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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사랑한 빛과 색채의 작가, 유영국 작고 20주기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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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원색과 기하학적 구성으로 표현된 자연의 본질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서울 삼청동에 자리한 국제갤러리[사진=권미나 기자]
서울 삼청동에 자리한 국제갤러리[사진=권미나 기자]
국제갤러리 'Colors of Yoo Youngkuk' K2 전시관, 유영국(1916-2002)'Work' 1967 Oil on canvas 162x130cm[사진=권미나 기자]
국제갤러리 'Colors of Yoo Youngkuk' K2 전시관, 유영국(1916-2002)'Work' 1967 Oil on canvas 162x130cm[사진=권미나 기자]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유영국의 작고 20주기 기념전 'Colors of Yoo Youngkuk'이 국제갤러리 K1,K2,K3 전관에서 진행 중이다.

유영국의 작품 세계 전반을 담은 이번 전시는 시기별 대표 회화작품 68점과 드로잉 21점, 추상 작업의 일환이었던 1942년 사진 작품 및 작가의 활동 기록을 담은 아카이브 등으로 구성됐다.

1916년 경상북도 울진에서 태어난 유영국은 일본 도쿄 문화학원에 입학한 후 처음 추상미술을 접하게 되었고 일제 당국의 전위미술 탄압 행위가 시작되면서 오리엔탈 사진학교에서 공부하며 점, 선, 면, 형, 색 등 기본 조형 요소를 중심으로 자연추상이라는 세계관을 구축했다.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었던 1943년 고향인 울진으로 돌아와 해방과 한국 전쟁 기간 동안 선주로, 양조장 경영인으로 생활하며 가족을 부양했다. 이 시기에도 틈틈이 작품 활동을 하며 모던아트협회, 현대작가초대전, 신상회 등 한국의 가장 전위적인 미술단체를 이끌었다.

1963년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김환기 등과 함께 참여한 후 1964년 모든 미술단체 활동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같은 해에 첫 개인전을 개최한 후 2022년 타계할 때까지 개인 작업 활동에 몰두했다.

“산에는 뭐든지 있다.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단면, 다채로운 색...”-유영국

산과 자연을 주제로 기하학적 구도와 절제된 조형의 미학을 보여주는 유영국의 작품들은 실제 자연의 모습보다 더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자연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갤러리 K1 앞쪽 전시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사진=권미나 기자]
국제갤러리 K1 앞쪽 전시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사진=권미나 기자]

K1 앞 쪽 전시관에는 유영국의 색채 실험과 간결한 조형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대표작들이 전시됐다.

국제갤러리 K1 안쪽 전시관에 소개된 작가의 초기작품들[사진=권미나 기자]
국제갤러리 K1 안쪽 전시관에 소개된 작가의 초기작품들[사진=권미나 기자]

K1 안쪽에 위치한 전시관은 작가 고유의 색채와 추상구도를 구축하기 시작한 1950년대 및 60년대 초중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시기의 작품들은 산, 언덕, 노을 등의 자연 형태를 단순화하고, 색채를 절묘하게 사용하면서 작품 표면의 재질감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국제갤러리 K2 전시관 입구[사진=권미나 기자]
국제갤러리 K2 전시관 입구[사진=권미나 기자]

K2 1층 전시관에는 완숙기에 접어든 조형 요소들과 색채 및 구도의 완급 조절을 통해 원초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1970년대에서 90년대까지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제갤러리 K2 1층 전시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사진=권미나 기자]
국제갤러리 K2 1층 전시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사진=권미나 기자]

작가는 60세까지 기초 공부를 하고 이후에는 자연으로 더 부드럽게 돌아가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 무렵 심장박동기를 달면서 병고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시기에도 산과 나무, 호수와 바다, 지평선과 수평선처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의 평화롭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표현한 작품들이 끊임없이 제작되었는데 이 시기의 작품들을 K2 2층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제갤러리 K3 전시관 설치전경[사진=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K3 전시관 설치전경[사진=국제갤러리]

K3 전시관에는 기하학적 추상과 조형 실험이 절정에 달했던 1960년대 중후반 및 70년대 초기작이 전시되어 있다. 첫 개인전 이후 작가는 어떠한 단체의 활동도 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마치 노동을 하듯 작품 제작에만 몰두했다. 형태는 비정형적인 것에서 기하학적인 것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색채 또한 노랑, 빨강, 파랑을 기반으로 하면서 작가 특유의 초록, 파랑, 군청 등 색채의 다양한 변주를 볼 수 있다.

친구와 함께 전시관을 찾은 이지현씨(31세)는 “지난 5월,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서 유영국 작가의 작품을 봤다" 며 " 그 이후로 작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시기별로 다양한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유영국 작가의 프로필 이미지[사진=국제갤러리]
1970년대 유영국 작가의 프로필 이미지[사진=국제갤러리]

“산속에 들어가 산을 못 보고 내려오듯이, 산속에 들어서면 산을 그릴 수 없다. 산을 내려와서야 비로소 원거리의 산이 보이듯이, 멀리서 바라봐야만 산을 그릴 수 있다. 결국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유영국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8월 21일까지 볼 수 있다.

한편 유영국 기념 전시는 방탄소년단의 RM이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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