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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

구글 선호 매체로 추가

미술관의 다채로운 현대미술 소장품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 선사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2전시실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2전시실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이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 – FROM THE APMA COLLECTION》이 오는 8월 22일 폐막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역동적인 현대미술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예술의 여정에 동참하고,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예술 향유의 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 

《APMA, CHAPTER THREE》는 2021년에 개최하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첫 전시로, 다채로운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대표하는 소장품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2019년 2월 첫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ONE》과 2020년 7월 고미술을 다룬 《APMA, CHAPTER TWO》에 이은 세 번째 소장품 특별전이었다. 이전 두 전시에서는 1979년 태평양박물관 개관 이후 역사를 함께한 소장품을 소개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현대미술 소장품을 중심으로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국내외 작가 40여 명이 참가한 특별전에서는 총 7개 전시실에서 회화, 설치, 조각, 미디어,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였다. 1960년대 개념미술부터 2020년 제작된 작품들까지 포괄하는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의 역사와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문필 학예팀장은 “이번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에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며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소장품을 통해 동시대 작가들의 신선한 시도를 몸소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본지는 서울시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전시된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미술 애호가들을 위해 좀더 자세히 소개 한다.

■ 전시실 구성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1전시실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1전시실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1 전시실 벽면에는 각기 다른 서사를 담은 대형 회화를 전시하고 중앙에 현대 목공예 작품을 배치하여 조화를 모색했다. 회화 작품 중 스털링 루비(Sterling Ruby)의 <창문. 솜사탕.(WIDW. FAIRY FLOSS.)>을 주목할 만하다. 높이 3.3미터, 폭 2.5미터에 이르는 화면에 물감과 판지, 천 등의 재료가 결합된 콜라주의 색과 질감에서 나오는 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제니퍼 바틀렛(Jennifer Bartlett)의 <보라색 통로(Purple Corridor)>도 만나볼 수 있는데, 작가의 대표적 작업인 에나멜 격자 회화에 대화형 이야기가 삽입되어 있다. 전시실 중앙에는 2017년 로에베 공예상(Loewe Craft Prize)을 수상한 에른스트 갬펄(Ernst Gamperl)의 목공예를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나무들은 관람 위치에 따라 그 형태가 극적으로 달라지는데, 수십 점의 작품은 각기 다른 자연의 힘을 간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2전시실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2전시실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2 전시실에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의 현대 미술가 두 명을 소개한다. 먼저, 화려함 뒤에 인간의 절망과 한계를 안고 있는 이불 작가의 조각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작가의 초기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사이보그 W7(Cyborg W7)>과 독일 건축가 브루노 타우트(Bruno Taut)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스턴바우 No. 29(Sternbau No. 29)> 등을 나란히 전시하여 작품세계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실 안쪽에는 최우람의 <울티마 머드폭스(Ultima Mudfox)>가 자리한다. 앙상한 뼈와 머리만 남은 모습에 날개가 출렁이는 이 작품은, 정교한 키네틱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의 첫 기계 생명체 작품이다.

또 3 전시실에서는 미니멀리스트 조각가 프레드 샌드백(Fred Sandback)의 설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아크릴 실을 설치하여, 작품을 관람하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선과 가상의 면을 넘나드는 기하학적인 조각을 만들어낸다.

이어 4 전시실에서는 현대미술사의 주요 전환점들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작품들과 함께 다수의 현대미술 작가들의 실험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먼저, 미국 미니멀아트의 선구자인 도널드 저드(Donald Judd)의 설치 작품 <무제(Untitled)>와 개념미술가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의 네온 작품 <다섯 개의 다섯 개(도널드 저드에게) Five Fives (to Donald Judd)>를 만날 수 있다. 코수스는 저드가 포스트 모더니즘 미술과 자신의 작품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저드의 작품 철학을 단어들로 표현하고자 시도한 것으로, 두 작품이 마주 보게 전시하여 작가 간의 대화를 형성하였다. 로셸 파인스타인(Rochelle Feinstein)의 텍스트를 접목한 추상 회화 작품 <러브 바이브(Love Vibe)>뿐만 아니라, 얀 보(Danh Vo)와 양혜규와 같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직사각형의 공간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공간 구성은 작품들의 특성을 극대화하여 체감할 수 있게 한다.

5 전시실에는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의 3채널 영상 설치 <쾅!(KABOOM!)>을 공개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무기와 물자 운반을 위해 식민지에서 강제 징용되었던 수백만 아프리카인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2018년 런던 테이트모던(Tate Modern)에서 첫 선보여 널리 호평 받은 대규모 퍼포먼스 <머리와 짐(The Head and the Load)>의 축소판으로 제작되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6전시실 전경(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HREE》6전시실 전경(사진=아모레퍼시픽)

6 전시실에는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아담 펜들턴(Adam Pendleton), 메리 코스(Mary Corse), 그리고 피타 코인(Petah Coyne)의 작품을 포함한 대형 회화, 설치, 조각을 전시한다. 관람객의 동선과 시야에 개입을 최소화해 대형 작품들을 거리감 있게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 아담 펜들턴의 <나의 구성요소들(These Elements of Me)>은 작가의 연작 중 규모가 가장 큰 작품으로, 전시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다. 흑백으로 실크스크린된 이 작품은 아프리카 조각과 마스크 이미지, 작가가 직접 쓰거나 차용한 글귀, 기하학적 도형들이 중첩되며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메리 코스의 <무제(내면의 흰색 띠들) Untitled (White Multiple Inner Band)>은 2018년 뉴욕 휘트니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과 2019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개최된 회고전에 출품되었던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한쪽에는 피타 코인의 조각이 아름다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작품의 유기체적인 형태와 왁스로 이루어진 독특한 표면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7 전시실은 지난 1월 작고한 김창열 화백을 기리고자 특별히 마련된 공간이다. 그의 작품 철학이 응집된 <회귀(Recurrence)> 연작 한 작품과 더불어 육명심 작가가 촬영한 생전의 모습을 함께 전시한다.

 

■주요 작품 및 작품 설명

스털링 루비(Sterling Ruby), 창문. 솜사탕.(WIDW. FAIRY FLOSS.), 2019, 캔버스에 아크릴릭, 유채, 판지, 표백한 천, 고무밴드, 320.7 x 250.1 x 8.3 cm 
스털링 루비(Sterling Ruby), 창문. 솜사탕.(WIDW. FAIRY FLOSS.), 2019, 캔버스에 아크릴릭, 유채, 판지, 표백한 천, 고무밴드, 320.7 x 250.1 x 8.3 cm 

미국 현대미술가 스털링 루비(1972-)는 회화, 조각, 콜라주, 비디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 한다. 작가가 ‘부정한 결합’이라 칭하는 콜라주 작업은 보통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한 데 모아 상반되는 형태 또는 개념을 결합한다.
이 작품은 콜라주가 혼용된 회화로 ‘윈도우(Window)’의 줄임말인 연작 중 하나이다. 검은색 액자와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검은색 판지 조각 띠가 커다란 창문을 만든다. 양쪽에는 분홍, 하늘, 초록색 물감이 불규칙하게 덧칠되어 독특한 텍스쳐를 만들고, 작가 작업실에서 나온 폐기물 파편들이 더해졌다. 어지럽게 남겨진 발자국과 표백된 천의 에너지 넘치는 흔적에서 작가의 열광적인 움직임이 느껴진다. 이러한 혼란은 특유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재료와 기법에 대한 작가의 끊임없는 실험의 연장이자, 그가 현시대를 생각했을 때 떠올려지는 창문의 모습이다.

 

아담 펜들턴(Adam Pendleton), 나의 구성요소들(These Elements of Me), 2019, 마일라 필름에 실크스크린, 각 96.5 cm × 73.7 cm, 총 552.0 x 798.8 cm
아담 펜들턴(Adam Pendleton), 나의 구성요소들(These Elements of Me), 2019, 마일라 필름에 실크스크린, 각 96.5 cm × 73.7 cm, 총 552.0 x 798.8 cm

아담 펜들턴(1984-)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회화, 조각, 글,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개념적인 작업을 한다. 특히 흑인으로서의 정체성(blackness)과 추상, 아방가르드에 관한 “블랙 다다(Black Dada)” 작업으로 미술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은 작가의 콜라주 작업을 투명한 필름 위에 실크스크린으로 옮긴 것이다. 역사적 사진,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책의 한 페이지, 아프리카 조각과 마스크 이미지 위에 작가가 직접 쓰거나 그린 글귀와 기하학적인 도형들을 겹쳐 배치하여 추상과 언어, 정체성을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본래 46점으로 구성되어 동일 시리즈 중 최대 규모의 대표작이며, 작가의 장소특정적 방식에 따라 이번 전시에는 총 45점이 설치되었다. 전시장 층고 5.7m를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설치 전경은 국내외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으로 장관을 연출한다.

 

메리 코스(Mary Corse), 무제(내면의 흰색 띠들) Untitled (White Multiple Inner Band), 2003, 캔버스에 유리 마이크로스피어가 혼합된 아크릴릭, 243.8 x 609.6 cm
메리 코스(Mary Corse), 무제(내면의 흰색 띠들) Untitled (White Multiple Inner Band), 2003, 캔버스에 유리 마이크로스피어가 혼합된 아크릴릭, 243.8 x 609.6 cm

미국 작가 메리 코스(1945-)는 1960년대 중반 ‘빛과 공간 미술운동’에 참여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고속도로의 차선이 빛에 반사되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는 미세한 유리 구슬을 아크릴 물감에 섞은 후 캔버스에 수직의 띠 형태로 채색을 하는 독특한 페인팅 기법을 확립하였다. 작품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회화의 표면에 굴절되며 미묘한 색과 질감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너비 6m 이상의 대작으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이다. 2018년부터 뉴욕 휘트니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LACMA)를 순회하였던 작가의 개인전 《Mary Corse: A Survey in Light》에 출품된 바 있다.

 

피타 코인(Petah Coyne), 무제 #1243(단어의 비밀스러운 삶) Untitled #1243 (The Secret Life of Words), 2007, 혼합매체, 233.7 × 95.3 × 109.2 cm 
피타 코인(Petah Coyne), 무제 #1243(단어의 비밀스러운 삶) Untitled #1243 (The Secret Life of Words), 2007, 혼합매체, 233.7 × 95.3 × 109.2 cm 

피타 코인(1953-)은 전통적인 조각의 재료에서 벗어나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왁스, 조화, 박제된 동물, 모발과 같은 재료를 조합한 새로운 형태의 조각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로 문학, 영화, 미술사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하는데,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이 작품은 <용서받지 못한(Unforgiven)> 시리즈 중 하나로, 1992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하고 출연한 서부극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The Unforgiven)>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왁스에 담근 조화와 나뭇가지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제작한 것으로 기쁨과 공포, 아름다움과 그로테스크함, 질서와 혼돈, 빛과 어둠, 부패와 재생과 같은 상반되는 가치들을 동시에 담고있다.

 

이불(Lee Bul), 스턴바우 No. 29(Sternbau No. 29), 2010, 혼합매체, 91.0 × 74.0 x 180.0 cm
이불(Lee Bul), 스턴바우 No. 29(Sternbau No. 29), 2010, 혼합매체, 91.0 × 74.0 x 180.0 cm

이불(1964-)은 20세기의 문화와 사회, 역사의식 등에 관한 철학적 탐구를 바탕으로 한 여러 장르의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의 작업은 설치, 조각, 퍼포먼스, 회화, 드로잉, 영상에 이르기까지 여러 매체로 시각화 되며, 문학, 근대 건축, 정치문화사에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작품의 내용과 형태를 구축한다. 이 작품은 작가가 2005년에 시작한 <나의 거대 서사> 연작의 일환이다. 제목에 쓰인 ‘스턴바우’는 ‘별자리’라는 뜻을 가진 동시에 바이마르 시대 독일 건축가인 브루노 타우트가 제안한 건축 구조를 나타낸다. 1919년 타우트는 논문 <알프스 건축>에서 무질서가 만연한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 줄 유리로 만들어진 도시를 제안하였는데, 그 논문에 수록된 드로잉과 글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하였다. 당시 타우트가 실현 불가능할 것이란 걸 알면서도 유토피아적 건축을 제안한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이야기와 연결시켰다.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 다섯 개의 색, 다섯 개의 형용사(Five Colors, Five Adjectives), 1965, 네온, 10.2 x 467.4 cm.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 다섯 개의 색, 다섯 개의 형용사(Five Colors, Five Adjectives), 1965, 네온, 10.2 x 467.4 cm.

조셉 코수스(1945-)는 미니멀리즘 이후 대두된 현대미술의 한 경향인 개념미술의 발전을 이끈 작가로 뉴욕과 런던을 오가며 활동한다.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철학에서 크게 영향을 받은 작가는 사물의 의미와 본질에 대한 접근을 위하여 언어나 문자 그 자체를 작품의 표현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전형적인 자기 지시적 작업으로, 제목 그대로 ‘형용사’라는 단어를 각기 다른 다섯 개의 언어, 다섯 가지의 색깔로 나타냈다. 작품이 말하는 바와 작품의 외형을 완벽히 통합하여 언어가 곧 작품의 내용이 된다. 또한 단어들을 맥락이나 매체로부터도 분리하여 그 외의 것들과의 연관성을 배제시켰다. 작가는 언어와 이를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작품의 미적 형태가 아닌 의미와 개념에 집중하였다.

 

로셸 파인스타인(Rochelle Feinstein), 러브 바이브(Love Vibe), 1999-2014, 캔버스에 유채, 각 188.0 x 188.0 cm
로셸 파인스타인(Rochelle Feinstein), 러브 바이브(Love Vibe), 1999-2014, 캔버스에 유채, 각 188.0 x 188.0 cm

로셸 파인스타인(1947-)은 글자를 접목한 추상 회화를 통해 개인과 사회적 주제에 접근하며 일상 속 관습적인 언어의 사용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 작품은 여섯 개의 캔버스에 “Love Your Work”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쓰여있다. 가상의 주어와 문장 부호, 또는 문구를 분리시키는 지점에 따라 “작품 너무 좋아요”라는 과장된 감탄이 될 수도 있고, “당신의 일을 사랑하라”라는 의미심장한 훈계가 될 수도 있으며, 개별 단어로 이해될 수도 있다. 미술에 있어 ‘취향’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거울에 비친 듯 글자의 좌우가 반전되어 판독에 집중과 시간을 요구하며 그 의미를 보다 깊이 고민해보게 한다.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쾅!(KABOOM!), 2018, 3채널 HD 영상, 혼합매체, 18분 37초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쾅!(KABOOM!), 2018, 3채널 HD 영상, 혼합매체, 18분 37초

윌리엄 켄트리지(1955-)는 드로잉, 판화, 퍼포먼스, 오페라 연출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작가이다. 목탄 드로잉을 수정해 나가며 스톱모션 기법으로 촬영한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식민주의 역사와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정책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미친 사회적 영향을 중심적으로 다룬다. 이 작품은 2018년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에서 첫 선보인 대규모 퍼포먼스 <머리와 짐(The Head & The Load)>의 축소판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운반인으로 강제 징용되었던 200만명에 달하는 아프리카인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긴장감 있는 음악을 배경으로 목탄 드로잉 애니메이션, 텍스트, 그림자 놀이, 연기자와 댄서들의 모습 등이 결합된 영상이 극적인 무대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식민주의와 전쟁이 낳은 아프리카인들의 희생과 죽음을 인식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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