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탐포니(Alessandro Tamponi)는 작품 속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소통의 방법을 제안하는 작가이다. 그는 건축을 전공하며 새로운 공간에 대한 감정과 세밀한 내면의 세계를 탐구하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채집한 다양한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이번 BGN gallery 전시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여는 첫 전시로써, 알렉산드로 탐포니가 생활하고 있는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일상을 중심으로 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탈리아 본토 서쪽에 위치한 섬 사르데냐는 고대로부터 거주하는 부족이 많았으며 누게라 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현재 160여만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어를 공용으로 사용하지만 고유의 사르데냐어가 있다. 지역에 따라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는 곳이다. 사르데냐 지역은 다양한 시대의 식민과 지배에 있다가 18세기에 이탈리아의 영토로 편입되었다. 이 때문에 사르데냐 지역은 이탈리아 문화의 성격과는 다른 특유의 문화를 지니고 있다.
에드워드 렐프(Edward Relph)는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장소에 정서를 입히고 독특한 정서를 부여하는 것은 개성 · 감정 · 기억 · 의도를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조합하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한다. 이는 알레산드로 탐포니가 익숙한 장소인 사르데냐의 다양한 시간적 층위를 의미 가득한 환경으로 이해하여, 그의 지각과 경험을 의미화 과정을 거쳐 화면에 담아내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알레산드로 탐포니의 작품 속 인물들은 특유의 시선을 지니고 있다. 특히 얼굴에 비해 크게 그려진 눈은 마치 노려보는 듯 하지만 살펴보면 그 안에 순수함을 담고 있다. 또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과 과감한 면의 활용이 돋보인다. 작품에 보이는 두툼한 아웃라인들은 명확한 형태를 구분하는 것과 동시에 각각의 색이 가지고 있는 감정의 조화로움과 대조됨을 규정하고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색의 자유로운 사용과 과감한 형태표현은 그와 함께 오랜 세월을 생활해 온 사르데냐 사람들의 자유로운 삶과 지역의 독창적인 모습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르데냐의 일상과 더불어 작가 알레산드로 탐포니가 바라본 한국의 모습을 그린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작품 <11:00 AM>은 오전 11시에 횡단보도 앞에서 본 남대문 시장의 모습을 탐포니 특유의 해석인 ‘인간의 의도가 담긴 산물‘ 로서의 장소를 은유한다. 또 작품<Paradise>는 옥상 정원을 나만의 파라다이스로 바라보며 우리에게 그저 일상인 모습을 작가의 시각으로 재창조하여 천진하고도 새롭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얼굴의 대부분은 마스크로 가려져 있지만 우리의 눈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내 작품 속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소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간 한국 사람들과의 만남이 수차례 있었지만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소통하는 이번 전시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도 무심코 지나쳤던 삶의 공간에 대한 의미와 가치 그리고 사람을 향하는 시선의 따스함을 느끼고 보았으면 한다. 더불어 알렉산드로 탐포니의 결과물을 통해 신산한 오늘, 이곳에 치유의 에너지를 전해주는 기쁨이 되기를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