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형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균형, 위기상황에 놓인 동물과의 관계성을 탐구하며 공생이라는 주제로 세상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Fishbowl'시리즈로 시작된 그의 작품은 물고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마치 당장이라도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다. 화면 가득 구성된 손과 물, 그 안의 물고기는 이 보다 더 안전한 곳은 없다는 듯 유유히 유영하며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남지형 작가의 'Fishbowl' 시리즈 (사진=작가제공)
물을 표현하고 있는 처리방식으로 에폭시의 사용은 생명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물의 질감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뭍에서 살 수 없는 여린 존재의 물고기에게 작가 자신을 동일시 하며 특별한 온기의 숨결을 불어넣는 과정인 것이다.
물고기를 표현하던 작은 숨결은 나아가 <공생-Symbiosis>시리즈를 통한 변화로 이어진다. 공생 시리즈 안에는 북극곰, 팬더, 뱅갈호랑이 등 소외된 동물을 등장시켜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교란과 기후변화, 밀렵 등 질서를 잃고 사라져가는 생명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맹수를 이렇게도 다정히 표현 할 수 있을까. 호랑이와 토끼, 곰과 사슴은 서로가 맞대고 기대누워 잔뜩 여유를 부린다. 서로를 끌어 안기도 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지긋이 화면 밖을 내다 보기도 하는데 이들의 관계는 더 이상 포식자와 피식자가 아니고 먹이 사슬의 위도 아래도 아니다. 자연세계의 약육강식이나 순환의 구조를 벗어나 물고기의 존재를 보듬어 주던 손과 같이 내면에 품고 있을 연약함을 서로가 보듬어 주고 있는 것이다.
작품 속 동물들은 섬세하고 정밀한 붓터치와 밝은 색채를 만나 한층 더 따스해졌다. 동물들은 비행기, 자동차를 함께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있거나 익숙한 듯한 자연의 풍경 속에서 노니는데 이와 같이 연출된 구성은 마치 영화의 한장면 같기도 하다.
물고기 작품에서 표현됐던 매끄럽고 반짝이는 에폭시는 살랑이는 나비, 춤을 추는 듯한 홍학에게 특별한 생명력을 선사하며 작품을 관람하는 또 다른 재미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공생 시리즈는 긍정과 희망을 상징하는 결실이자, 함께라서 행복한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