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두 번째 영어 곡 ‘버터(Butter)’가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7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세계가 놀란 이러한 결과는 BTS와 그 멤버들의 성과를 넘어 BTS를 기획하고 만들어 낸 소속사의 뛰어난 능력으로 조명되는 것이 콘텐츠 수용자들의 1차적 반응이지만, 우리 정부와 언론은 항상 그 결과를 ‘한국인의 저력’ 또는 ‘한류(韓流)의 성공적인 결과물’로 자랑하곤 한다.
그러한 조명이나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고민거리가 생긴다. BTS와 같은 성공적인 글로벌 콘텐츠를 ‘한류의 결과물’이라고 반드시 포장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며, 한국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데 꼭 ‘한류’를 붙여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BTS의 성공이 ‘한국인의 저력’임에는 틀림 없으나, ‘한류’에 편승한 자연스런 결과물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국내 아이돌 그룹의 국제적인 성공 이슈가 여기저기서 들려올 때마다 빠짐 없이 ‘한류’를 붙여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의 우수성’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콘텐츠 기획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BTS나 영화 ‘기생충’이 ‘한류’ 때문에 만들어진 당연한 결과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류’란 보통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 음악, 패션 등의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소비되는 문화적 현상을 말하는데, 넓은 의미로는 한국 문화 전체를 의미하지만, 한국 대중문화 또는 그 콘텐츠를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류에 우리의 전통문화를 맨 앞에 위치시키고 싶지만 대중문화에 비하면 신속한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실제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류’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위 ‘잘 나가는’ 대중문화 콘텐츠에만 집중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이미 성공한 대중문화에만 집중하는 것은 ‘뿌리’를 내리는 것이 아닌 ‘열매’를 맺는 것에만 집중하는 결과를 낳게되어 한류의 먼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Bennett 모형 이론’에 따르면 ‘문화적 감수성’이란 ‘문화적 차이에 반응하며 형성되는 인지적, 정서적 특성이나 행동 경향성의 복합적 측면’을 말하는데, 문화적 감수성이 세계화(Globalization)를 통한 국가간의 ‘상호 감수성’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정-반응-최소화-수용-적응-통합이라는 과정을 겪게 된다고 한다. 이 이론에 의하면, BTS는 수 많은 난관을 하나씩 극복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BTS의 주된 성공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한류’의 기운을 잘 받아서일까? BTS를 분석한 국내외 논문이나 학술지 또는 대중문화 평론에 언급된 두 가지 요인 중 하나는 BTS가 전하는 '메시지'고 또 하나는 팬덤 'ARMY'다.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ARMY’는 사실상 BTS에 대한 단순한 응원과 공동체 친교활동을 넘어 자체 조직의 자선 및 기부활동과 함께 ‘평화’ ‘평등’ ‘환경’ 등 시민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다. 그런 팬덤과 BTS의 관계는 수평적이면서도 초국적인 문화네트워크로 형성되어 특정 지역을 겨냥한 인위적 노력이 아닌 아티스트와 팬이 하나가 되는 일체감과 동지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이러한 팬덤은 ‘한류’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감수성의 상호 교류에 기인한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