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을 먹는 백곰시리즈로 사랑받는 변대용 작가는 누구나 편히 관람할 수 있는 작업을 선보인다. 백곰 시리즈에서 아이스크림은 번잡한 현실 속 제공하는 휴식이 될 수도 있고 아이스크림을 찾아 헤메는 북극곰은 이루고 싶은 것을 갈망하고 일상의 표정을 담아낸 우리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작가의 작품은 백곰에게 위로와 위안의 음식이 되어 주는 아이스크림 처럼 우리의 삶 또한 꿈을 찾는 여정으로 바라볼 수 있다.
파스텔 톤의 동화같은 작품은 은유적으로 담긴 메시지를 전한다. 백곰 작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환경과 관련지어 작업을 했으나 수 년간 반복해 만들다보니 작가는 결국 인간이 처한 현실과 백곰의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백곰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내포한 메세지는 결국 '인간의 삶' 인 것이다.
변대용, 둘중하나, 2022 (이미지=작가 제공)
어린 시절부터 화가가 꿈이 었던 작가는 고등학교 때, 돌조각에 매료되어 조각을 시작해서 그 길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처음부터 백곰 시리즈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 인체를 단순화 시키는 작업으로 다양한 도전을 거쳐왔다. 백곰도 인체를 단순화 시키는 과정 중 발전된 풍선같은 형태에서 또 한 단계 발전한 결과물이다.
2006년 '갈증이 나다' 라는 전시를 통해 다양한 형태와 오브제를 이용한 전시를 선보였다. 그 동안 느껴오던 조각이라는 장르와 작가를 둘러싼 수 많은 갈증을 풀어내고자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하고 인체 등 여러가지 대상을 실험적으로 다루면서 작가는 그 중 백곰 작업에 흥미를 크게 느끼게 되었다. 조형의 요소 중, 양감은 조각적인 특성이 잘 들어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백곰은 그런 특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백곰 작업에서 파스텔 톤의 선택이 처음부터 쉽지 만은 않았다. 작가는 색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조각을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주로 단색이나 강렬하고 제한된 색상을 사용하였다. 혹여나 가벼운 색을 사용하면 작품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으로 쉽게 시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가지 색을 시도한 끝에, 파스텔톤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민트나 핑크와 같은 여린 색상이 하얀 백곰 옆에 있을 때 적적히 잘 스며들어 포근하게 느껴지고 힐링을 안겨주는 요소가 되었다. 거창한 작업이 아닌 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마음에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랐던 작가의 생각과 일맥상통하게 된 것이다.
변대용, 나의 곰, 2022(사진=작가 제공)
그의 작품은 마치 기성품 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을 활용한다. 흙으로 형태를 만들고 완성이 된 후 석고 틀을 찍어내고 석고틀에 원료를 발라 굳혀낸다. 여기서 부터 열심히 연마를 하고 색을 입혀 작업하면 된다. 그렇다고 말처럼 간단하고 쉬운 작업은 아니다. 백곰은 갈아내고 닦아내기를 반복해야하는 상당히 노동집약적인 과정을 거쳐야 매끈하고 사랑스러운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다. 면적이 커다란 백곰 작업을 주로 하는데 이러한 작업은 작가를 게을러지게 할 수가 없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전통적이고 평범한 조각의 과정이지만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누군가의 꿈으로 인도하는 비범하면서 사랑스러운 백곰이 완성 되는 것이다.
변대용, 달빛 산책, 2022(사진=작가 제공)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있어 부조는 조각과 회화를 모두 담을 수 있어 작가에게 특히 즐거움을 주는 작업이다. "어린 시절 부터 꿈꾸던 화가의 길은 회화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는지 부조에 시선을 돌리게 한다. 또한 작업실을 부산에서 김해로 옮기며 식물과 자연에 더욱 관심을 갖고 백곰과 식물이라고 하면 언발란스 할 수 있겠지만 얼음 식물로 표현해 자연을 담아 정겹게 다가가고자 한다."고 작가는 전했다.
변대용 작가는 2023년 대만에서의 개인전을 준비하고있다. 그동안 미국, 싱가포르, 홍콩, 일본, 서울, 부산, 김해에서 꾸준히 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캄보디아 국제 레지던시, 미얀마 뉴제로 아트 스페이스 등 레지던시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