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겨울비가 내리는 날 바람이 한국대나무박물관 갤러리 안으로 부드럽게 스며든 13일, 장산화실 회원전 ‘미지의 세계로 가는 동행’이 잔잔한 울림 속에 막을 올렸다. 이날 전시에는 담양군(군수 정철원)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 관계자, 지인과 가족, 직장 동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작가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이번 회원전은 장산화실 회원인 이계현·나은·김성아 작가가 함께한 자리로, 자연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과 삶의 결이 고스란히 화폭에 담겼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밝은 빛이 머무는 자리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작은 들꽃과 풀잎들이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한 송이 꽃잎, 한 포기 풀에까지 스며든 작가들의 시선은 고요하지만 단단했다. 대지의 한 모퉁이에서 여럿이 함께 나아가는 생명의 기운, 은밀하지만 강인한 자연의 확장성이 그림 속에서 경이롭게 펼쳐졌다.
작가들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스쳐 지나가던 풀 한 포기였지만, 이제는 땅속 깊은 뿌리까지 들여다보며 대화를 나누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공간에서 웃음꽃을 피우며 삶을 나누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하나둘 물들어 화폭을 채워온 시간이 어느덧 4년. 한 해 두 해 나이 들어가는 아쉬움보다, 켜켜이 쌓인 지혜와 경험이 더 값진 기록으로 남았다는 고백이 전시 전반을 관통했다.
이번 전시는 특히 30년이 넘는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인생의 장을 여는 나은 작가를 위한 첫 회원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작가들은 “우리의 길을 인도해 준 정난주 작가와 오랜 시간 함께해 준 동료 작가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가능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작은 희망을 품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다짐이 전시장 곳곳에 스며 있었다. 장산화실은 “언제나 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머무는 공간”이라는 말처럼, 배움과 동행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작가들의 목소리도 진솔했다. 이계현 작가는 “학창시절 미술 시간의 설렘을 기억하며 60대에 다시 붓을 들었다”며 “좋은 작가들과 하나하나 배우며 색과 선의 즐거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마다 과거의 설렘과 지금의 즐거움이 함께 물든다”고 말했다.

![13일 전시된 나은 작가의 꿈을 향해 날다 작품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차윤기 기자]](/_next/image?url=https%3A%2F%2Fimg.kmisul.com%2Flegacy%2F202512%2F10171_20493_1765667978.jpg&w=3840&q=75)