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랑’ ㅎㅎ, 대놓고 상업이래. ㅋㅋㅋ” 부스에 걸린 간판을 본 사람들 대부분 이런 대화를 나누며 웃으며 지나갔다. 지난 9월, ‘상업화랑’이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에 참가한 것도 작명 덕인지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해방 전에 지어졌다는 을지로 3가의 낡은 건물 4층에 올해 1월부터 ‘상업화랑’이란 상호로 전시장 문을 열었다. 그간의 전시가 상업적이진 못하였지만 아무튼 상업의 최전선에 첫발을 디딘 것은 분명하다.
전시장을 만들면서 ‘상업화랑’이란 명칭을 선택한 것에는 몇 가지 계기와 이유가 있었다. “상업화랑에서 나 만날 일이 없는데?” 몇 년 전 평생을 실험 미술에 투신하신 이승택 선생과의 첫 대면에서 받은 인사말이다. 선생께서도 화랑에서 찾아가니 무슨 일인가 싶으셨지만, 그렇게 팔십 평생에 처음 상업화랑의 전시를 하시고 이제는 해외 유명미술관과 소장가들에게 호평받으며 수많은 전시의뢰가 이루어지고 있다. 뒤늦은 감도 있지만 평생을 기인 취급받으시며 작업하신 그 많은 작품이 이제라도 재평가를 받으니 상업화랑의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상업이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지만 화랑이 아닌 “상업화랑”으로 포털 창에 검색해 보면 상업화랑과 연관된 뉴스는 주로 부정적 시선의 기사가 대부분을 이룬다. 사실 화랑은 작품을 매매해서 운영하는 영리사업이기에 굳이 상업이라 안 해도 당연히 상업인 것이다. 반면 대안공간이나 미술관은 굳이 비영리라는 수식을 붙이지 않지만 화랑은 주홍글씨 같은 “상업”을 고유명사로 지칭한다. 하지만 한국의 화랑들을 진정한 “상업화랑”으로 몰아세울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런데도 한국의 화랑들이 “상업화랑”으로 분명한 자리매김이 되어야 건실한 한국미술의 구조를 만들게 될 것이다.
‘상업화랑’을 찾아오신 분들이 맨 처음 던지는 궁금함은 화랑 이름에 대한 것이다. 전시 보러 오시느라 돈 벌 시간과 기회를 놓치셨죠? 하지만 여기서 더 큰 만족을 채우셨다면 우리가 정말 상업적이지 않으냐고 답해드린다. 작가분들께는 더 직설적으로 대답한다. 만드시는 작품 다 팔리십니까? 안 팔리는 작품은 왜 만드십니까? 속은 쓰리지만 순간 이제 알겠다는 표정에 마침표를 드린다. 전시장을 운영하는데 돈은 들지만 무슨 보상 같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사실 작품 판매도 못 하고 관람객도 많지 않은 이곳에서 전시를 해주시는 작가분들께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다. 그런 생각에서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교통이나마 편리한 을지로를 전시장소로 운영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오지는 않지만 정말 전시 보고 싶은 분들이 오셨으면 그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