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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곤충의 탄생과 소멸을 통한 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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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넘어 Beyond silence - 김미진展

사진=포스터
사진=포스터

작가 김미진은 일찍이 곤충을 테마로 작품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이번 작업도 곤충을 다양한 시각과 조형으로 일관된 작품을 보여준다.

인간 본연의 모습을 의심케 하는 문명의 방해물들이 진정한 인간성 상실을 가져오고 있지만 그 반대 선상엔 곤충을 통한 자연주의에 대한 애착 이입이 인간성 회복에 주목한다. 하찮은 곤충이라는 미물조차 귀한 생명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과 시선이 곤충이라는 하나의 기호를 통해 해석되어 곤충은 작가의 또 다른 분신이며 애정의 기표로 작용한다.

곤충을 도자로 제작하여 설치작품을 보여주는가 하면, 곤충 형태를 다양한 변주로 환원하여 장소와 조화된 설치작업을 주로 시도하였다. 곤충의 모양과 채색 및 세부 요소들은 작가의 생명에 대한 유연한 탐구정신을 담아서 곤충의 형상과 채색에서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몽환적인 느낌으로 변주 시킨다.

자연과 곤충을 생태적 시각으로 만들고 제작하고 그리는 작업이 세세하게 때로는 변형되어 생태의 의미를 다양한 시각과 풍부한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특히 평소 틈틈이 제작한 곤충 에스키스 그림의 매력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환되어 희화화된 곤충의 특징을 극대화하여 그림 속을 차지하는 대상들의 기묘한 표정이 보여주는 묘한 페이소스를 유발한다.

본래 곤충은 가장 원초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태초부터 변이를 거듭하여 자연의 시작과 끝, 유한과 무한 같은 순환성을 나타내는 상징체로 작용한다.

이와 같이 김미진은 곤충들을 반복적으로 만들고 그리는 행위를 시작으로 상상력을 극대화 시켜 본인이 꿈꾸는 유토피아를 완성해 나간다. 작품 [침묵 넘어]는 정해진 구획을 구분하고 다양한 색채의 향연이 펼쳐진다. 색들은 조화롭게 어우러져 빛을 유발하고 화면 속에서 구체적인 이미지에 주목하기 보다는 그 안에서 보여 지는 디테일에 관심을 가진다.

자세히 보면 시공을 초월하여 흐릿하게 남아있는 곤충과 나뭇잎과 같은 자연물의 잔상이 뒤섞인다. 종이와 채색이 일체를 이룬 나머지 마치 종이 자체에서 배어난 것 같은 색 층과 색감이 혼연일체를 이루어 추상적이면서 사실이 혼재한 즉물적인 형상을 자연에서 취득하여 자연현상을 감각적으로 추체험하고 자기 경험으로 녹아낸다. 나무와 가지, 이파리와 꽃잎들이 추상적이면서 구체성이 동시에 뫼비우스 띠처럼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고 그것들의 숱한 교차와 중첩이 반복된다.

작품 [나비효과]는 펜과 잉크 종이만을 재료로 사용한 드로잉이다. 무의식적인 자동기술법인 오토마티즘 드로잉으로 심리적인 내면의 감정들과 연계된 연민과 공감을 이끌어 내는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에게 가장 기본적인 드로잉에 의한 작품 제작은 여러 이미지가 어떻게 이 세상에 존재한적 없는 구도 속에서 섭생할 것인지 관계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순발력 있게 구획되는 구도는 세상에 존재해 온 이미지들 사이에 틈을 만들고 그 사이를 유영하는 일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종이 위에 무수히 긁어댄 선들과 작가의 행위는 어쩌면 이시대의 고립되고 소외된 현상에 대한 탐구와 나라는 존재성에 관한 시선과 그 사이를 배회하듯 부유하는 고뇌의 실체를 들여다보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사물의 공존과 유기적 상호성과 복잡하게 얽혀있으면서도 혼란스럽지 않고 다채롭지만 산만하지 않으며 자연과 생명의 대변자로 [나비효과]를 완성해 나간다고나할까.

잔잔한 파문이 넓게 퍼져나가 영향을 끼치는 나비효과처럼 자연의 내재된 의미를 통해 존재의 근원적인 것과 변하는 것 사이에서 드러나는 여러 심상들의 교집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곤충은 그것을 대리하는 상징적인 기호이자 인간의 본원적 감정을 대변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형상에 탐닉하는 것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진 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한 생명의 신비와 마주하는 일이다.

인간과 자연은 한 생명체이며 공생하는 관계로 자연의 세포조직이라고 볼 수 있는 곤충의 탄생과 소멸은 모든 생명의 순환과 관계가 있으며 인간 삶에 여러모로 관계한다. 김미진의 작업은 생명 인식에 근거하여 곤충의 탄생과 소멸을 통해 생명 순환의 윤회를 일깨우고자 나비효과의 지혜를 체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글. 김선태 미술평론가

김선태 미술평론가. 예원예술대학교 미술디자인학부 교수
김선태 미술평론가. 예원예술대학교 미술디자인학부 교수

 

 <편집자 주 : 본 미술 평론은 독자들의 작품 이해도를 높이고 미술 정보 전달을 위한 비상업적인 목적입니다. 저작권은 평론가에게 있습니다.>

 

 ▶ 김미진(Kim Mijin 金美眞)

   
  2018 파리 제 8대학 조형 예술 학과 박사 수료, 프랑스
2012 파리 제 8대학 조형 예술 학과 대학원 졸업, 프랑스
2008 DNSAP 파리 국립 고등 미술 학교, 프랑스

개인전
2021 《내 창가에 찾아온 친구-시절인연》 대전 소제동 아트벨트 마당집, 대전
2020 《사랑할 애》 기억의 집, 순천
2019 《나비효과》 hQ art ground, 울산
2019  《Prana-the breath of life》 북구예술창작소, 울산

그룹전
2021 《ECO-ART; 순천에서 100일》 1945 기억공장, 순천
2020 《어와 만세 백성들아, 여성 독립운동 김해》 김해 윤슬 미술관, 김해
2020 《Earth Matters–3》 Varija Art Gallery, DakshinaChitra, 첸나이, 인도
2019  《Island:섬[SUM]:합》 크레이아크 미술관, 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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