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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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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그 기억을 구성하기 위해 수반되는 직·간접적인 경험은 시간과 공간에 속박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신체적 속박을 벗어나는 인간의 사유체계는 놀랍도록 복잡하고 정교하지만, 망각이라는 구멍 또한 존재한다. 망각은 상황에 따라서 축복일 수도, 어쩌면 저주일 수도 있겠지만, 기억이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는 조건을 부여한다. 시안미술관의 하반기 특별기획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잊고 지냈던 혹은 잃어버렸던 망각의 구멍 속에서 기억을 끄집어내 감각이라는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고 그 깊이를 더욱 넓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사건과 경험들을 아카이브하고자 기획되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오마주한 전시이다. 프루스트는 산업혁명과 세계대전이라는 커다란 사건을 겪으며 세계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세대로 1913년에 처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프루스트가 겪었던 격동적 사회와 오늘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된 사회는 필연적으로 오버랩 된다. 산업혁명과 전쟁 등으로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변화한 것과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변화한 것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변화는 전통(과거)의 상실을 의미하는데, 프루스트가 소설로써 이야기하는 상실과 우리가 상실하고 있는 무엇은 아마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소설에서 프루스트는 이러한 상실을 공감각적 기억을 통해 극복하고자 한다. 특히 예술이라는 요소를 적극 활용하여 우리 삶에 있어서 중요한 지점을 이야기한다. 시안미술관의 전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또한 이러한 프루스트의 맥락을 차용하여 예술을 통해 공감각적 기억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자 시도한다. 전시에 초대된 4명의 작가들은 전통적인 예술형식(회화, 조각)으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4명의 작가를 초대한 이유는 시안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공간적 ‘과거성’과 작가들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형식적 ‘과거성’을 하나로 묶어 시각적인 향수를 자극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전시에서 드러나는 과거성은 관객의 지나간 시간 속으로 침투하여 공감각적 기억을 이끌어내어 관객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글. 박천(시안미술관 큐레이터)

<편집자 주 : 본 미술 평론은 독자들의 작품 이해도를 높이고 미술 정보 전달을 위한 비상업적인 목적입니다. 저작권은 평론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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