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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매트릭스에서 마주친 ‘나’…예술·데이터 '춤추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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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철 53회 개인전 '꽃비정원'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 전시 AI 비전 기술로 관람객 예술적 몰입도 첫 입증 시도

심영철 작가가 거울 타일 구조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심영철]
심영철 작가가 거울 타일 구조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심영철]
Dancing Garden - Flower Rain(꽃비 정원) 포스터  
Dancing Garden - Flower Rain(꽃비 정원) 포스터  

정원(Garden)은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안식처이자, 잃어버린 낙원이다. 지난 40여 년간 ‘가든 시리즈’를 통해 흙과 쇠, 빛과 소리를 넘나들며 인간 실존의 성소를 축조해 온 심영철 작가가 2026년 새해, 53번째 개인전을 통해 또 한 번의 파격을 선언했다.

1월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 3층 C홀,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 D22 부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이다.

이곳은 우리가 알던 정적인 정원이 아니다. 거울 타일이 빚어낸 거대한 매트릭스 구조물 속에서 관람객은 스스로 ‘꽃’이 되고, 그 움직임은 인공지능(AI)의 눈을 통해 데이터로 기록된다. 예술이 감상의 영역을 넘어 과학적 실증의 대상으로 진화하는 현장이다.

40년간 조형예술을 연구해 온 심영철 설치미술 작가(수원대 명예교수)는 조각,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왔다. 그의 오랜 ‘Garden Series’는 자연, 기술, 신앙, 인간의 내면을 연결하는 예술적 세계관을 구축해 왔고, 이번 전시는 그 연구의 정점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특히 〈DANCING GARDEN〉은 ‘정원’이라는 조형 언어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 삶과 죽음, 빛과 어둠의 경계를 시각적·공간적으로 체험하도록 돕는다.

심영철 작가가 거울 타일 구조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심영철] 
심영철 작가가 거울 타일 구조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심영철] 

◆‘매트릭스 가든’, 무한 증식하는 자아

53회 개인전〈DANCING GARDEN〉의 압권은 전시장 중앙을 장악한 거울 타일 구조물이다. 거울 타일로 구성된 구조물 내부에 빛과 반사, 무한 반복의 공간을 형성하는 몰입형 설치작품이다.

심영철 작가는 이 공간을 두고 “우주이자 심해이며, 동시에 어머니의 자궁”이라고 정의했다.

관람객이 구조물 내부로 발을 들이는 순간, 시각적 경계는 허물어진다. 작품 안으로 들어가면, 더 이상 ‘작품을 본다’는 감각에 머무르지 않는다. 거울 타일로 구축된 입체 구조물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서는 순간, 빛과 반사, 무한 반복되는 자기 이미지 속에서 관람객은 어느새 ‘작품의 일부’가 된다. 거울 속에 비친 수천 개의 ‘나’와 마주하며 관람객은 외부의 관찰자가 아닌 작품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로 편입된다. 

단순한 시각적 유희가 아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철학적 장치다. 이 공간에서 관람객은 더 이상 외부의 관람자가 아니라, 작품을 완성하는 ‘존재 그 자체’가 된다.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통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설치작품 앞에서 선 심영철 작가
설치작품 앞에서 선 심영철 작가

◆"내 예술 인생의 변곡점"

1983년 등단 이후 석주미술상, 토탈미술상 등을 휩쓸며 한국 설치미술의 지평을 넓혀온 심영철 작가는 이번 전시를 “내 예술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과거의 ‘가든’은 테크닉+ artificial+네이처 자연물을 결합한 가든이었다"며 "미래의 가든은 일렉트로닉 가든 또는 환경을 위한 모뉴멘탈 가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트릭스가든은 개인 내면적인 시크릿 가든 우주적 존재를 표현한다"며 "2026년의 ‘댄싱 가든’은 AI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며 감각을 확장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름다움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자기 존재를 재확인하고 그 과정이 학술적 가치로 남겨지길 바란다”며 예술가의 사회적, 학술적 책무를 언급했다.

설치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심영철 작가
설치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심영철 작가

◆예술, AI 입고 ‘과학’ 되다

〈Dancing Garden〉이 기존의 설치 미술과 궤를 달리하는 지점은 바로 ‘예술과 과학의 융합’이다. 이번 전시가 주목받는 이유도 예술적 조형성과 더불어 학술적 실증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 있다.

이번 시도는 “설치미술이 인간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추상적인 질문을 정량적 데이터로 증명하려는 것이다. 전시장에는 AI 비전 카메라와 관람객 분석 시스템이 은밀하게 작동한다. 관람객이 작품에 몰입할 때 나타나는 미세한 표정 변화, 시선 처리, 체류 시간, 동선 등이 익명의 데이터로 변환되어 수집된다.

심영철 작가는 이번 전시를 단순한 작품 발표가 아닌, 박사학위(aSSIST AI 융합공학)  논문을 위한 실증 연구의 장으로 삼았다. 심 작가는 4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설문 조사와 함께 3,000건 이상의 행동·체류·시선·동선 데이터를 모아 예술 경험의 실체를 규명하고자 한다. 단순한 관람 기록을 넘어 관람객의 몰입도, 정서 반응, 공간 인지 구조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실증 연구 자료로 활용된다. 설치미술이 관람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감정적·인지적 몰입을 유발하는지를 통계적·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를 병행한다. 이는 미술이 감성의 영역에 머무르던 기존의 한계를 넘어, 예술 경험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는 새로운 예술-과학 융합 모델을 최초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프로제트는 공학계에서도 주목하는 융복합 연구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연구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감사 쿠폰도 제공된다. 익명성도 철저히 보장된다.

설치작품 앞에 선 심영철 작가 [사진=심영철 작가]
설치작품 앞에 선 심영철 작가 [사진=심영철 작가]

◆K-아트의 새로운 담론, 세계로

이번 코엑스 전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심영철 작가는 이번 실증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술 치유 효과와 공간 몰입도에 관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나아가 이 융합 모델의 모델을 뉴욕, 도쿄, 사라예보 등해외 유수의 미술관으로 옮길 계획이다.

한국적 정서의 ‘꽃비’와 최첨단 ‘AI 기술’이 결합된 그의 정원은 전 세계 관객들에게 예술이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작품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가 아니라, 관람객이 자기 자신을 만나도록 설계한 공간”이라며 “이 정원은 조형물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드러내는 하나의 살아있는 구조”라고 말한다. 그의 작업은 조형적 아름다움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내면의 고백과 신앙, 실존적 질문을 공간 안에 스며들게 한다.

그는 “예술이 감각의 경험을 넘어, 인간을 이해하는 데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를 열고 싶다”며 설치미술과 인공지능, 인간 존재 연구를 결합한 차세대 예술 연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밝혔다.

〈DANCING GARDEN〉은 단순한 개인전을 넘어, 예술이 인간 존재를 어떻게 드러내고,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장이자, 미래 예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전시로 기록될 것이다.

전시는 1월 14일 오후 4시 오프닝을 시작으로 1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정보]

전시명: 제53회 심영철 개인전 〈Dancing Garden - Flower Rain〉

기간: 2026. 1. 14(수) ~ 1. 18(일) (관람시간 11:00~19:30)

장소: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Hall C, 부스 D22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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