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확인하며 되뇌는 모습이 최근 내가 알고 있는 최금숙 작가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본인이 추구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설레고 신나며 한편으론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녀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일 것이다. 막상 시작하려니 막막하기도 할 것이다. 그림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나 역시도 오랫동안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림에 무슨 정도가 있기 만무하련만, 그래도 정신적 자유와 인고의 시간을 충분히 겪어낼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최금숙의 그림 속에는 자신의 기억을 끄집어내려는 흔적들이 보인다. 오래된 일상의 일기장을 뒤적이면서 마음의 상처에 항생제를 바르고 있다. 그 연고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겹겹이 시간의 무게를 쌓아가면서 치유되지 않을까 기다려 본다.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필수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작가와 대화 속에서 엿보이는 과거의 흔적들이 다소 통속적이고 일반적이어도 그 무게의 측량을 어림잡아 헤아려 본다. 살아오면서 안고 가는 수많은 개인사 중에서 유독 가슴 아픈 사연만 각인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빨래 그림’의 시작을 이야기하면서 자식들에게 헌신하지 못한 어미의 통한을 토해냈다. 나는 최금숙의 지나간 아픈 일상들이 캔버스에 승화되어 펼쳐졌음을 볼 수 있었다.
“좋은 그림, 더 인정받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솔직해야 한다고 말하려 한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면 남의 삶에 개입하거나 다른 작품들에 좌우되기를 반복한다. 어쩌면 남들에게 어설프게 보이기 두려워 가면의 모습으로 보여지길 바랄 수도 있다. 그 결정이나 자신감은 최금숙의 몫이다. 나는 격려하고 싶어진다. 앞으로 더욱 인정받는 최금숙 작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글. 이근범 (작가, 교수, 홍익대 미술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