상부터 ‘공예의 면모’를 풍긴다. 1970년대 콘크리트 PC공법으로 지어진 전시3동 벽면에 설치된 강석영 작가의 ‘무제’. 주입 성형으로 만든 백자, 청자, 분청사기의 고유한 색과 질감이 되살린 도자 타일 2800여 개가 섬세하게 건물을 메웠다. ‘무제’를 올려다보며 개방된 길을 따라 박물관 안길로 들어서면 커다란 운동장을 따라 ‘니은’자로 세워진 옛 풍문여고의 흔적을 만난다. 7개의 건축물은 흥미롭게도 저마다 모양이 다르다. 

싱크탱크 플랫폼을 염두하고 지어진 안내동은 ‘윤보선 길의 아이콘’이다.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싱크탱크 플랫폼을 염두하고 지어진 안내동은 ‘윤보선 길의 아이콘’이다.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유리로 지어진 안내동은 사실 싱크탱크 플랫폼을 염두하고 지어졌다. 작고 소박한 창작소라는 의미의 ‘크래프트 헛(CRAFT HUT)’으로 명명한 ‘공예 파빌리온’으로, “24시간 열린 밝은 공방처럼 누구나 와서 창작을 하는 공간”으로 상상했다고 한다. 윤보선 길의 아이콘과 같은 건물이다.

“유럽의 궁궐에 온 것 같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 전시1동은 풍문여고의 메인 얼굴이었다. 건물의 외벽부터 기존의 박물관과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많은 박물관 건물은 회색 빛깔의 화강석으로 지어진 반면, 이곳은 아프리카산 대리석을 공수했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가장 ‘혁신’에 가까운 설계는 어린이박물관이다. 기존 십자 형태의 건물은 동그란 원형의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전시2동(왼쪽)과 어린이박물관(오른쪽)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가장 ‘혁신’에 가까운 설계는 어린이박물관이다. 기존 십자 형태의 건물은 동그란 원형의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전시2동(왼쪽)과 어린이박물관(오른쪽)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전시2동은 서울공예박물관 대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했다. 건물의 입구를 뚫어 400년 된 은행나무를 앞에 두고 박물관 전체를 내려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여기에 옛 건물 그대로 둔 관리동과 “북촌의 한옥 문화 유산을 보여준” 공예별당(한옥) 건물이 더해졌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가장 ‘혁신’에 가까운 설계는 어린이박물관이다. 기존 십자 형태의 건물은 동그란 원형의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건물의 외관은 ‘하나의 공예품’이다. 송 교수는 “안내동이 윤보선길의 아이콘이라면 어린이박물관은 감고당길의 아이콘”이라고 했다. 어린이박물관을 짓기 위해 디자인부터 재료까지 신중하게 결정했다. 건축의 재료가 된 것은 스페인에서 공수한 테라코타다. 송 교수는 “현대건축에선 보통 가벼운 소재를 쓰지만, 박물관의 부지가 가진 역사적 무게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무거운 재료를 사용했다”며 “반짝이는 메탈 소재는 아니었고 목재라는 대안이 있었지만 공공 건축물의 시공, 관리의 특성상 테라코타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형태적으로는 실을 감는 ‘얼레’를 형상화했다. 속이 빈 테라코타 관이 둥그렇게 말려 독특한 외관을 보여준다. 외관 자체엔 “공예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담았다. 흙으로 구운 ‘자연의 재료’인 “테라코타의 혁신성으로 공예 과정과 건축을 접목”했다.

 

전시2동에 설치된 김익영 ‘오각의 합주’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전시2동에 설치된 김익영 ‘오각의 합주’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박물관은 ‘모든 것이 공예’라는 생각으로 설계됐다. 건축의 모든 요소에 ‘공예’를 담았다. “북촌의 장인정신, 인사동에 남은 공예의 흔적, 역사 안에서 공예를 다룬 장인들의 삶이 녹은 공간”으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공예의 과정을 건축으로 드러내는 방식은 박물관의 본질을 살리면서도 설계의 의도까지 담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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