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화백의 개인전 ‘Bodyscape(바디스케이프)’가 오는 10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작가가 1970~80년대 발표한 실험적 퍼포먼스(공연)와 기록 사진, 나무와 흙과 같은 자연 재료를 활용한 오브제 작품에 주목한 2016년 ‘이벤트-로지컬’전에 이어 갤러리현대에서 개최하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건용 작가가 퍼포먼스를 재현하고 있다
그는 1976년 서울 출판문화회관에서 '신체의 풍경'을 처음 발표한 후 45년간 이 작업을 이어왔다. 화면 뒤에서 팔을 뻗어 선을 그리는 '신체의 풍경 76-1' 연작, 캔버스를 등진 채 선을 그리는 '신체의 풍경 76-2' 등을 두고 "저것도 예술인가"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묵묵하게 그의 흔적을 남겨왔다. 그러나 2018년 세계 유명 화랑인 페이스 갤러리 베이징점 개인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화면 옆에서 붓을 들고 팔 길이만큼 휘저어 선을 그려 하트 모양을 이룬 '신체의 풍경 76-3' 연작이 경매에서 1억원을 훌쩍 넘기고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신작 회화 34점도 전시 시작 전에 이미 완판됐다.
이건용 개인전 '바디스케이프' 전시 전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이건용(79)은 화면을 등진 채 사방으로 선을 그어 신체 부분만 여백으로 남는 작품 앞에 서 있다. 그의 팔이 움직인 만큼 물감 흔적이 남아 완성되는 '신체의 풍경(Bodyscape) 76-2' 연작이다.
작가는 "45년 만에 이제야 확실히 알려진 것 같다"며 "8년 전에만 해도 작품이 안 팔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를 3년간 괴롭힌 끝에 2016년 여기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고 말했다.
`신체의 풍경 76-3` 연작은 이 작가가 화면 옆에서 팔을 휘저어 하트 모양을 그린 작품.
작품이 외면받을 때도 그는 "화면 뒤에서 혹은 화면을 등지고 그린 사람은 세계 회화사에서 나밖에 없다"고 자신하면서 살았다. 다양한 색채 하트를 모은 '신체의 풍경 76-3' 연작 12점 앞에서는 "내 소원이 큰 뮤지엄에 100호 하트 100점을 거는 것이다. 앤디 워홀(미국 팝아트 거장)이 보면 울고 갈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80세를 '여덟 살'로 표현하는 작가는 "아직 여덟 살이니까 열두 살(120세)까지는 선을 그을 수 있다"고 했다.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작업에 전념하는 그가 택배 상자에 그린 드로잉 20여 점은 두가헌 갤러리에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